관자 24 문(問)

관자(管子) · 제 관중 전 · 번역·감수 허유

나라를 다스리는 임금이 마땅히 조사하고 물어야 할 항목들을 열거한 편이다. 죽은 이의 유족, 병든 자, 홀아비와 과부, 토지와 부역, 군비와 양식 등 백성과 나라의 실정을 낱낱이 파악하는 일이 패왕의 술임을 밝히고, 끝에 《제지군(制地君)》의 말을 인용하여 나라 다스림의 도가 땅의 덕(地德)을 으뜸으로 함을 말한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行此道也,國有常經,人知終始,此霸王之術也。

(이 도를 행하면 나라에 떳떳한 법도가 있고 사람이 시종을 알게 되니, 이것이 패왕의 술이다.)

理國之道,地德爲首。

(나라 다스리는 도는 땅의 덕을 으뜸으로 삼는다.)

번역

무릇 조정을 세움에 물음에는 근본 강령이 있다. 작위를 덕 있는 자에게 주면 대신이 의를 일으키고, 녹을 공 있는 자에게 주면 선비가 죽음의 절개를 가벼이 여긴다. 위에서 사람들이 받드는 바로 선비를 거느리면 상하가 화합하고, 일을 능력에 따라 주면 사람들이 공을 숭상하며, 형벌을 살펴 죄에 마땅하게 하면 사람들이 쉽게 송사하지 않고, 사직과 종묘를 어지럽히지 않으면 사람들이 받드는 바가 있으며, 노인을 버리거나 친속을 잊지 않으면 대신이 원망하지 않고, 사람의 급함을 아는 자를 천거하면 무리가 어지럽지 않다. 이 도를 행하면 나라에 떳떳한 법도가 있고 사람이 시종(始終)을 알게 되니, 이것이 패왕의 술이다. 그런 뒤에 일을 묻는다. 일은 큰 공을 앞세우고 정사는 작은 데서 시작한다.

죽은 일을 한 자의 고아 가운데 아직 토지와 집이 없는 자가 있는가를 묻는다. 젊고 건장하되 아직 갑병을 감당하지 못하는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죽은 일을 한 자의 과부에게 그 양식이 어떠한가를 묻는다. 나라에 공이 큰 자는 어느 관(官)의 관리인가를 묻는다. 주(州)의 대부는 어느 이(里)의 선비인가, 이제 관리도 무엇으로 그를 밝히는가를 묻는다. 형벌의 논의에 떳떳함이 있어 행함을 고칠 수 없는데, 이제 그 일이 오래 머무는 것은 어떠한가를 묻는다. 다섯 관(五官)에 법도와 제도가 있고 관도(官都)에 떳떳한 결단이 있는데, 이제 일이 지체됨은 무엇을 기다리는가를 묻는다. 홀아비·과부·고아·외로운 이·병든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나라가 버린 사람은 어느 족속의 자제인가를 묻는다. 향(鄉)의 양가(良家)가 기르는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읍(邑)의 가난한 사람으로 빚져서 먹는 자가 몇 집인가를 묻는다. 동산과 채마밭을 다스려 먹는 자가 몇 집이며, 사람으로 밭을 열어 가는 자가 몇 집이고, 선비로 몸소 밭가는 자가 몇 집인가를 묻는다. 향의 가난한 사람은 어느 족속의 갈래인가를 묻는다. 종자(宗子)로 형제를 거느리는 자 가운데 가난하여 형제를 따르는 자가 몇 집인가를 묻는다. 여자(餘子)로 벼슬하여 토지와 읍을 가진 자가 이제 들어온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자제로 효(孝)로 향리에 알려진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여자로 부모가 살아 있는데 봉양하지 않고 떠나 떨어진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선비로 토지를 가지고도 부리지 않는 자가 몇 사람이며 관리는 무슨 일을 싫어하는가, 선비로 토지를 가지고도 갈지 않는 자가 몇 사람이며 몸소 무슨 일을 하는가를 묻는다. 임금과 신하가 지위가 있되 아직 토지가 없는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외부 사람으로 와서 따르되 아직 토지와 집이 없는 자가 몇 집인가를 묻는다. 나라 자제로 밖에 노니는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가난한 선비로 대부에게 빚진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관리가 천하여 글을 행하고 몸소 선비 노릇 하며 가신으로 스스로를 대신하는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관리를 잇는 관리로 토지와 봉록이 없이 헛되이 일을 다스리는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여러 신하로 지위에 있어 관(官)을 섬기는 대부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외부 사람으로 와서 노닐며 대부의 집에 있는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향의 자제로 밭에 힘써 남의 본보기가 되는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나라 자제로 윗일이 없고 의식(衣食)을 절제하지 않으며 자제를 거느려 밭갈지 않고 사냥만 하는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남녀가 가지런하지 못하여 향의 자제를 어지럽히는 자가 있는가를 묻는다. 사람으로 곡식과 쌀을 꾸어주되 따로 문서가 있는 자가 몇 집인가를 묻는다. 나라에 숨은 이로움으로 사람의 급함에 응할 만한 것이 몇 군데인가를 묻는다.

사람이 향리에서 해치는 것이 무슨 물건인가를 묻는다. 선비로 토지와 집을 가지고 몸소 진열(陳列)에 있는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여자로 갑병을 감당하여 항오(行伍)에 있는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남녀로 솜씨가 있어 능히 쓰임을 갖추는 자가 몇 사람이며, 처녀로 공사(工事)를 잡은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나라에 군더더기로 입을 열어 먹는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한 백성이 몇 해의 양식을 가졌는가를 묻는다. 병거(兵車)의 셈이 몇 대이며, 집의 말을 끌고 집의 수레를 멍에한 것이 몇 대인가를 묻는다. 처사(處士)로 행실을 닦아 족히 사람을 가르치고 무리를 거느려 백성에게 임할 만한 자가 몇 사람이며, 선비로 급난(急難)에 부릴 만한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공장으로 솜씨가 나가서는 족히 군대를 이롭게 하고 머물러서는 성곽을 닦고 수비를 보완할 만한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성의 곡식과 군량이 몇 해를 행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관리로 급난에 부릴 만한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대부의 흩어진 기구로 갑병·병거·정기(旌旗)·북과 징·휘장과 장수의 수레에 실린 것이 몇 대인가를 묻는다. 간직한 기구로 활과 쇠뇌의 펴짐, 옷과 칼집과 칼, 활시위의 만듦, 창과 극(戟)의 단단함이 그 날카로움이 어떠한가를 묻는다. 마땅히 닦아야 하는데 닦지 않은 것은 어찌하여 보는가. 만들고 닦는 관에 그릇을 내고 갖추는 도구로 마땅히 일으켜야 하는데 일으키지 않은 것은 무엇을 기다리는가. 향사(鄉師)의 수레와 짐수레를 만들고 닦는 도구는 그 손질이 어떠한가. 공윤(工尹)이 재목을 베는 것은 세 철에 하지 말 것이니, 여러 재목이 이에 갖추어져 그릇을 만들기를 겨울에 정하면 좋고 잘 갖추어진 쓰임이 반드시 족하다. 사람에게 남는 군대와 거짓 진열의 행함이 있으면 나라의 떳떳함을 삼간다. 때로 살펴 거느린 말과 소의 살찌고 여윔을 헤아리고, 그 늙어 죽은 것을 모두 들어 적는다. 그 산림과 늪과 못에 나아가 풀을 먹는 것이 몇이며, 나고 들며 죽고 사는 모임이 몇인가. 무릇 성곽의 두껍고 얇음, 도랑과 골짜기의 얕고 깊음, 문과 마을의 높고 낮음으로 마땅히 닦아야 하는데 닦지 않은 것은 위에서 반드시 살핀다. 수비의 오(伍)에 기물이 그 갖춤을 잃지 않게 하고, 장맛비에 각기 보관할 곳이 있게 한다. 병관(兵官)의 관리와 나라의 호걸 선비로 급난에 족히 앞뒤가 될 만한 자가 몇 사람인가를 묻는다. 무릇 병사(兵事)는 위태로운 것이니, 때 아니게 이기고 의롭지 않게 얻는 것은 복이 아니며, 꾀를 잃어 패함은 나라의 위태로움이다. 삼가 도모해야 비로소 나라를 보전한다. 사람을 가르치고 가리는 바가 무슨 일인가를 묻는다. 관도(官都)를 잡은 자가 그 지위와 일이 몇 해인가를 묻는다. 개간한 거친 땅으로 집과 읍에 이로운 것이 얼마인가를 묻는다. 봉하고 표하여 사람의 살아갈 이익을 더한 것이 무슨 물건인가를 묻는다. 쌓은 성곽, 닦은 담과 빗장, 통하는 길과 좁은 관문을 끊고, 깊은 도랑을 막아 사람의 땅 지킴을 더한 것이 어디인가를 묻는다. 잡은 도적과 사람의 해를 없앤 것이 얼마인가를 묻는다.

《제지군(制地君)》에 이르기를, 나라 다스리는 도는 땅의 덕(地德)을 으뜸으로 삼는다. 임금과 신하의 예와 아비와 자식의 친함이 만인을 덮어 기르고, 관부의 곳간과 강한 군대가 나라를 보전하며, 성곽의 험함이 밖으로 사방 끝에 응한다. 두루 땅에서 취하니, 저자란 천지의 재물이 갖추어진 곳이요 만인이 화합하여 이로운 바이니, 바로 이것이 도이다. 백성이 거칠어도 가혹하지 않게 하여 사람이 땅의 직분을 다하게 한다. 한결같이 그 나라를 보전하되 각기 다른 지위를 주관하게 하고, 참소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두루 덕을 어지럽히지 못하게 하며, 아홉 군대의 친함을 경영한다. 관문이란 제후의 모퉁이 길이요 밖의 재물의 문호이며 만인의 길이 행해지는 곳이다. 도를 밝혀 거듭 고하니, 관문에서 세를 거두면 저자에서 세를 거두지 말고 저자에서 세를 거두면 관문에서 세를 거두지 말며, 빈 수레는 뒤지지 말고 빈손으로 짐 진 자는 들이지 않아 먼 사람을 오게 하니, 열여섯 길이 같다. 몸 밖의 일을 삼가면 그 이름을 듣고 그 이름을 보며, 그 빛을 보고 그 일을 바로잡으며, 그 덕을 살펴 그 밖을 보면 권세 있는 사람에게 핍박당함이 없어, 그 덕을 거짓 꾸밈으로 곤하게 하지 못하니, 나라가 미혹되지 않음은 행함의 직분이다. 변방 관리에게 묻기를, 작은 이익이 미덥지 못함을 해치고 작은 노여움이 의를 상하게 하며 변방의 미더움이 덕을 상하게 하니, 화합을 두텁게 하여 사방 나라를 얽고 덕을 순히 꾸며 사방 끝을 향하게 하라. 법을 지키는 관에게 명하여 이르기를, 법도를 행함에 반드시 밝게 하여 떳떳한 도를 잃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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