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자 28 삼환(參患)

관자(管子) · 제 관중 전 · 번역·감수 허유

임금이 사나우면 정벌당하고 나약하면 시해당한다는 데서 시작하여, 군대(兵)는 밖으로 포악을 베고 안으로 사악을 금하는 나라의 큰 근간이므로 폐할 수 없음을 논한 군사 편이다. 용병의 계책은 먼저 정해야 하며, 무기·군사·장수·임금을 차례로 논해야 함을 밝힌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兵者,尊主安國之經也,不可廢也。

(군대란 임금을 높이고 나라를 편안케 하는 큰 근간이니 폐할 수 없다.)

是以聖人小征而大匡,不失天時,不空地利。

(이 때문에 성인은 작게 정벌하여 크게 바로잡되, 천시를 잃지 않고 지리를 비우지 않는다.)

번역

무릇 임금이란 사나우면 정벌당하고 나약하면 시해당한다. 사나움이란 무엇인가? 사람을 가벼이 죽임을 사나움이라 한다. 나약함이란 무엇인가? 사람을 무겁게 죽임을 나약함이라 한다. 이는 모두 저마다 잃음이 있다. 무릇 가벼이 죽이는 자는 무고한 자를 죽이고, 무겁게 죽이는 자는 죄 있는 자를 놓친다. 그러므로 위에서 무고한 자를 죽이면 도가 바른 자가 편안하지 못하고, 위에서 죄 있는 자를 놓치면 사악을 행하는 자가 변하지 않는다. 도가 바른 자가 편안하지 못하면 재능 있는 사람이 떠나 도망하고, 사악을 행하는 자가 변하지 않으면 여러 신하가 붕당을 짓는다. 재능 있는 사람이 떠나 도망하면 마땅히 밖의 어려움이 있고, 여러 신하가 붕당을 지으면 마땅히 안의 어지러움이 있다. 그러므로 사나우면 정벌당하고 나약하면 시해당한다고 한다.

임금이 낮아지고 높아지며 나라가 편안해지고 위태로워지는 까닭으로는 군대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 그러므로 포악한 나라를 베려면 반드시 군대로써 하고, 사악한 백성을 금하려면 반드시 형벌로써 한다. 그러한즉 군대란 밖으로 포악을 베고 안으로 사악을 금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군대란 임금을 높이고 나라를 편안케 하는 큰 근간이니 폐할 수 없다. 무릇 세상의 임금은 그렇지 않으니, 밖으로 군대로써 하지 않으면서 포악을 베고자 하면 땅이 반드시 이지러지고, 안으로 형벌로써 하지 않으면서 사악을 금하고자 하면 나라가 반드시 어지러워진다. 그러므로 무릇 용병의 계책은, 세 번 놀라게 함이 한 번 이름에 해당하고, 세 번 이름이 한 군에 해당하며, 세 군이 한 번 싸움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한 기약의 군대에 십 년의 쌓은 것이 다하고, 한 번 싸움의 비용에 여러 대의 공이 다한다. 이제 칼을 맞대고 군대를 마주한 뒤에 이롭게 하면 싸워 스스로 이기는 것이요, 성을 치고 읍을 에워싸 주인이 자식을 바꾸어 먹고 뼈를 쪼개어 불을 때면 쳐서 스스로 함락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성인은 작게 정벌하여 크게 바로잡되, 천시(天時)를 잃지 않고 지리(地利)를 비우지 않으며, 날을 써서 도모를 이으니 그 셈이 계책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계책이 반드시 먼저 정해진 뒤에 군대가 경계를 나간다. 계책이 정해지지 않고 군대가 경계를 나가면 싸워 스스로 패하고 쳐서 스스로 무너지는 것이다.

무리를 얻되 그 마음을 얻지 못하면 홀로 가는 자와 실로 같다. 군대가 온전하고 날카롭지 못하면 잡은 것이 없는 자와 실로 같고, 갑옷이 견고하고 빽빽하지 못하면 맨몸인 자와 실로 같으며, 쇠뇌가 멀리 미치지 못하면 짧은 무기와 실로 같고, 쏘아도 맞히지 못하면 화살 없는 자와 실로 같으며, 맞혀도 박히지 못하면 화살촉 없는 자와 실로 같고, 장수가 보병뿐이면 맨몸인 자와 실로 같으며, 짧은 무기로 먼 화살을 기다리면 앉아서 죽음을 기다리는 자와 실로 같다. 그러므로 무릇 군대에는 큰 논함이 있으니, 반드시 먼저 그 기물을 논하고 그 군사를 논하며 그 장수를 논하고 그 임금을 논한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기물이 거칠고 나빠 날카롭지 못한 것은 그 군사를 남에게 주는 것이요, 군사를 쓸 수 없는 것은 그 장수를 남에게 주는 것이며, 장수가 군대를 알지 못하는 것은 그 임금을 남에게 주는 것이요, 임금이 군대에 힘쓰기를 쌓지 않는 것은 그 나라를 남에게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 기물이 이루어지고 가는 자가 갖추어지면 천하에 싸울 마음이 없고, 두 기물이 이루어지고 놀라게 하는 자가 갖추어지면 천하에 성을 지킴이 없으며, 세 기물이 이루어지고 노니는 자가 갖추어지면 천하에 무리를 모음이 없다. 이른바 싸울 마음이 없다는 것은 싸우면 반드시 이기지 못함을 알기 때문이요, 이른바 성을 지킴이 없다는 것은 성이 반드시 함락됨을 알기 때문이며, 이른바 무리를 모음이 없다는 것은 무리가 반드시 흩어짐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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