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자 37 심술하(心術下)
형(形)을 바로 하고 마음을 다스려 정기(精氣)를 지키는 수양을 논한 도가 심술 편이다. 뜻을 오로지하고 마음을 하나로 하여(專意一心) 하나를 잡는 군자(執一之君子)가 되며, 마음이 다스려지면 나라가 다스려진다는 심국일체(心國一體)의 논리를 편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心安,是國安也。心治,是國治也。治也者,心也。
(마음이 편안함은 나라가 편안함이요, 마음이 다스려짐은 나라가 다스려짐이다. 다스려짐이란 마음이다.)
一氣能變曰精,一事能變曰智。
(한 기운이 능히 변함을 정이라 하고, 한 일이 능히 변함을 지라 한다.)
善氣迎人,親如弟兄;惡氣迎人,害於戈兵。
(선한 기운으로 사람을 맞이하면 형제처럼 친하고, 악한 기운으로 사람을 맞이하면 창과 무기보다 해롭다.)
번역
형(形)이 바르지 못한 자는 덕이 오지 않고, 가운데가 정밀하지 못한 자는 마음이 다스려지지 않는다. 형을 바로 하고 덕을 꾸미면 만물이 다 얻어진다. 활짝 스스로 와서 신(神)도 그 끝을 알지 못한다. 천하를 밝게 알고 사방 끝에 통한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사물로 관(官)을 어지럽히지 말고 관으로 마음을 어지럽히지 말라 하니, 이를 안의 덕(內德)이라 한다. 그러므로 뜻과 기운이 정해진 뒤에 바름으로 돌아온다. 기운(氣)이란 몸의 채움이요, 행함(行)이란 바름의 의이다. 채움이 아름답지 못하면 마음이 얻지 못하고, 행함이 바르지 못하면 백성이 복종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성인은 하늘처럼 사사로이 덮음이 없고 땅처럼 사사로이 실음이 없다. 사사로움이란 천하를 어지럽히는 것이다. 무릇 사물이 이름을 싣고 오면 성인은 인하여 헤아리니 천하가 다스려진다. 실질이 상하지 않고 천하에 어지럽지 않으니 천하가 다스려진다.
뜻을 오로지하고 마음을 하나로 하면 귀와 눈이 단정하여 멂을 아는 증거가 된다. 능히 오로지할 수 있는가? 능히 하나로 할 수 있는가? 능히 점치지 않고도 길흉을 알 수 있는가? 능히 그칠 수 있는가? 능히 그만둘 수 있는가? 능히 남에게 묻지 않고도 스스로 자기에게서 얻을 수 있는가? 그러므로 말하기를, 생각하고 생각하여도 얻지 못하면 귀신이 가르친다 하나, 귀신의 힘이 아니라 그 정기(精氣)의 지극함이다. 한 기운이 능히 변함을 정(精)이라 하고, 한 일이 능히 변함을 지(智)라 한다. 가려 뽑음은 일을 등급 매기는 까닭이요, 변함을 지극히 함은 사물에 응하는 까닭이다. 가려 뽑되 어지럽지 않고 변함을 지극히 하되 번잡하지 않음이 하나를 잡는 군자(執一之君子)이다. 하나를 잡아 잃지 않으면 만물에 임금 노릇 할 수 있어, 해와 달과 더불어 빛을 같이하고 천지와 더불어 이치를 같이한다. 성인은 사물을 마름질하되 사물에 부려지지 않는다.
마음이 편안함은 나라가 편안함이요, 마음이 다스려짐은 나라가 다스려짐이다. 다스려짐이란 마음이요, 편안함이란 마음이다. 마음을 가운데서 다스리고, 다스리는 말이 입에서 나오며, 다스리는 일이 백성에게 더해진다. 그러므로 공이 지어지고 백성이 따르면 백성이 다스려진다. 잡는 까닭은 형벌이 아니요, 위태롭게 하는 까닭은 노여움이 아니다. 백성이 잡히고 다스려짐은 그 근본의 지극함을 도(道)로 함이다. 지극함은 없음(無)에 이르지 않으면, 사람한 바가 아니어서 어지럽다. 무릇 유사(有司)로 제도를 잡는 자의 이로움에 있는 것은 도가 아니다. 성인의 도는 있는 듯 없는 듯하니, 끌어다 쓰면 세상이 다하도록 없어지지 않고, 때와 더불어 변하되 변화하지 않으며, 사물에 응하되 옮기지 않고, 날로 쓰되 변화하지 않는다.
사람이 능히 바르고 고요한 자는 힘줄이 질기고 뼈가 강하다. 능히 큰 둥긂(大圓, 하늘)을 이는 자는 큰 모남(大方, 땅)을 체득하고, 큰 맑음(大淸)을 거울 삼는 자는 큰 밝음(大明)을 본다. 바르고 고요함을 잃지 않으면 날로 그 덕을 새롭게 하여, 천하를 밝게 알고 사방 끝에 통한다. 쇠 같은 마음(金心)이 가운데 있으면 숨길 수 없어 밖으로 모습에 나타나고 낯빛에서 알 수 있다. 선한 기운으로 사람을 맞이하면 형제처럼 친하고, 악한 기운으로 사람을 맞이하면 창과 무기보다 해롭다. 말하지 않는 말이 우레와 북보다 크게 들린다. 쇠 같은 마음의 형(形)은 해와 달보다 밝고 부모보다 살핀다. 옛날 밝은 왕이 천하를 사랑하였으므로 천하가 붙을 수 있었고, 포악한 왕이 천하를 미워하였으므로 천하가 떠날 수 있었다. 그러므로 재화는 사랑이 되기에 부족하고 형벌은 미움이 되기에 부족하다. 재화는 사랑의 끝이요, 형벌은 미움의 끝이다.
무릇 백성의 삶은 반드시 바름으로 하니, 그것을 잃는 까닭은 반드시 기쁨·즐거움·슬픔·노여움 때문이다. 노여움을 절제함은 즐거움만 한 것이 없고, 즐거움을 절제함은 예만 한 것이 없으며, 예를 지킴은 공경만 한 것이 없다. 밖으로 공경하고 안으로 고요한 자는 반드시 그 본성으로 돌아간다. 어찌 이로운 일이 없겠는가마는 나는 이로운 마음이 없고, 어찌 편안한 곳이 없겠는가마는 나는 편안한 마음이 없다. 마음 가운데 또 마음이 있어 뜻(意)이 말에 앞선다. 뜻한 뒤에 형(刑)이 되고, 형이 된 뒤에 생각하며, 생각한 뒤에 안다. 무릇 마음의 형(刑)은 앎이 선왕에 앞서므로 안으로 모아 근원으로 삼는다. 샘이 마르지 않으면 안팎이 마침내 통하고, 샘이 마르지 않으면 사지가 견고하다. 능히 그것을 쓰게 하면 사방 굳음을 입는다. 그러므로 성인은 한 마디로 그것을 풀어, 위로 하늘을 살피고 아래로 땅을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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