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자 40 사시(四時)
천도와 사시, 음양·형덕의 관계를 논한다. 동(봄·별·바람·목), 남(여름·해·양·화), 중앙(토), 서(가을·辰·음·금), 북(겨울·달·한·수)으로 사방과 사시·오행·천간을 배속하고, 각 계절마다 갑을·병정·경신·임계의 날에 시행하는 다섯 정사(五政)를 제시한다.
번역
관자가 말하였다. 정령에는 때가 있으니, 때를 모르면 반드시 하늘이 보내오는 바를 살펴 따라야 한다. 다섯 가지가 아득하고 여섯 가지가 어두우니 누가 그것을 알겠는가? 오직 성인만이 사시(四時)를 안다. 사시를 모르는 것은 곧 나라를 잃는 근본이요, 오곡의 까닭을 모르면 국가가 무너진다. 그러므로 하늘은 신명(信明)이라 하고, 땅은 신성(信聖)이라 하며, 사시는 정(正)이라 한다. 그 왕이 신명하고 신성하면 그 신하가 곧 바르게 된다. 무엇으로 그 왕의 신명하고 신성함을 아는가? 이르되, 능한 자를 신중히 부리고 잘 듣고 믿는 것이다. 능한 자를 부리는 것을 명(明)이라 하고, 듣고 믿는 것을 성(聖)이라 한다. 신명하고 신성한 자는 모두 하늘의 상을 받고, 능하지 못한 자를 부려 어둡게 하며, 어두워 잊는 자는 모두 하늘의 화를 받는다. 그러므로 위에서 이루어진 일을 보고 공을 귀히 여기면 백성의 일이 이어져 수고로워도 도모하지 않고, 위에서 공을 보고도 천히 여기면 아랫사람은 곧고 윗사람은 교만해진다. 그러므로 음양은 천지의 큰 이치요, 사시는 음양의 큰 길이며, 형덕(刑德)은 사시의 합이다. 형덕이 때에 합하면 복이 생기고, 어긋나면 화가 생긴다.
그렇다면 봄·여름·가을·겨울에 장차 무엇을 행할 것인가? 동방은 별(星)이라 하니, 그 때는 봄이요 그 기운은 바람이다. 바람은 목(木)과 뼈를 낳으며, 그 덕은 가득 참을 기뻐하고 절기를 따라 피어 나온다. 그 일은 호령을 내리고, 신위(神位)를 닦아 깨끗이 하며, 삼가 기도하여 막힌 것을 물리치는 것이다. 양(陽)을 받드는 것을 으뜸으로 하고, 제방을 다스리며, 밭 갈고 김매고 나무 심으며, 나루와 다리를 바로 하고, 도랑을 닦으며, 지붕을 이고 물길을 트며, 원한을 풀고 죄를 사면하며, 사방을 통하게 한다. 그러면 부드러운 바람과 단비가 이르러 백성이 장수하고 온갖 벌레가 번성하니, 이를 성덕(星德)이라 한다. 별은 바람을 일으키는 것을 맡는다. 그러므로 봄에 겨울의 정사를 행하면 시들고, 가을의 정사를 행하면 서리가 내리며, 여름의 정사를 행하면 가뭄이 든다. 그러므로 봄 석 달에는 갑을(甲乙)의 날로써 다섯 정사를 편다. 첫째 정사는 어린이와 고아를 논하고 죄 있는 자를 풀어주는 것이다. 둘째 정사는 작위의 서열을 매기고 녹위를 주는 것이다. 셋째 정사는 얼음이 풀리면 도랑을 닦고 도망한 사람을 돌아오게 하는 것이다. 넷째 정사는 험한 곳을 바로잡고 경계를 닦으며 밭두둑을 바로 하는 것이다. 다섯째 정사는 어린 사슴을 죽이지 말고 꽃을 꺾거나 어린 싹을 끊지 않는 것이다. 다섯 정사가 때에 맞으면 봄비가 곧 온다.
남방은 해(日)라 하니, 그 때는 여름이요 그 기운은 양(陽)이다. 양은 불과 기운을 낳으며, 그 덕은 베풀고 풀어주며 즐거움을 닦는 것이다. 그 일은 호령을 내리고, 상을 내리고 작위를 주며, 녹을 받아 고을을 순하게 하고, 삼가 신사(神祀)를 닦으며, 공을 헤아려 어진 이에게 상 주어 양기를 움직이는 것이다. 아홉 가지 더위가 이르고 때맞춘 비가 내리며 오곡과 온갖 과실이 익으니, 이를 일덕(日德)이라 한다.
중앙은 토(土)라 하니, 토의 덕은 실로 사시를 도우며, 바람과 비로써 드나든다. 토를 조절하여 힘을 더하니, 토는 가죽·살·피부를 낳으며, 그 덕은 화평하고 고르며 중정(中正)하여 사사로움이 없어 실로 사시를 돕는다. 봄에는 가득 길러내고, 여름에는 길러 자라게 하며, 가을에는 모아 거두고, 겨울에는 닫아 갈무리한다. 큰 추위가 극에 이르면 국가가 창성하고 사방이 복종하니, 이를 세덕(歲德)이라 한다. 해는 상을 맡으니 상은 더위가 되고, 세(歲)는 조화를 맡으니 조화는 비가 된다. 여름에 봄의 정사를 행하면 바람이 일고, 가을의 정사를 행하면 물난리가 나며, 겨울의 정사를 행하면 떨어진다. 그러므로 여름 석 달에는 병정(丙丁)의 날로써 다섯 정사를 편다. 첫째 정사는 공 있는 자를 구하여 노력하는 자를 일으켜 등용하는 것이다. 둘째 정사는 오래된 무덤을 열고 낡은 집을 헐며 묵은 움을 열어 빌려주는 것이다. 셋째 정사는 부채질을 금하고 삿갓을 벗게 하며, 갓을 벗기지 말고 급히 새는 밭과 집을 손보는 것이다. 넷째 정사는 덕 있는 자를 구하여 백성에게 베푼 자에게 상 주는 것이다. 다섯째 정사는 그물 쳐 짐승 잡는 것을 금하고 나는 새를 죽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다섯 정사가 때에 맞으면 여름비가 곧 이른다.
서방은 진(辰)이라 하니, 그 때는 가을이요 그 기운은 음(陰)이다. 음은 금(金)과 껍질을 낳으며, 그 덕은 근심하고 슬퍼하며 고요하고 바르며 엄숙하고 순하여, 머무름에 감히 음란하거나 안일하지 않는다. 그 일은 호령을 내리고, 백성으로 하여금 음란하고 사납지 않게 하며, 무리를 따라 거두어 모으게 하는 것이다. 백성의 재물을 헤아려 쌓아 모으고, 저 무리의 줄기를 상 주며, 저 여러 재목을 모으니 온갖 물건이 거두어진다. 백성을 게으르지 않게 하고, 미워하는 바를 살피며, 바라는 바를 반드시 얻고, 내가 미덥게 하면 이기니, 이를 진덕(辰德)이라 한다. 진(辰)은 거둠을 맡으니 거둠은 음이 된다. 가을에 봄의 정사를 행하면 꽃이 피고, 여름의 정사를 행하면 물난리가 나며, 겨울의 정사를 행하면 줄어든다. 그러므로 가을 석 달에는 경신(庚辛)의 날로써 다섯 정사를 편다. 첫째 정사는 노름을 금하고 자질구레한 변론을 막으며 다투어 따지는 것을 금하는 것이다. 둘째 정사는 다섯 가지 병기의 날을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 셋째 정사는 농사를 삼가 무리지어 거두어 모으기를 재촉하는 것이다. 넷째 정사는 모자란 곳을 메우고 갈라진 곳을 막는 것이다. 다섯째 정사는 담장을 손보고 문과 마을 어귀를 두르는 것이다. 다섯 정사가 때에 맞으면 오곡이 모두 들어온다.
북방은 달(月)이라 하니, 그 때는 겨울이요 그 기운은 추위(寒)다. 추위는 물과 피를 낳으며, 그 덕은 도탑고 두루 미치며 따스하게 노하고 두루 빈틈없다. 그 일은 호령을 내리고, 옮기는 것을 금하여 백성으로 하여금 고요히 멈추게 하니, 땅이 새지 않고, 형을 결단하여 벌을 이르게 하며, 죄 있는 자를 사면하지 않아 음기에 부합하게 하는 것이다. 큰 추위가 이르면 갑병(甲兵)이 강해지고 오곡이 익으며 국가가 창성하고 사방이 갖추어지니, 이를 월덕(月德)이라 한다. 달은 벌을 맡으니 벌은 추위가 된다. 겨울에 봄의 정사를 행하면 새고, 여름의 정사를 행하면 우레가 치며, 가을의 정사를 행하면 가뭄이 든다. 그러므로 봄에 시들고, 가을에 꽃이 피며, 겨울에 우레가 치고, 여름에 서리와 눈이 있는 것은 모두 기운의 해침이다. 형덕이 절기를 바꾸어 차례를 잃으면 해치는 기운이 빨리 이르고, 해치는 기운이 빨리 이르면 나라에 재앙이 많아진다. 그러므로 성왕은 때에 힘써 정사를 거기에 부치고, 가르침을 지어 무(武)를 거기에 부치며, 제사를 지어 덕을 거기에 부친다. 이 세 가지는 성왕이 천지의 운행에 합하는 까닭이다. 해는 양을 맡고 달은 음을 맡으며 별은 조화를 맡으니, 양은 덕이 되고 음은 형이 되며 조화는 일이 된다. 그러므로 일식이 일면 덕을 잃은 나라가 그것을 싫어하고, 월식이 일면 형을 잃은 나라가 그것을 싫어하며, 혜성이 나타나면 조화를 잃은 나라가 그것을 싫어하고, 바람이 해와 밝음을 다투면 생(生)을 잃은 나라가 그것을 싫어한다. 그러므로 성왕은 일식이 일면 덕을 닦고, 월식이 일면 형을 닦으며, 혜성이 나타나면 조화를 닦고, 바람이 해와 밝음을 다투면 생을 닦는다. 이 네 가지는 성왕이 천지의 벌을 면하는 까닭이다. 진실로 이를 행하면 오곡이 번성하고 육축이 늘며 갑병이 강해진다. 다스림이 쌓이면 창성하고 포학함이 쌓이면 망한다. 그러므로 겨울 석 달에는 임계(壬癸)의 날로써 다섯 정사를 편다. 첫째 정사는 외롭고 홀로 된 자를 논하고 늙은이를 구휼하는 것이다. 둘째 정사는 음을 잘 따르고 신사를 닦으며 작록을 주고 갖춘 자리를 주는 것이다. 셋째 정사는 회계를 살피고 산천에 갈무리한 것을 캐지 않는 것이다. 넷째 정사는 간사하게 숨은 자를 잡고 도적을 잡은 자에게 상 주는 것이다. 다섯째 정사는 옮겨 다니는 것을 금하고 떠도는 백성을 멈추게 하며 갈라져 나가는 것을 막는 것이다. 다섯 정사가 때에 맞으면 겨울 일이 어긋나지 않아, 구하는 바를 반드시 얻고 미워하는 바가 반드시 엎드린다.
도(道)는 천지를 낳고 덕은 어진 이를 낸다. 도는 덕을 낳고 덕은 정(正)을 낳으며 정은 일을 낳는다. 그러므로 성왕이 천하를 다스림에, 궁하면 돌이키고 끝나면 시작한다. 덕은 봄에 시작하여 여름에 자라고, 형은 가을에 시작하여 겨울에 흐른다. 형덕을 잃지 않으면 사시가 한결같고, 형덕이 제자리를 떠나면 때가 곧 거꾸로 간다. 일을 지어 이루지 못하면 반드시 큰 재앙이 있다. 달마다 세 정사가 있으니 왕의 일이 반드시 다스려진다. 길다 여기되, 맞지 않는 자는 죽고 이치를 잃는 자는 망한다. 나라에 사시가 있으니 굳게 왕의 일을 잡고, 네 가지를 지킴에 자리가 있으며, 세 정사가 그것을 잡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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