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자 41 오행(五行)

관자(管子) · 제 관중 전 · 번역·감수 허유

천도·지리·인도의 수(數)와 황제(黃帝)가 여섯 재상을 얻어 천지를 다스린 일을 논한 뒤, 갑자(甲子)·병자(丙子)·무자(戊子)·경자(庚子)·임자(壬子)를 각각 목·화·토·금·수의 운행으로 보고, 오행이 각기 72일씩 다스린다고 하여 오행의 시령(時令)을 천간에 배속한다.

번역

하나는 근본이요, 둘은 그릇이요, 셋은 채움이요, 다스림은 넷이요, 가르침은 다섯이요, 지킴은 여섯이요, 세움은 일곱이요, 앞은 여덟이요, 끝남은 아홉이니, 열이 된 뒤에야 다섯 관청을 여섯 부서에 갖추고 다섯 소리를 여섯 율(律)에 갖춘다. 여섯 달에 해가 이르니, 그러므로 사람에게 여섯 가지 많음이 있고, 여섯 가지 많음은 천지를 잇는 까닭이다. 천도는 아홉으로써 마름질하고, 지리는 여덟로써 마름질하며, 인도는 여섯으로써 마름질한다. 하늘을 아비로 삼고 땅을 어미로 삼아 만물을 열고 하나로 통괄한다. 아홉 마름질, 여섯 부서, 세 채움에 통하면 밝은 천자가 된다. 물을 다스려 위로 하늘의 한발을 대비하고, 오장을 돌이켜 친하지 않은 것을 살피며, 제사를 다스려 아래로 땅의 자리를 살피고, 재물로 신의 집에 바쳐 정기(精氣)에 합한다. 이미 합하면 떳떳함이 있고, 떳떳함이 있으면 법도가 있다. 그 소리를 살펴 합하여 열두 종(鍾)을 닦아 사람의 정을 가지런히 한다. 사람의 정을 이미 얻으면 만물에 극이 있고, 그런 뒤에 덕이 있다. 그러므로 양기(陽氣)에 통하는 것은 하늘을 섬기는 까닭이니, 해와 달을 날줄과 씨줄로 삼아 백성에게 쓴다. 음기(陰氣)에 통하는 것은 땅을 섬기는 까닭이니, 별과 역(曆)을 날줄과 씨줄로 삼아 그 떠남을 살핀다. 도에 통한 듯한 뒤에야 운행이 있으니, 그러면 신령한 시초가 신령하지 않아도 되고 신령한 거북을 늘여 점치지 않아도 되니, 황제(黃帝)가 두루 살핌이 다스림의 지극함이다.

옛날 황제는 치우(蚩尤)를 얻어 천도에 밝았고, 대상(大常)을 얻어 지리를 살폈으며, 사룡(奢龍)을 얻어 동방을 분별하였고, 축융(祝融)을 얻어 남방을 분별하였으며, 대봉(大封)을 얻어 서방을 분별하였고, 후토(后土)를 얻어 북방을 분별하였다. 황제가 여섯 재상을 얻으니 천지가 다스려지고 신명이 이르렀다. 치우는 천도에 밝았으므로 당시(當時)로 삼고, 대상은 지리를 살폈으므로 늠(廩)으로 삼았으며, 사룡은 동방을 분별하였으므로 토사(土師)로 삼고, 축융은 남방을 분별하였으므로 사도(司徒)로 삼았으며, 대봉은 서방을 분별하였으므로 사마(司馬)로 삼고, 후토는 북방을 분별하였으므로 이(李)로 삼았다. 그러므로 봄은 토사요, 여름은 사도요, 가을은 사마요, 겨울은 이다. 옛날 황제는 그 완급으로써 다섯 소리를 짓고 다섯 종(鍾)을 다스렸다. 그 다섯 종에 명하니, 첫째는 청종(青鍾)이라 하여 큰 소리요, 둘째는 적종(赤鍾)이라 하여 무거운 중심이요, 셋째는 황종(黃鍾)이라 하여 밝게 빛나며, 넷째는 경종(景鍾)이라 하여 그 밝음을 어둡게 하고, 다섯째는 흑종(黑鍾)이라 하여 그 떳떳함을 숨긴다. 다섯 소리가 이미 고르게 된 뒤에 오행(五行)을 세워 천시(天時)를 바로잡고, 다섯 관청으로 사람의 자리를 바로잡았다. 사람이 하늘과 고르게 된 뒤에야 천지의 아름다움이 생긴다.

해가 이르러 갑자(甲子)를 보면 목(木)의 운행이 다스린다. 천자가 영을 내려, 좌우의 사사(士師)에게 명하여 안으로 다스리게 하고, 작위를 두루 매겨 어질고 어질지 못한 사사(士吏)를 논하며, 사방 경계 안에 은밀히 상을 베풀고, 묵은 곡식을 밭의 수효대로 내며, 나라의 저울을 내어 산림을 따르고, 백성이 나무 베는 것을 금하니, 초목을 아끼는 까닭이다. 그러면 물이 풀리고 얼음이 녹으며 초목이 싹트고, 겨울잠 자는 벌레를 풀어 주며, 마름 싹이 봄에 피어 때를 거스르지 않게 하고, 싹이 뿌리를 충분히 내리며, 새끼 새를 괴롭히지 않고 어린 사슴을 죽이지 않으며, 빨리 자라기를 재촉하지 말고 어린 것을 상하지 않게 하니, 때맞으면 시들지 않는다. 72일이면 마친다.

병자(丙子)를 보면 화(火)의 운행이 다스린다. 천자가 영을 내려, 행인(行人)에게 명하여 안으로 다스리게 하고, 도랑을 파게 하며, 묵은 길을 트고, 갈무리한 것을 내어 임금이 상을 베푼다. 군자는 노닐어 달리기를 닦아 땅 기운을 일으키고, 가죽과 폐백을 내며, 행인에게 명하여 봄가을의 예를 천하 제후에게 닦게 하여 천하를 통하게 하니, 만나는 자가 함께 화합한다. 그러면 하늘에 모진 바람이 없고 초목이 떨쳐 일어나며 답답한 기운이 쉬고, 백성이 병들지 않아 영화롭게 번성한다. 72일이면 마친다.

무자(戊子)를 보면 토(土)의 운행이 다스린다. 천자가 영을 내려, 좌우의 사도(司徒)에게 명하여 안으로 다스리게 하고, 베지 않고 곧지 않게 하며, 농사를 공경하고, 은혜로운 말을 크게 떨치며, 죽일 형을 너그럽게 하고 죄인을 늦추어 준다. 나라에 내어 사도로 하여금 백성의 공력을 순하게 하여 오곡을 기르게 한다. 군자가 고요히 머물면 농부가 그 공력을 다한다. 그러면 하늘이 부드러워지고 초목이 길러 자라며 오곡이 번성하여 빼어나게 크고, 육축과 희생이 갖추어지며, 백성이 재물이 넉넉하고 나라가 부유하며 위아래가 친하고 제후가 화합한다. 72일이면 마친다.

경자(庚子)를 보면 금(金)의 운행이 다스린다. 천자가 영을 내려, 축종(祝宗)에게 명하여 짐승의 금함을 가리고 오곡 중 먼저 익은 것을 골라 조묘(祖廟)와 다섯 제사에 올린다. 귀신이 그 기운을 흠향하고 군자가 그 맛을 먹는다. 그러면 서늘한 바람이 이르고 흰 이슬이 내린다. 천자가 영을 내려, 좌우의 사마(司馬)에게 명하여 갑옷을 깁고 병기를 갈며, 열 사람을 합하여 오(伍)를 만들어 사방 경계 안을 닦고, 부드러이 백성에게 일이 있음을 알리니, 천지가 죽이고 거두는 것을 대비하는 까닭이다. 그러면 낮에는 볕이 쪼이고 저녁에는 이슬이 내리며 땅이 다투어 두르고, 오곡이 잇따라 익으며 초목이 무성하다. 실로 그해에 농사가 풍년 들고 해가 크게 무성하다. 72일이면 마친다.

임자(壬子)를 보면 수(水)의 운행이 다스린다. 천자가 영을 내려, 좌우의 사인(使人)에게 명하여 안으로 다스리게 한다. 그 기운이 충족하면 발하여 멈추고, 그 기운이 부족하면 도랑의 도적을 발하며, 자주 대나무 화살을 잘라 박달나무와 산뽕나무를 베고, 백성으로 하여금 나가 짐승을 사냥하게 하되 큰 것 작은 것 가리지 않고 죽이니, 천지가 닫아 갈무리하는 바를 귀히 여기는 까닭이다. 그러면 깃 가진 알이 깨지지 않고 털 가진 새끼가 떨어지지 않으며, 새끼 밴 짐승이 죽어 버려지지 않고 초목의 뿌리가 아름답다. 72일이면 마친다.

갑자(甲子)를 보아 목의 운행이 다스리는데, 천자가 부세를 거두지 않고 상을 내리지 않으면서 크게 베어 상하게 하면 임금이 위태롭다. 죽이지 않으면 태자가 위태롭고, 집안의 부인이 죽으며, 그렇지 않으면 맏아들이 죽는다. 72일이면 마친다. 병자(丙子)를 보아 화의 운행이 다스리는데, 천자가 공경히 급한 정사를 행하면 가뭄으로 모종이 죽고 백성이 병든다. 72일이면 마친다. 무자(戊子)를 보아 토의 운행이 다스리는데, 천자가 궁실을 닦고 누대를 쌓으면 임금이 위태롭고, 밖으로 성곽을 쌓으면 신하가 죽는다. 72일이면 마친다. 경자(庚子)를 보아 금의 운행이 다스리는데, 천자가 산을 치고 돌을 깨면 병란이 있고, 싸움을 벌여 패하면 사사(士)가 죽고 집정을 잃는다. 72일이면 마친다. 임자(壬子)를 보아 수의 운행이 다스리는데, 천자가 막힌 것을 터서 큰물을 움직이면 왕후와 부인이 죽는다. 그렇지 않으면 깃 가진 알이 깨지고 털 가진 새끼가 떨어지며, 새끼 밴 짐승이 죽어 버려지고 초목의 뿌리가 아름답지 못하다. 72일이면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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