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통보감 00 오행총론 (五行總論)
《궁통보감》 첫머리의 총론부다. 오행이 방위와 음양에서 생겨나는 이치, 오행의 성정(性情)·오상(五常)·형색·수(數), 그리고 절충하여 중도로 돌아감이 명리의 요체임을 밝힌다. 이어 십간분론의 강령과, 목(木)의 총설 — 활목·사목의 구분과 춘하추동 사계절 목의 희기 — 까지를 담았다.
번역
오행총론(五行總論)
오행(五行)이란 천지 사이에 근본을 두어 다함이 없는 것이므로 '행(行)'이라 한다.
북방은 음이 극에 달해 한기를 낳으니 한기가 수(水)를 낳는다. 남방은 양이 극에 달해 열을 낳으니 열이 화(火)를 낳는다. 동방은 양이 흩어져 발산하며 바람을 낳으니 바람이 목(木)을 낳는다. 서방은 음이 멈추어 거두며 건조함을 낳으니 건조함이 금(金)을 낳는다. 중앙은 음양이 교차하여 온기를 낳으니 온기가 토(土)를 낳는다. 그 상생은 서로 유지하게 하는 까닭이요, 그 상극은 서로 제어하게 하는 까닭이니, 이를 일러 질서[倫]가 있다고 한다.
화는 태양(太陽)이니 성질이 타오르며 위로 향한다[炎上]. 수는 태음(太陰)이니 성질이 적시며 아래로 흐른다[潤下]. 목은 소양(少陽)이니 성질이 위로 솟구쳐 멈추는 바가 없다. 금은 소음(少陰)이니 성질이 아래로 가라앉되 멈추는 바가 있다. 토는 일정한 성질이 없어 사시(四時)가 타는 바에 따르니, 서로 구제하여 마땅함을 얻게 하되 태과(太過)와 불급(不及)이 없도록 해야 한다.
무릇 오행의 성질은 각기 그 쓰임을 이룬다. 수는 그 성질이 지(智)요, 화는 그 성질이 예(禮)요, 목은 그 성질이 인(仁)이요, 금은 그 성질이 의(義)다. 오직 토만이 신(信)을 주관하니, 무겁고 너그럽고 후덕하고 넓어 용납하지 못하는 바가 없다. 수에 대해서는 수가 그에 의지해 흐르고, 목에 대해서는 목이 그에 의탁해 자라며, 금은 토를 얻지 못하면 스스로 나올 곳이 없고, 화는 토를 얻지 못하면 스스로 돌아갈 곳이 없다. 반드시 실(實)을 덜어 통하게 하고 허(虛)에 이르러 밝게 하니, 그러므로 오행은 모두 토에 의지한다.
그 형색을 미루어 보면 수는 흑색, 화는 적색, 목은 청색, 토는 황색이니 이것이 정색(正色)이다. 그러나 변역(變易)에 이르면 그렇지 않다. 항상 생왕(生旺)이면 정색을 따르고, 사절(死絕)이면 모(母)의 색을 따르고, 형체를 이루는 관대(冠帶)면 처(妻)의 색을 따르고, 병패(病敗)면 귀(鬼)의 색을 따르고, 왕묘(旺墓)면 자(子)의 색을 따른다.
그 수(數)는 수 1, 화 2, 목 3, 금 4, 토 5이다. 생왕이면 배가하고 사절이면 반감한다.
뜻으로 미루어 보건대, 무릇 만물은 음을 지고 양을 안으며 충기(沖氣)로써 조화를 이룬다. 지나침과 모자람은 모두 도에 어긋난다. 그러므로 높은 것은 눌러 평평하게 하고 낮은 것은 들어 높이며, 혹 그 불급을 더해 주고 혹 그 태과를 덜어 낸다. 그래서 절충하여 중도(中道)로 돌아감을 귀하게 여기니, 남거나 모자라는 누(累)가 없게 하는 것 — 이것이 곧 재(才)·관(官)·인(印)·식(食)·귀인(貴人)·역마(驛馬)의 은미한 뜻이다. 행운(行運)도 이와 같으니, 그 은미한 뜻을 알면 명리(命理)의 설에 대해 이미 절반 이상을 깨친 것이다.
십간분론(十干分論)
목을 논하고 화를 논하고 토를 논하고 금을 논하고 수를 논하니, 갑목(甲木)·병화(丙火)·무토(戊土)·경금(庚金)·임수(壬水)로 한다.
논목(論木) — 목의 총설
목의 성질은 위로 솟구쳐 멈추는 바가 없으니, 기가 무거우면 금의 부림을 받고자 하며, 금이 있으면 높이 오르고 거두어들이는 덕이 있다. 또한 토가 두터운 것을 좋아하니 그러면 뿌리가 깊고 단단하게 서리고, 토가 적으면 가지는 무성하나 뿌리가 위태로운 근심이 있다. 목은 수에 의지해 생하니, 적으면 자윤(滋潤)하고 많으면 표류한다.
갑술·을해는 목의 근원이요, 갑인·을묘는 목의 고향이요, 갑진·을사는 목의 생지이니 모두 활목(活木)이다. 갑신·을유는 목이 극을 받고, 갑오·을미는 목이 스스로 죽고, 갑자·을축은 금이 목을 극하니 모두 사목(死木)이다. 생목(生木)은 화를 얻어 빼어나니 병·정이 마찬가지요, 사목(死木)은 금을 얻어 다듬어지니 경·신이 반드시 이롭다. 생목이 금을 보면 스스로 상하고, 사목이 화를 얻으면 스스로 불탄다. 바람이 없으면 절로 그치니 그 세(勢)가 어지럽기 때문이요, 수를 만나면 도리어 그 근원으로 화하니 그 세가 다하기 때문이다. 금과 목이 서로 대등하면 격을 '착륜(斲輪, 수레바퀴를 깎음)'이라 한다. 만약 가을에 태어나면 도리어 도끼에 상하니, 가을 생은 금이 무거운 것을 꺼린다.
봄의 목
목이 봄에 나면 남은 추위가 아직 있다. 화의 온난함을 기뻐하니 그러면 구부러져 서리는 근심이 없고, 수의 도움을 받으면 펴지는 아름다움이 있다. 초봄에는 수가 성해서는 안 되니, 음기가 짙으면 뿌리가 상하고 가지가 마른다. 봄의 목은 양기로 메마르니, 수가 없으면 잎이 시들고 뿌리가 마른다. 그러므로 수·화 두 가지가 기제(旣濟)를 이루어야 비로소 아름답다. 토가 많으면 힘을 잃고, 토가 엷으면 재물이 풍성하다. 금이 무거워 상잔하고 극벌함을 만나는 것을 꺼리니 그러면 일생이 한가롭지 못하다. 가령 목이 왕하면 금을 얻어야 좋으니 종신토록 복을 얻는다.
여름의 목
여름철의 목은 뿌리와 줄기, 잎이 마르나, 서리면서도 곧고 굽혀도 펼 수 있다. 수가 성해 자윤의 힘을 이루기를 바라니 참으로 없어서는 안 된다. 화가 왕해 타 버리는 근심을 부르는 것을 절대 꺼리니 그러므로 흉하다. 토는 엷어야 마땅하고 두꺼워서는 안 되니, 두꺼우면 도리어 재앙이 된다. 금은 많은 것을 싫어하나 없어서는 안 되니, 없으면 깎고 다듬을 수 없다. 목이 거듭거듭 보이면 한갓 숲을 이룰 뿐이요, 겹겹이 꽃을 피워도 끝내 열매가 없다.
가을의 목
가을철의 목은 기가 점점 처량해지고 형체가 점점 시들어 간다. 초가을에는 화기가 아직 가시지 않았으니 수·토가 서로 자양해 줌을 더욱 기뻐한다. 중추(中秋)의 절기에는 열매가 이미 여물었으니 굳센 금을 얻어 깎고 다듬기를 바란다. 상강(霜降) 후에는 수가 성해서는 안 되니, 수가 성하면 목이 떠내려간다. 한로(寒露) 절기에는 또한 화염을 기뻐하니, 화가 타오르면 목이 결실한다. 목이 많으면 재목이 많은 아름다움이 있고, 토가 두터우면 스스로 감당할 능력이 없다.
겨울의 목
겨울철의 목은 땅에 서리고 굽혀 있으니, 토가 많아 배양해 주기를 바라고, 수가 성해 형체를 잃는 것을 싫어한다. 금은 아무리 많아도 극벌하지 못하고, 화가 거듭 보이면 온난하게 하는 공이 있다. 뿌리로 돌아가 명을 회복하는[歸根復命] 때이니, 목이 병들면 어찌 도울 수 있겠는가. 모름지기 사절(死絕)의 자리를 꺼리고, 오직 생왕(生旺)의 방향만이 마땅하다.
※ 다른 오행의 총설(論火·論土·論金·論水)은 각 천간 번역 노트의 첫머리에 수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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