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통보감 06 기토 (論己土)
《궁통보감》의 기토(己土) 사계절 조후론을 완역한 노트다. 기토는 전원(田園)의 흙, 즉 곡식을 기르는 밭으로 비유되며, 병화로 데우고 계수로 적시며 갑목으로 소통하는 것을 큰 줄기로 삼는다. 강호의 물인 임수가 밭을 쓸어 버리는 것을 특히 꺼린다.
번역
삼춘기토 (三春己土)
정월(寅月) 기토 — 전원이 아직 얼어 있으니, 섣달의 기운이 가시지 않고 남은 추위가 물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라 병화를 으뜸으로 삼는다. 병화의 비춤과 데움을 얻으면 만물이 절로 생하나, 임수 보기를 꺼리니 도리어 기토의 병이 된다. 어째서인가? 임수는 강호의 물이라, 호수가 한 번 터지면 전원이 씻겨 나가 모래흙으로 변하고 뿌리와 싹이 모두 잠기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무토로 둑을 만들어 동산과 밭을 지켜야 한다. 임수가 많으면 무토의 제압을 보아야 하니, 무토가 천간에 나오면 반드시 옥당금마(玉堂金馬)의 영귀요, 무토의 제압이 모자라면 반드시 평상에 속한다.
혹 한 무리 갑목에 경금이 천간에 나오고 더하여 계·병이 나란히 투출해 배합이 중화를 얻으면 역시 명리쌍전이다. 병화가 인월에 생하고 경금이 천간에 투출하면 역시 준수함이 있다. 갑목이 많고 경금이 없으면 잔질(殘疾)의 폐인이니, 마땅히 정화로 설한다.
혹 한 무리 화면 물을 보지 못해도 극이 되지 않으니 어째서인가? 정월 기토는 차고 습하니 반드시 병화로 데워야 하므로 도리어 후한 녹을 누린다. 계수 하나가 더 투출하면 과거 급제가 절로 이루어지나, 무토가 투출하면 도리어 평상인이 된다. 혹 한 무리 무토에 갑목이 나와 제압하면 또한 영화롭고 현달한다. 을목이 나옴을 보면 많아도 토를 소통하지 못하고, 또 을목이 많으면 간사한 소인이다.
병화를 쓰는 경우 목이 처요 화가 자식이다.
이월(卯月) 기토 — 양기가 점점 오르니, 벼와 곡식은 아직 여물지 않았으나 만물이 흙을 뚫고 나오고 전원이 아직 펼쳐지지 않았다. 먼저 갑목을 취해 소통하되 합(甲己合)을 꺼리고, 다음으로 계수를 취해 적신다. 갑·계가 천간에 나오면 반드시 과거에 급제하고, 더하여 병화 하나가 투출하면 위세가 백관을 누른다. 임수를 한 번 보면 미미한 말단 관직이다.
혹 경금이 갑목을 제압하고 임수가 천간에 나오며 비겁이 거듭됨을 보면 이는 반드시 속된 자다. 병화가 투출하면 그래도 작은 부유함이 있고, 병화가 감추어지면 의록은 모자라지 않는다.
혹 지지가 목국을 이루면 경금이 투출해야 부귀하다. 사주에 을목이 많으면 을목이 또 경금을 굴복시키니, 경금이 반드시 을목에게 정을 쏟아 바름으로 삿됨을 쓸어내지 못한다. 이는 반드시 교활한 무리요, 운이 동남에 들면 헤아리지 못할 일이 있을까 두렵다. 마땅히 정화로 설해야 한다. 정화가 있으면 소인일 뿐, 양심 없는 데까지는 이르지 않는다.
비겁과 인수가 없어 종살(從殺)하면 귀하다.
사주 중에 갑·병·계가 없으면 모두 하격이다.
처자와 용신은 앞과 같다.
- 癸卯年 乙卯月 己巳日 庚午時
- 癸卯年 乙卯月 己巳日 乙丑時
삼월(辰月) 기토 — 바야흐로 벼와 곡식을 심어 가꾸는 때라, 먼저 병화, 뒤에 계수로 토를 따뜻하고 윤택하게 하며, 이어서 갑목으로 소통한다. 셋이 모두 천간에 투출하면 반드시 벼슬이 황각(黃閣, 재상)에 이른다. 혹 셋 중 하나만 투출해도 과거 급제는 틀림없으나 자리를 얻어야 한다. 다만 경금을 병으로 삼는다.
혹 갑목이 있고 계수가 없으면 부자는 될 수 있으나 귀하게 현달하지 못한다. 혹 계수가 있고 갑·병이 없어도 의금(衣衿)은 있다. 혹 병·계가 있고 갑목이 없어도 인재이기는 하다. 병·계가 전혀 없으면 속된 무리다.
혹 한 무리 을목인데 금의 제복이 없으면 가난하고 또 요절한다.
처자는 앞과 같다.
- 壬子年 甲辰月 己卯日 丙寅時
- 辛未年 壬辰月 己巳日 甲子時
- 壬子年 甲辰月 己卯日 壬申時
삼하기토 (三夏己土)
삼하 기토는 잡기(雜氣)의 재관이요 벼와 곡식이 밭에 있으니, 단비가 흡족함을 가장 기뻐한다. 계수를 취함이 요긴하고 다음으로 병화를 쓴다. 여름에 태양이 없으면 벼와 곡식이 자라지 못하므로, 계수가 없으면 마른 밭(旱田)이라 하고 병화가 없으면 외로운 음(孤陰)이라 한다.
혹 병·계가 모두 투출하고 더하여 신금이 계수를 생하면 이는 부귀의 격이니, 수화기제(水火旣濟)라 하여 장원급제(鼎甲)의 사람이다. 다만 무계(戊癸) 화합을 꺼린다.
혹 병화가 있고 계수가 없으면 임수가 있어도 괜찮으나, 크게 발달하지는 못한다.
혹 한 무리 병화가 토를 맹렬하게 하고 더하여 정화가 신금을 제압하며 계수가 뿌리가 없으면, 칠팔월 사이에 가뭄이 들어 싹이 말라 버리는 것과 같으니, 이 명은 외롭고 고달프며 의지할 데 없다. 혹 갑목이 있어도 병화가 거듭됨을 보고 한 방울 물의 해소가 없으면 역시 늙도록 고독하고 가난하다.
임수가 있고 또 경·신금을 보면 이는 또 고독으로 보지 않으나, 다만 눈병과 심장·신장·간장의 재앙이 두렵다. 임수가 뿌리가 있고 신금이 자리를 얻으면 또 이것으로 논하지 않는다. 혹 임·계가 나란히 나와 화를 깨고 토를 적시면 이 사람은 총명(원문 한 글자 결락)하고 특출하게 통달하니, 부유한 가운데 귀를 취하고 또 화를 돌려 복으로 만든다.
계수를 쓰는 경우 금이 처요 수가 자식이고, 병화를 쓰는 경우 목이 처요 화가 자식이다.
- 己巳年 己巳月 己巳日 戊辰時
- 乙巳年 辛巳月 己巳日 辛未時
- 乙丑年 辛巳月 己巳日 庚午時
- 丙申年 癸巳月 己亥日 乙亥時
삼추기토 (三秋己土)
삼추 기토는 만물을 거두어 갈무리하는 즈음이라, 겉은 허하고 속은 실하며 찬 기운이 점점 오르니, 모름지기 병화로 데우고 계수로 적셔야 한다. 그뿐 아니라 계수는 금을 설할 수 있고 병화는 금을 제압할 수 있어 토의 정신을 보충하니, 그러면 가을에 나는 만물이 모두 무성해진다. 계수가 먼저요 병화가 나중이다.
병·계가 모두 투출하면 안탑에 이름을 쓴다(진사 급제). 혹 계수가 없고 두 병화가 투출하면 이로(異途)로 현달하거나 무관 직책으로 권세가 높다. 혹 병화가 있고 임·계를 보지 못하면 거짓 선비 행세니 끝내 성실함이 없다. 혹 임·계가 있고 병화가 없으면 의식은 충족하나 재능에 그칠 뿐이다.
혹 지지가 금국을 이루고 계수가 투출해 뿌리가 있으면, 이 사람은 집에 만 꿰미의 돈을 쌓으니 부유한 가운데 귀를 취한다.
혹 지지가 사고(四庫, 진술축미)면 갑목이 투출한 자는 부유하고, 갑목이 모자란 자는 고독하고 가난하다. 혹 갑목이 나오고 계수가 없고 금이 모자라면 덕을 쌓아야 과거 급제를 온전히 할 수 있다. 혹 화국으로 모이고 물의 구함이 없으면 크게 간사하고 크게 악한 무리다.
혹 병화가 투출하고 계수가 감추어지며 금을 만나면 제법 선발과 추천이 있고, 임수 하나가 더해 도우면 부귀하고 강개하며 어질다는 명성이 있다. 무토가 투출함을 보면 흉액을 만나고 또 가난하다.
팔월에 지지가 금국을 이루었는데 병·정화가 나와 구함이 없으면 이 사람은 영락하고 고달프다. 병화가 투출하고 정화가 감추어져 기토의 원신(元神)을 생하면, 이 사람은 이름이 천하에 으뜸이요 오복을 갖춘 사람이다.
요컨대 삼추 기토는 먼저 계수, 뒤에 병화이며 신금을 취해 계수를 보좌한다. 구월은 토가 성하니 마땅히 갑목으로 소통하고, 나머지는 모두 헤아려 쓴다.
- 甲寅年 癸酉月 己未日 壬申時
- 己巳年 甲戌月 己丑日 壬申時
구진(勾陳, 토)이 윤하(潤下, 수국)를 온전히 갖추면 수고롭게 분주히 떠도는 나그네요, 토가 엉기고 물이 마르면 고향을 등지고 떠나는 부류다.
"구진이 자리를 얻어 재관과 모이고, 극도 없고 파도 없으면 반드시 단정하니, 갑자 북방과 인묘의 목이면, 반드시 둘러 받들어 금관을 쓰게 하리라." 무·기토는 해묘미(亥卯未)가 관이 되고 신자진(申子辰)이 재가 됨을 기뻐하며, 형·극·살해(殺害)를 꺼린다.
삼동기토 (三冬己土)
삼동 기토는 습한 진흙이 차게 얼어 있으니, 병화의 데움이 아니면 생하지 못한다. 병화를 으뜸으로 취하고 갑목을 참작하며, 무토와 계수는 쓰지 않는다. 오직 초겨울에는 임수가 왕하니 무토를 취해 제압한다. 나머지는 모두 병·정화를 쓰되, 다만 정화는 얼음을 풀고 추위를 없애지 못하니 크게 구제하지 못한다.
혹 천간에 병화 하나가 투출하고 지지에 병화 하나가 감추어지며 더하여 갑목이 투출하면 과거 급제가 틀림없다. 감추어진 병화가 제압당하지 않기만 해도 역시 의금(衣衿)은 있다.
혹 임수가 많은데 무토가 투출해 제압하면 이 명은 평안하고, 부유한 가운데 귀를 취한다. 무토를 보지 못하면 부잣집의 가난한 사람이다.
무릇 삼동 기토는 임수가 천간에 나옴을 보면 물이 호숫가 밭을 잠기게 하는 것이니 이 사람은 외롭고 고달프다. 화를 보면 외롭지 않고, 토를 보면 가난하지 않다.
혹 한 무리 계수에 비겁을 보지 않으면 이는 종재(從財)니 도리어 부귀하며, 과거 급제는 못해도 은고(恩誥)는 있다. 비겁이 다툼을 보면 평상한 인물이요 처자가 일을 주관한다. 종재인 경우 목이 처요 화가 자식이다.
혹 한 무리 무·기토면 갑목을 취해 제압하니, 갑목이 투출하면 부귀하다.
혹 한 무리 신·경금이면 모름지기 병화를 쓰고 또 정화의 도움이 필요하다. 병화가 감추어지면 부귀가 기특한 명이다.
- 壬申年 癸丑月 己丑日 甲戌時
- 壬子年 癸丑月 己卯日 己巳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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