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곡자 07 췌편(揣篇第七)

귀곡자(鬼谷子) · 전국 귀곡자 · 번역·감수 허유

《귀곡자》 중권(卷中)의 셋째 편으로, 췌(揣)를 논한다. 췌는 헤아림이니, 천하의 권세를 가늠하고[量權] 제후의 실정을 헤아림[揣情]을 다룬다. 상대가 크게 기뻐할 때 그 욕심을 다 드러내게 하고, 크게 두려워할 때 그 미움을 다 드러내게 하여 속마음을 캐는 측심탐정(測深探情)의 법이다. 뒤의 「마편(摩篇)」과 함께 췌마(揣摩)의 술수로 불린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必量天下之權,而揣諸侯之情。

반드시 천하의 권세를 가늠하고 제후의 실정을 헤아린다.

故常必以其見者而知其隱者,此所以謂測深探情。

그러므로 늘 반드시 그 나타난 바로 그 숨은 바를 아니, 이를 일러 깊이를 재고 실정을 캠이라 한다.

故計國事者,則當審權量;說人主,則當審揣情。

그러므로 나랏일을 헤아리는 자는 마땅히 권세를 가늠하고, 임금을 설득하는 자는 마땅히 실정을 헤아려야 한다.

번역

옛날 천하를 잘 쓴 자는 반드시 천하의 권세를 가늠하고[量權] 제후의 실정을 헤아렸다[揣情]. 권세를 가늠함이 자세하지 않으면 강약·경중의 저울을 모르고, 실정을 헤아림이 자세하지 않으면 숨고 변화하는 동정을 모른다.

무엇을 권세를 가늠함[量權]이라 하는가. 크고 작음을 헤아리고 많고 적음을 꾀하며, 재화의 있고 없음을 저울질하고, 백성의 많고 적음·넉넉하고 모자람·남고 부족함이 얼마인가를 가늠하며, 땅 모양의 험하고 평탄함이 누가 이롭고 해로운가, 꾀하는 생각이 누가 길고 짧은가, 임금과 신하의 친소가 누가 어질고 못한가, 빈객의 지혜가 누가 적고 많은가, 천시의 화복이 누가 길하고 흉한가, 제후의 사귐이 누가 쓸 만하고 아닌가, 백성의 마음이 가고 옴과 변화에 누가 편안하고 위태로운가, 누가 좋아하고 미워하는가, 누가 배반하는가를 분별함이다. 이를 알 수 있으면 권세를 가늠함이라 한다.

실정을 헤아림[揣情]이란, 반드시 그가 크게 기뻐할 때 가서 그 욕심을 다하게 하니, 욕심이 있으면 그 실정을 숨길 수 없고, 반드시 그가 크게 두려워할 때 가서 그 미움을 다하게 하니, 미움이 있으면 그 실정을 숨길 수 없어, 정과 욕이 반드시 그 변화로 나온다. 감동되었으되 그 변화를 모르는 자는 잠시 그 사람을 제쳐 두고 더불어 말하지 말고, 다시 친한 자에게 물어 그가 편안히 여기는 바를 안다. 무릇 실정이 안에서 변하는 자는 형체가 밖으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늘 반드시 그 나타난 바로 그 숨은 바를 아니, 이를 일러 깊이를 재고 실정을 캠[測深探情]이라 한다.

그러므로 나랏일을 헤아리는 자는 마땅히 권세를 가늠해야 하고, 임금을 설득하는 자는 마땅히 실정을 헤아려야 한다. 꾀하는 생각과 정욕이 반드시 여기서 나온다. 이에 귀하게 할 수도 천하게 할 수도, 무겁게 할 수도 가볍게 할 수도, 이롭게 할 수도 해롭게 할 수도, 이루게 할 수도 패하게 할 수도 있으니 그 운수가 한가지다. 그러므로 비록 선왕의 도와 성지(聖智)의 꾀가 있어도 실정을 헤아려 숨은 것을 찾지 않으면 구할 바가 없으니, 이것이 꾀의 큰 근본이요 설득의 법이다.

늘 사람에게 일이 있되, 사람이 일에 앞서 미리 나기는 어려우니 이것이 가장 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실정을 헤아림이 가장 지키기 어려우니, 말은 반드시 그 꾀하는 생각에 때맞춰야 한다" 한다. 그러므로 매미가 날고 벌레가 꿈틀거림을 보아도 이해(利害)가 있지 않음이 없으니, 일을 일으킬 수 있다. 일을 일으킴은 기미의 형세다. 이것이 실정을 헤아려 말을 꾸며 문장을 이룬 뒤에 논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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