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곡자 08 마편(摩篇第八)

귀곡자(鬼谷子) · 전국 귀곡자 · 번역·감수 허유

《귀곡자》 중권(卷中)의 넷째 편으로, 마(摩)를 논한다. 마는 어루만져 떠봄이니, 앞 「췌편(揣篇)」의 헤아림[揣]을 실제로 쓰는 술수다. 상대가 욕망하는 바로 은밀히 떠보면[摩] 안의 부절[內符]이 반드시 응하니, 그 응함을 따라 일을 이루되 자취를 감추는 법을 다룬다. 부류로 떠봄(摩之以其類)이 요체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摩者,揣之術也。內符者,揣之主也。

마란 췌의 술수요, 안의 부절이란 췌의 주인이다.

聖人謀之於隂,故曰神;成之於陽,故曰明。

성인은 음에서 꾀하므로 신이라 하고, 양에서 이루므로 명이라 한다.

抱薪趨火,燥者先然;平地注水,濕者先濡。

섶을 안고 불로 나아가면 마른 것이 먼저 타고, 평지에 물을 대면 젖은 곳이 먼저 적셔진다.

번역

마(摩)란 췌(揣)의 술수다. 안의 부절[內符]이란 췌의 주인이다. 이를 씀에 도가 있으니 그 도는 반드시 은밀하다. 그가 욕망하는 바로 은밀히 떠보아[摩] 재고 캐면 부절이 반드시 응한다. 그 응함이 있으면 반드시 그를 위해 할 바가 있으니, 은밀히 물러나 이를 일러 구멍을 막고 끝을 감춤[塞窌匿端]이라 한다. 모습을 감추고 정을 숨겨 사람이 알지 못하므로 그 일을 이루고도 근심이 없다. 떠봄은 여기 있고 부절의 응함은 저기 있으니, 따라서 응하면 일이 안 될 것이 없다.

옛날 떠보기를 잘한 자는 마치 갈고리를 잡고 깊은 못에 임함과 같아, 미끼를 던지면 반드시 고기를 얻는다. 그러므로 "일을 주관하여 날로 이루되 사람이 알지 못하고, 군사를 주관하여 날로 이기되 사람이 두려워하지 않는다" 한다. 성인은 음(陰)에서 꾀하므로 신(神)이라 하고, 양(陽)에서 이루므로 명(明)이라 한다. 이른바 일을 주관하여 날로 이룸이란 덕을 쌓음이요, 백성을 부려 편안케 하되 이로운 까닭을 알지 못함은 선을 쌓음이다. … 천하가 그것을 신명에 견준다.

그 떠봄에는, 평정[平]으로 함이 있고 바름[正]으로 함이 있으며, 기쁨[喜]으로·노함[怒]으로·이름[名]으로·행함[行]으로·청렴[𠔳]으로·미더움[信]으로·이로움[利]으로·낮춤[卑]으로 함이 있다. 평정이란 고요함이요, 바름이란 마땅함이며, 기쁨이란 즐거움이요, 노함이란 움직임이며, 이름이란 발함이요, 행함이란 이룸이며, 청렴이란 깨끗함이요, 미더움이란 기약함이며, 이로움이란 구함이요, 낮춤이란 아첨함이다. 그러므로 성인이 홀로 쓰는 바를 뭇사람도 다 가지고 있으나 공을 이루지 못함은 그 씀이 그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꾀는 빈틈없음[周密]보다 어려운 것이 없고, 설득은 다 들어줌[悉聽]보다 어려운 것이 없으며, 일은 반드시 이룸[必成]보다 어려운 것이 없으니, 이 세 가지는 오직 성인이라야 능히 맡는다. 그러므로 꾀는 반드시 빈틈없고자 하니 반드시 통하는 자를 가려 설득한다. 그러므로 "혹은 맺어져 틈이 없다" 한다. 무릇 일이 이루어짐은 반드시 운수에 합하므로 "도수(道數)와 때가 서로 짝한다" 하고, 설득하는 자가 들어줌은 반드시 정에 합하므로 "정에 합하는 자는 들어준다" 한다.

그러므로 사물은 부류로 돌아가니, 섶을 안고 불로 나아가면 마른 것이 먼저 타고, 평지에 물을 대면 젖은 곳이 먼저 적셔진다. 이는 사물의 부류가 형세에 응함이니 또한 이와 같다. 이는 안의 부절의 응함이 밖으로 떠봄과 이같이 함을 말한다. 그러므로 "그 부류로 떠봄에 응하지 않음이 있으면[摩之以其類 有不相應者], 이에 그 욕망으로 떠봄에 들어주지 않음이 있다" 하니, 그러므로 "홀로 행하는 도[獨行之道]"라 한다. 무릇 기미를 아는 자는 늦게 이루지 않으나, 오래됨에 얽매이지 않고 변화하여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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