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곡자 12 부언(符言第十二)

귀곡자(鬼谷子) · 전국 귀곡자 · 번역·감수 허유

《귀곡자》 중권(卷中)의 마지막 편으로, 부언(符言)을 논한다. 부절처럼 들어맞는 말이라는 뜻으로, 임금이 지켜야 할 아홉 가지 강령을 "右主位(주위)·右主明(주명)" 식의 표제로 나누어 제시한다. 자리·밝음·덕·상·물음·인함·두루함·공경·이름의 아홉 강령으로, 임금의 통치술을 정리한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以天下之目視者,則無不見;以天下之耳聴者,則無不聞;以天下之心思慮者,則無不知。

천하의 눈으로 보면 보지 못함이 없고, 천하의 귀로 들으면 듣지 못함이 없으며, 천하의 마음으로 생각하면 알지 못함이 없다.

用賞貴信,用刑貴正。

상을 씀은 미더움을 귀하게 여기고, 형벌을 씀은 바름을 귀하게 여긴다.

名當則生於實,實生於理。

이름이 합당하면 실상에서 나고, 실상은 이치에서 난다.

번역

편안하고 느긋하며 바르고 고요하면, 그 마디를 받음이 살결보다 앞선다. 잘 주되 고요하지 않으면 마음을 비우고 뜻을 평온히 하여 기울고 덜림을 기다린다. — 오른쪽은 주위(主位, 임금의 자리)다.

눈은 밝음[明]을 귀하게 여기고 귀는 귀밝음[聰]을 귀하게 여기며 마음은 지혜[智]를 귀하게 여긴다. 천하의 눈으로 보면 보지 못함이 없고, 천하의 귀로 들으면 듣지 못함이 없으며, 천하의 마음으로 생각하면 알지 못함이 없다. 바퀴살이 모이듯 나아가면 밝음이 막힐 수 없다. — 오른쪽은 주명(主明, 임금의 밝음)이다.

덕의 술수는 "굳게 막지 말라" 함이다. 허락하면 지킴이 되고 막으면 막힘이 된다. 높은 산은 우러러 끝까지 볼 수 있고 깊은 못은 헤아려 잴 수 있으나, 신명한 덕의 술수가 바르고 고요하면 아무도 그 끝을 다하지 못한다. — 오른쪽은 주덕(主德, 임금의 덕)이다.

상을 씀은 미더움[信]을 귀하게 여기고 형벌을 씀은 바름[正]을 귀하게 여긴다. 상사(賞賜)는 미더움을 귀하게 여기니 반드시 귀와 눈으로 보고 들은 바를 징험하고, 보고 듣지 못한 바도 은연중 교화되지 않음이 없다. 정성이 천하 신명에 펼쳐지거늘 하물며 간사한 자가 임금을 범하겠는가. — 오른쪽은 주상(主賞, 임금의 상)이다.

첫째는 하늘이요, 둘째는 땅이며, 셋째는 사람이다. 사방·상하·좌우·전후, 형혹(熒惑)이 처하는 곳이 어디 있는가. — 오른쪽은 주문(主問, 임금의 물음)이다.

마음은 아홉 구멍[九竅]의 다스림이요 임금은 다섯 관[五官]의 어른이다. 선을 행하는 자에게는 임금이 상을 주고, 그릇됨을 행하는 자에게는 임금이 벌을 준다. 임금이 그 구하는 까닭으로 인해 주면 수고롭지 않다. 성인이 이를 쓰므로 능히 상 주고, 인하여 이치를 따르므로 능히 오래간다. — 오른쪽은 주인(主因, 임금의 인함)이다.

임금은 두루하지[周] 않을 수 없으니, 임금이 두루하지 않으면 신하들이 어지러움을 낳는다. … 안팎이 통하지 않으면 어찌 열 바를 알겠는가. 열고 닫음이 좋지 못하면 근원을 보지 못한다. — 오른쪽은 주주(主周, 임금의 두루함)다.

첫째는 긴 눈[長目]이요, 둘째는 나는 귀[飛耳]이며, 셋째는 밝음을 세움[樹明]이다. 밝게 천 리 밖과 은미한 가운데를 아니, 이를 일러 천하를 꿰뚫음[洞天下]이라 하여 간사함이 은연중 변하지 않음이 없다. — 오른쪽은 주공(主恭, 임금의 공경)이다.

이름[名]을 따라 행하면 실상[實]이 편안하고 온전하다. 이름과 실상이 서로 낳아 되돌려 서로 정(情)이 된다. 그러므로 "이름이 합당하면 실상에서 나고, 실상은 이치에서 나며, 이치는 이름과 실상의 덕에서 나고, 덕은 화함[和]에서 나며, 화함은 합당함[當]에서 난다" 한다. — 오른쪽은 주명(主名, 임금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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