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형 04 기수(氣壽)
왕충(王充)의 《논형》 네 번째 편으로, 사람이 받는 명에 두 품(品)이 있어 하나는 마주쳐 닥치는 명(병화·압사·익사 등), 하나는 강약·수요(壽夭)의 명임을 논한다. 받은 기운이 두터우면 몸이 강하고 명이 길며, 기운이 박하면 몸이 약하고 명이 짧으니, 백 살이 사람 수명의 바른 수(正數)라고 본다.
번역
무릇 사람이 받는 명에 두 품(品)이 있다. 하나는 마땅히 마주쳐 닥치는 명이요, 둘은 강약·수요(壽夭)의 명이다. 마주쳐 닥친다 함은 병기·불·압사·익사를 이르고, 강하여 오래 살고 약하여 일찍 죽음은 받은 기운이 두텁고 박함을 이른다. 병기·불·압사·익사는 받은 바로써 명을 삼으니 반드시 정해진 기약이 있는 것은 아니다. 무릇 강약·요수는 백을 수로 삼으니 백에 이르지 못하는 것은 기운이 절로 모자란 것이다. 무릇 받은 기운이 두터우면 몸이 강하고, 몸이 강하면 명이 길며, 기운이 박하면 몸이 약하고, 몸이 약하면 명이 짧다. 명이 짧으면 병이 많고 수명이 짧다. 나면서 죽고 낳기도 전에 상함은 받은 것이 박하고 약하기 때문이다. 두텁고 강한 사람이 그 수명을 마치지 못함은, 무릇 만나는 바 없이 헛되이 곤궁하고 약하게 살다가 짧은 기운으로 죽는 것이니, 이는 받은 것이 박하고 쓴 것이 다한 것이다. 이는 나면서 죽고 낳기 전에 상함과 한 명이다. 다 받은 기운이 모자라 스스로 백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받는 기운은 혹 충실하여 굳세고 강하며, 혹 허하고 약하여 무르다. 충실하고 굳세고 강하면 그 나이가 길고, 허하고 약하고 무르면 그 몸을 잃고 버린다. 천지가 물건을 낳음에 물건에 이루어지지 못함이 있고, 부모가 자식을 낳음에 자식에 자라지 못함이 있다. 물건이 열매가 되었다가 말라 죽어 떨어지고, 사람이 아이가 되었다가 명이 짧아 상한다. 열매가 마르지 않으면 또한 햇수가 차고, 아이가 상하지 않으면 또한 백 년에 이른다. 그러나 열매와 아이가 되어 죽고 마름은 받은 기운이 박하여, 비록 형체는 온전해도 그 허하고 약하여 기운이 적어 채울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가 날 때 울음소리가 우렁차고 높고 맑은 자는 오래 살고, 잠기고 쉰 소리는 일찍 죽는다. 어째서인가? 받은 수요의 명이 기운의 많고 적음을 주된 성품으로 삼기 때문이다. 부인이 드물게 낳으면 자식이 살고 자주 젖 먹이면 자식이 죽는다. 어째서인가? 드물면 기운이 두터워 자식이 굳세고 강하며, 잦으면 기운이 박하여 자식이 무르고 약하기 때문이다.
백 살의 명이 그 바른 것이다. 백을 채우지 못하는 것은 비록 바른 것은 아니나 오히려 명이 된다. 비유컨대 사람의 몸이 한 길(丈)인 것이 바른 형체다. 사내를 일러 장부(丈夫)라 하고 늙은이를 높여 장인(丈人)이라 한다. 한 길을 채우지 못하는 것은 그 바름을 잃은 것이다. 비록 그 바름을 잃어도 오히려 형체가 된다. 무릇 형체를 한 길을 채우지 못한다 하여 형체가 아니라 할 수 없듯, 명도 백을 채우지 못한다 하여 명이 아니라 할 수 없다. 하늘에 길고 짧은 명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저마다 받은 것이 다를 뿐이다. 이로 말하건대 사람이 하늘에서 기운과 명을 받음에, 마치고 못 마침이 한가지다. 속담에 "왕을 도모하다 이루지 못해도 그 못 미침이 패자(霸者)는 될 수 있다" 했다. 패자는 왕의 못 미침이다. 패자는 본디 왕에 이르러야 함이 마치 수명이 백에 이르러야 함과 같다. 왕을 이루지 못하면 물러나 패자가 되고, 백에 이르지 못하면 줄어 일찍 죽는다. 왕과 패는 같은 한 업(業)이나 우열로 이름이 다르고, 수와 요는 혹 한 기운이나 길고 짧음으로 수가 다르다.
어떻게 백을 채우지 못함이 요절임을 아는가? 백 살의 명이니, 그 형체의 크고 작고 길고 짧음이 같은 한 등급이기 때문이다. 백 살의 몸과 쉰 살의 몸이 다를 것이 없다. 몸이 다르지 않고 혈기가 다르지 않다. 새와 짐승은 사람과 형체가 다르므로 그 나이와 수명이 사람과 수가 다르다.
어떻게 사람의 나이가 백을 수명으로 삼음을 밝히는가? 세간에 그런 일이 있다. 유자(儒者)가 설하기를, 태평한 때에 백성이 백 살 안팎으로 우뚝 오래 사니 화한 기운이 낳은 바라 한다. 《요전(堯典)》에 "내가 자리에 있은 지 칠십 년에 선양을 구해 순(舜)을 얻었다" 했다. 순은 삼십 년을 부르고 자리에 있었다. 요(堯)는 물러나 늙어 여덟 해 만에 죽으니 죽음에 이르러 아흔여덟이었다. 자리에 있기 전 반드시 이미 어른이었으니, 이제 헤아리면 백 살이 넘는다. 또 "순이 삼십에 나서 삼십에 쓰이고 자리에 오십 년 있다가 사방을 순수(巡狩)하다 죽었다" 했으니 마침 백 살이다.
문왕(文王)이 무왕(武王)에게 "나는 백, 너는 아흔이니 내가 너에게 셋을 주리라" 했다. 문왕은 아흔일곱에 죽고 무왕은 아흔셋에 죽었다. 주공(周公)은 무왕의 아우라 형제의 차이가 십 년을 넘지 않는다. 무왕이 죽고 주공이 섭정 칠 년에 정사를 돌려주고 물러나 늙으니 백 살 안팎이다. 소공(邵公)은 주공의 형이라 강왕(康王) 때에 이르러 오히려 태보(太保)였으니 백 살 안팎이다. 성인은 화한 기운을 받으므로 나이와 명이 바른 수를 얻고, 기운이 화하면 다스림이 평탄해지므로 태평한 세상에 오래 사는 사람이 많다. 백 살의 수명은 대개 사람 나이의 바른 수이니, 물건이 가을에 이르러 죽는 것이 물건 명의 바른 기약인 것과 같다. 물건이 가을보다 먼저 죽고 뒤에 죽음은 또한 사람이 죽음에 혹 백 살을 더하고 혹 백에서 더는 것과 같다. 가을보다 먼저고 뒤임을 기약으로 삼고, 백을 더하고 더는 것을 수로 삼는다. 물건이 혹 땅에서 나자 죽음은 사람이 나면서 일찍 죽음과 같고, 물건이 혹 가을을 넘겨 죽지 않음은 또한 사람의 나이가 백을 넘어 삼백에 이름과 같다. 전하기를 노자(老子)는 이백여 살, 소공은 백팔십, 고종(高宗)은 나라를 누림이 백 년, 주목왕(周穆王)은 나라를 누림이 백 년이라 하니, 나라를 누리기 전을 아울러 다 백삼십·사십 살이 넘는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凡人稟命有二品,一曰所當觸值之命,二曰強弱壽夭之命。所當觸值,謂兵燒壓溺也。強壽弱夭,謂稟氣渥薄也。兵燒壓溺遭以所稟為命,未必有審期也。若夫強弱夭壽以百為數,不至百者,氣自不足也。夫稟氣渥則其體強,體強則其命長;氣薄則其體弱,體弱則命短。命短則多病,壽短。始生而死,未產而傷,稟之薄弱也。渥強之人,不卒其壽,若夫無所遭遇,虛居困劣,短氣而死,此稟之薄,用之竭也。此與始生而死,未產而傷,一命也。皆由稟氣不足,不自致於百也。
人之稟氣,或充實而堅強,或虛劣而軟弱。充實堅強,其年壽;虛劣軟弱,失棄其身。天地生物,物有不遂。父母生子,子有不就。物有為實,枯死而墮。人有為兒,夭命而傷。使實不枯,亦至滿歲。使兒不傷,亦至百年。然為實兒而死枯者,稟氣薄,則雖形體完,其虛劣氣少,不能充也。兒生,號啼之聲鴻朗高暢者壽,嘶喝濕下者夭。何則?稟壽夭之命,以氣多少為主性也。婦人疏字者子活,數乳者子死。何則?疏而氣渥,子堅強;數而氣薄,子軟弱也。懷子而前已產子死,則謂所懷不活。名之曰懷,其意以為已產之子死,故感傷之子失其性矣。所產子死、所懷子凶者,字乳亟數,氣薄不能成也。雖成人形體,則易感傷,獨先疾病,病獨不治。
百歲之命,是其正也。不能滿百者,雖非正,猶為命也。譬猶人形一丈,正形也。名男子為丈夫,尊公嫗為丈人。不滿丈者,失其正也。雖失其正,猶乃為形也。夫形不可以不滿丈之故謂之非形,猶命不可以不滿百之故謂之非命也。非天有長短之命,而人各有稟受也。由此言之,人受氣命於天,卒與不卒,同也。語曰:「圖王不成,其弊可以霸。」霸者,王之弊也。霸本當至於王,猶壽當至於百也。不能成王,退而為霸。不能至百,消而為夭。王霸同一業,優劣異名。壽夭或一氣,長短殊數。何以知不滿百為夭者?百歲之命也,以其形體小大長短同一等也。百歲之身,五十之體,無以異也。身體不異,血氣不殊。鳥獸與人異形,故其年壽與人殊數。
何以明人年以百為壽也?世間有矣。儒者說曰:太平之時,人民侗長百歲左右,氣和之所生也。《堯典》曰:「朕在位七十載,求禪得舜。」舜征三十歲在位。堯退而老,八歲而終,至殂落九十八歲。未在位之時,必已成人,今計數百有餘矣。又曰:「舜生三十,征用三十,在位五十載,陟方乃死。」適百歲矣。
文王謂武王曰:「我百,爾九十。吾與爾三焉。」文王九十七而薨,武王九十三而崩。周公,武王之弟也,兄弟相差不過十年。武王崩,周公居攝七年,復政退老,出入百歲矣。邵公,周公之兄也,至康王之時,尚為太保,出入百有余歲矣。聖人稟和氣,故年命得正數。氣和為治平,故太平之世多長壽人。百歲之壽,蓋人年之正數也,猶物至秋而死,物命之正期也。物先秋後秋,則亦如人死或增百歲或減百也。先秋後秋為期,增百減百為數。物或出地而死,猶人始生而夭也。物或逾秋不死,亦如人年多度百至於三百也。傳稱老子二百余歲,邵公百八十,高宗享國百年,周穆王享國百年。并未享國之時,皆出百三十、四十歲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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