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형 15 기괴(奇怪)

논형(論衡) · 후한 왕충 · 번역·감수 허유

왕충(王充)의 《논형》 열다섯 번째 편으로, 성인이 날 때 사람 기운으로 말미암지 않고 하늘에서 따로 정기를 받았다는 설(우의 어미가 율무를, 설의 어미가 제비알을 삼키고, 후직의 어미가 큰 발자취를 밟아 낳았다는 등)을 비판한다. 다른 부류끼리는 감응해 기운을 베풀 수 없으니, 성인도 아비의 기운으로 나는 한가지 사람임을 논한다.

번역

유자가 일컫되 성인이 날 때 사람 기운으로 말미암지 않고 다시 하늘에서 정기를 받는다 한다. 우(禹)의 어미가 율무(薏苡)를 삼켜 우를 낳았으므로 하(夏)의 성을 사(姒)라 하고, 설(契)의 어미가 제비알(燕卵)을 삼켜 낳았으므로 은(殷)의 성을 자(子)라 하며, 후직(后稷)의 어미가 큰 사람의 발자취(大人跡)를 밟아 후직을 낳았으므로 주(周)의 성을 희(姬)라 한다. 《시(詩)》에 "터지지도 갈라지지도 않고 이에 후직을 낳았다" 했다. 설하는 자가 또 "우와 설은 거꾸로 나서 어미의 등을 가르고 나왔다" 하고, "후직은 순히 나서 터지지도 갈라지지도 않았다" 한다. (순생·역생의 설로 자손의 순망·역사를 풀이함을 든다.) 참서(讖書)가 또 요(堯)의 어미 경도(慶都)가 들에 나가 붉은 용(赤龍)에 감응하여 요를 낳았다 하고, 《고조본기(高祖本紀)》에 유온(劉媼)이 큰 못가에서 신과 만나는 꿈을 꾸니 그때 우레와 번개로 어두워 태공(太公)이 가 보매 교룡(蛟龍)이 위에 있었고 이윽고 임신하여 고조를 낳았다 한다. 그 말이 신묘한 증험이 있고 글이 또 분명하여 세상 유자가 그르다 하지 않는다. 실상으로 논하면 헛되고 망령된 말이다.

저 《시》가 "터지지도 갈라지지도 않았다" 함은 어미 몸을 감동시키지 않았다 함이라 옳으나, 어미의 등을 가르고 나왔다 함은 망령되다. 무릇 매미가 나매 등을 가르고 나오니, 하늘이 성스러운 아들을 낳음이 매미와 같은 도이랴? 토끼가 털을 빨아 새끼를 배어 새끼가 나매 입으로 나온다. 살피건대 우의 어미가 율무를 삼키고 설의 어미가 제비알을 삼킴이 토끼가 털을 빪과 한가지 실상이니, 우·설의 어미가 낳음에 마땅히 다 입으로 나와야지 등으로 나올 것이 아니다. 이같이 보면 등으로 났다는 설이 끝내 헛되고 망령되다. (세상에 칼날에 죽은 자가 많으나 반드시 그 선조가 거꾸로 난 것이 아님, 진(秦)의 선조 백예(伯翳)가 어찌 거꾸로 났겠는가 등으로 순역의 설을 논박한다.)

또 무릇 율무는 풀이요 제비알은 새요 큰 사람의 발자취는 흙이다. 셋이 다 형체요 기운이 아니니 어찌 사람을 낳으랴? 성인을 설하는 자가 하늘의 정미한 기운을 받으므로 그 됨됨이에 뛰어난 지혜가 있다 한다. 이제 세 집의 남이 풀로, 새로, 흙으로라 하면 정미하다 할 수 있으랴? 천지의 성품에 오직 사람이 귀하니 물건은 천하다. 이제 귀한 사람의 기운이 다시 천한 물건의 정기를 받는다면 어찌 정미하랴? (비둘기·참새가 기러기·고니에 기운을 베풀어도 끝내 새끼를 이루지 못함, 제비·율무의 작음으로 일곱 자 형체를 이룰 수 없음 등을 든다.) 요·고조가 참으로 용의 아들이라면 자식의 성품이 아비를 닮으니, 용이 구름을 타거든 요·고조도 마땅히 그래야 한다. (만물이 흙에서 나매 각기 본 종을 닮음, 다른 부류끼리 짝짓지 못함을 든다.) 무릇 용과 사람이 다른 부류거늘 어찌 사람에 감응하여 기운을 베푸랴? (하의 쇠퇴기 두 용의 침이 포사(褒姒)를 낳았다는 일, 조간자가 곰·말곰을 쏜 꿈으로 두 경(卿)의 조상을 삼았다는 일도 다른 부류의 감응이라 비판한다.)

천인(天人)이 도가 같고 호오의 마음이 고르니, 사람이 다른 부류를 좋아하지 않으면 하늘도 통하지 않는다. 사람이 비록 하늘에서 났으나 이(虮虱)가 사람에게서 남과 같다. 사람이 이를 좋아하지 않으니 하늘도 까닭 없이 사람에게서 나려 하지 않는다. 어째서인가? 다른 부류는 성품이 달라 정욕이 서로 맞지 않기 때문이다. 천지는 부부라, 하늘이 땅에 기운을 베풀어 물건을 낳는다. 사람이 굴러 서로 낳아 정미함이 성인이 되니, 다 아비의 기운으로 말미암지 다시 받아 취하지 않는다. (만일 다시 받아야 성인이라면 후직이 성인이 아닐 것, 열두 성인의 어미가 다 무엇에 감응했겠느냐 등으로 반박한다.) 실인즉 성인은 절로 종족(種族)이 있어 문·무가 각기 부류가 있는 것 같으니, 공자가 율(律)을 불어 스스로 은(殷)의 후예임을 알고 항우가 겹눈동자라 스스로 우순의 묘예임을 안 것이다. 오제·삼왕이 다 황제(黃帝)를 조상으로 하니, 황제는 성인이라 본디 귀한 명을 받았으므로 그 자손이 다 제왕이 되었다. 제왕이 남에 반드시 괴이하고 기이함이 있으니, 물건에 나타나지 않으면 꿈에 효험으로 나타난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儒者稱聖人之生,不因人氣,更稟精於天。禹母吞薏苡而生禹,故夏姓曰姒。母吞燕卵而生,故殷姓曰子。

后稷母履大人跡而生后稷,故周姓曰姬。《詩》曰:「不坼不副,是生后稷。」說者又曰:「禹、逆生,母背而出。」

后稷順生,不坼不副。不感動母體,故曰「不坼不副」。逆生者子孫逆死,順生者子孫順亡。故桀、紂誅死,赧王奪邑。言之有頭足,故人信其說;明事以驗証,故人然其文。讖書又言:堯母慶都野出,赤龍感己,遂生堯。《高祖本紀》言:劉媼嘗息大澤之陂,夢與神遇。是時,雷電晦冥,太公往視,見蛟龍於上。

已而有身,遂生高祖。其言神驗,文又明著,世儒學者,莫謂不然。如實論之,虛妄言也。

彼《詩》言「不坼不副」,言其不感動母體,可也;言其母背而出,妄也。夫蟬之生育也,背而出。天之生聖子,與復育同道乎?兔吮毫而懷子,及其子生,從口而出。案禹母吞薏苡,母咽燕卵,與兔吮毫同實也。禹、之母生,宜皆從口,不當背。夫如是,背之說,竟虛妄也。世間血刃死者多,未必其先祖初為人者生時逆也。秦失天下,閻樂斬胡亥,項羽誅子嬰。秦之先祖伯翳,豈逆生乎?如是為順逆之說,以驗三家之祖,誤矣。

且夫薏苡,草也;燕卵,鳥也;大人跡,土也。三者皆形,非氣也,安能生人?說聖者以為稟天精微之氣,故其為有殊絕之知。今三家之生,以草、以鳥、以土,可謂精微乎?天地之性,唯人為貴,則物賤矣。今貴人之氣,更稟賤物之精,安能精微乎?夫令鳩雀施氣於雁鵠,終不成子者,何也?鳩雀之身小,雁鵠之形大也。今燕之身不過五寸,薏苡之莖不過數尺,二女吞其卵實,安能成七尺之形乎?爍一鼎之銅,以灌一錢之形,不能成一鼎,明矣。今謂大人天神,故其跡巨。巨跡之人,一鼎之爍銅也;姜原之身,一錢之形也。使大人施氣於姜原,姜原之身小,安能盡得其精?不能盡得其精,則後稷不能成人。堯、高祖審龍之子,子性類父,龍能乘雲,堯與高祖亦宜能焉。萬物生於土,各似本種;不類土者,生不出於土,土徒養育之也。母之懷子,猶土之育物也。堯、高祖之母,受龍之施,猶土受物之播也。物生自類本種,夫二帝宜似龍也。且夫含血之類,相與為牝牡;牝牡之會,皆見同類之物。精感欲動,乃能授施。若夫牡馬見雌牛,(雀見雄)〔雄雀見〕牝雞,不相與合者,異類故也。今龍與人異類,何能感於人而施氣?或曰:夏之衰,二龍斗於庭,吐於地。龍亡在,櫝而藏之。至周幽王發出龍,化為玄黿,入於後宮,與處女交,遂生褒姒。玄黿與人異類,何以感於處女而施氣乎?夫玄黿所交非正,故褒姒為禍,周國以亡。以非類妄交,則有非道妄亂之子。今堯、高祖之母不以道接會,何故二帝賢聖,與褒姒異乎?

或曰:「趙簡子病,五日不知人。覺言,我之帝所,有熊來,帝命我射之,中,熊死;有羆來,我又射之,中羆,羆死。後問當道之鬼,鬼曰:熊羆,晉二卿之先祖也。」熊羆物也,與人異類,何以施類於人,而為二卿祖?夫簡子所射熊羆,二卿祖當亡,簡子當昌之(秋)〔祆〕也。簡子見之,若寢夢矣。空虛之象,不必有實。假令有之,或時熊羆先化為人。乃生二卿。魯公牛哀病化為虎。人化為獸,亦如獸為人。玄黿入後宮,殆先化為人。天地之間,異類之物,相與交接,未之有也。

天人同道,好惡均心。人不好異類,則天亦不與通。人雖生於天,猶虮虱生於人也。人不好虮虱,天無故欲生於人。何則?異類殊性,情欲不相得也。天地,夫婦也,天施氣於地以生物。人轉相生,精微為聖,皆因父氣,不更稟取。

如更稟者為聖,後稷不聖。如聖人皆當更稟,十二聖不皆然也。黃帝、帝嚳、帝顓頊、帝舜之母,何所受氣?文王、武王、周公、孔子之母,何所感吞?

此或時見三家之姓,曰姒氏、子氏、姬氏,則因依放,空生怪說,猶見鼎湖之地,而著黃帝升天之說矣。失道之意,還反其字。蒼頡作書,與事相連。姜原履大人跡。跡者基也,姓當為其下土,乃為女旁(巨)〔臣〕,非基跡之字,不合本事,疑非實也。以周姬況夏殷,亦知子之與姒,非燕子、薏苡也。或時禹、契、後稽之母適欲懷妊,遭吞薏苡、燕卵,履大人跡也。世好奇怪,古今同情。不見奇怪,謂德不異,故因以為姓。世間誠信,因以為然。聖人重疑,因不復定。世士淺論,因不復辨。儒生是古,因生其說。彼《詩》言「不坼不副」者,言後稽之生不感動母身也。儒生穿鑿,因造禹、契生之說。感於龍,夢與神遇,猶此率也。堯、高祖之母適欲懷妊,遭逢雷龍載雲雨而行,人見其形,遂謂之然。夢與神遇,得聖子之象也。夢見鬼合之,非夢與神遇乎,安得其實!野出感龍,及蛟龍居上,或堯、高祖受富貴之命。龍為吉物,遭加其上,吉祥之瑞,受命之証也。光武皇帝產於濟陽宮,鳳皇集於地,嘉禾生於屋。聖人之生,齊鳥吉物之為瑞應。必以奇吉之物見而子生謂之物之子,是則光武皇帝嘉禾之精,鳳皇之氣歟?案《帝系》之篇及《三代世表》,禹,鯀之子也;卨、稷皆帝嚳之子,其母皆帝嚳之妃也,及堯亦嚳之子。帝王之妃,何為適草野?古時雖質,禮已設制,帝王之妃,何為浴於水?夫如是,言聖人更稟氣於天,母有感吞者,虛妄之言也。 實者,聖人自有種(世)族,(仁)如文、武各有類。孔子吹律,自知殷後;項羽重瞳,自知虞舜苗裔也。五帝、三王皆祖黃帝。黃帝聖人,本稟貴命,故其子孫皆為帝王。帝王之生,必有怪奇,不見於物,則效於夢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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