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형 21 화허(禍虛)
왕충(王充)의 《논형》 스물한 번째 편으로, 화해(禍害)를 입은 자가 악을 행해 그 보답을 받은 것이라는 통념을 비판한다. 자하(子夏)의 실명, 백기(白起)·몽염(蒙恬)의 자결, 이광(李廣)의 불봉(不封) 등을 들어, 궁달화복(窮達禍福)의 이름은 크게는 명(命), 작게는 때(時)에 달렸지 행실의 보응이 아님을 논한다.
번역
세상이 복우(福佑)를 받은 자는 이미 선을 행한 소치라 하고, 또 화해(禍害)를 입은 자는 악을 행해 얻은 것이라 한다. 깊은 악과 숨은 허물이 있어 천지가 벌하고 귀신이 보답한다 하여, 천지가 벌하는 바는 크든 작든 오히려 발하고 귀신이 보답하는 바는 멀든 가깝든 오히려 이른다 한다.
전(傳)에 "자하(子夏)가 그 아들을 잃고 시력을 잃으니, 증자(曾子)가 조문하며 곡했다. 자하가 '하늘이여, 나는 죄가 없거늘!' 하니, 증자가 노하여 '상(商)아, 네가 어찌 죄가 없느냐? 내 너와 더불어 수·사(洙泗) 사이에서 부자(夫子)를 섬기다 물러나 서하(西河) 가에서 늙어, 서하 백성이 너를 부자에 견주게 했으니 네 죄 하나요, 네 어버이 상에 백성이 특별히 들음이 없게 했으니 네 죄 둘이요, 네 아들을 잃고 네 시력을 잃었으니 네 죄 셋이라. 그런데 네가 어찌 죄 없다 하느냐' 했다. 자하가 지팡이를 던지고 절하며 '내 잘못이다, 내 잘못이다! 내 무리를 떠나 홀로 산 지 오래다' 했다" 한다. 무릇 자하가 시력을 잃으매 증자가 죄로 책망하고 자하가 지팡이를 던져 증자 말에 절함은, 하늘이 실로 허물을 벌하여 눈이 시력을 잃은 것이라, 자기가 실로 가졌으므로 절하고 그 허물을 받은 것이라 한다. 처음 듣고 언뜻 보면 다 그렇다 하나, 자세히 살피면 헛되고 망령된 말이다. (시력 잃음이 청력 잃음과 같아, 귀머거리는 허물 있다 안 하면서 소경은 죄 있다 함의 모순, 백우(伯牛)가 병들매 공자가 명이라 하고 허물이라 안 한 것, 안연이 일찍 죽고 자로가 젓 담겨도 그것이 극화(極禍)이나 죄 백 가지라 안 함 등을 든다.) 그러나 자하가 시력 잃음은 그 아들을 잃었기 때문이다. 자식은 사람 정이 통하는 바요 어버이는 사람이 힘써 보답하는 바라, 어버이 상에 백성이 들음이 없고 자식을 잃어 시력을 잃음은, 은혜가 어버이에 줄고 사랑이 자식에 더한 것이다. 더하면 곡읍이 한없어, 자주 곡해 중풍 들어 눈이 시력을 잃은 것이다. 증자가 속의(俗議)를 따라 자하의 세 죄를 드러내고, 자하도 속의를 좇아 시력 잃은 까닭에 절하고 그 허물을 받은 것이라, 증자·자하가 속됨을 떠나지 못했으니 공자 문하에 행실 차례가 윗자리에 있지 못했다.
진소양왕(秦昭襄王)이 백기(白起)에게 칼을 내려 백기가 칼에 엎드려 자결하려 하며 "내가 하늘에 무슨 죄가 있는가" 하다가, 한참 만에 "나는 본디 죽어 마땅하다. 장평(長平)의 싸움에 항복한 조(趙)의 군졸 수십만을 내가 속여 다 묻었으니 이로써 죽기에 족하다" 하고 자살했다. 백기가 자기 앞의 죄를 알아 뒤의 벌을 받아들인 것이라 한다. 무릇 백기가 자기가 죄 받는 까닭은 알았으나 조의 군졸이 묻힌 까닭은 몰랐다. 만일 하늘이 참으로 허물 있는 사람을 벌한다면 항복한 조의 군졸이 하늘에 무슨 죄가 있는가? 만일 용병에 함부로 죽였다면 사십만 무리에 반드시 죽지 않을 자가 있을 텐데, 죽지 않을 사람이 무슨 까닭에 선행으로 죄 없이 묻혔으며, 끝내 선으로 하늘 도움을 입지 못했는가? 백기는 무슨 까닭에 홀로 그 죄로 하늘 벌에 엎드렸는가? 이로 말하건대 백기의 말은 잘못이다.
진 이세(二世)가 사자를 보내 몽염(蒙恬)을 죽이라 하니, 몽염이 탄식하여 "내가 하늘에 무슨 허물이 있어 죄 없이 죽는가" 하다가 한참 만에 천천히 "내 죄는 본디 죽어 마땅하다. 임조(臨洮)에서 요동까지 성을 만 리에 뻗쳤으니 그 가운데 지맥(地脈)을 끊지 않을 수 없었으니 이것이 내 죄다" 하고 약을 삼켜 자살했다. 태사공이 그르다 하여 "진이 처음 제후를 멸하매 천하 마음이 정해지지 않고 상처가 낫지 않았는데, 몽염이 명장이 되어 이때 강히 간하여 백성의 급함을 구하고 늙은이·고아를 보살펴 뭇사람의 화합을 닦지 않고 뜻에 아첨해 공을 일으켰으니, 그 형제가 베임을 만남이 마땅하지 않은가! 어찌 지맥을 죄하랴" 했다. 무릇 몽염의 말이 이미 그르고 태사공의 그르다 함도 옳지 못하다. 어째서인가? (왕충은 몽염이 지맥을 끊은 죄로 죽어 마땅하다 함도, 땅이 만물을 길러 사람에게 무슨 허물이 있어 몽염이 그 맥을 끊었느냐, 또 태사공이 강히 간하지 않아 화를 자초했다 함도, 자신이 이릉(李陵)을 천거해 잠실(蠶室)에 내려간 천명임을 든다. 백이전에 안회가 일찍 죽고 도척이 천수를 누림을 천보(天報)의 의심으로 든 것을 들어, 안회가 일찍 죽지 않아야 하고 도척이 살지 못해야 한다 하면서 몽염만 죽어 마땅하다 함의 모순을 논한다.)
한 장수 이광(李廣)이 망기(望氣)하는 왕삭(王朔)과 한가히 말하여 "한이 흉노를 친 이래 내가 늘 그 가운데 있었으되, 교위 이하 재능이 나만 못한 자가 흉노군을 쳐 봉후된 자가 수십인데 나는 뒤지지 않으면서 끝내 한 치 공으로도 봉읍을 얻지 못함은 어째서인가? 내 상이 봉후에 마땅치 않은가, 본디 명인가" 물으니, 삭이 "장군이 스스로 생각건대 일찍이 한스러운 일이 있는가" 했다. 이광이 "내가 농서태수일 때 강(羌)이 반하여, 내가 꾀어 항복시킨 팔백여 인을 같은 날 속여 죽였으니, 지금도 한스러운 것이 이뿐이오" 하니, 삭이 "화가 이미 항복한 자를 죽임보다 큼이 없으니, 이것이 장군이 봉후되지 못한 까닭이오" 했다. 이광이 그렇다 여기고 듣는 자가 믿었다. 무릇 봉후되지 못함은 왕 되지 못함과 같다. 봉후되지 못함을 어찌 한하고 왕 되지 못함을 어찌 저버린다 하랴? 공자가 왕 되지 못했어도 논자가 저버림이 있다 안 하거늘, 이광이 봉후되지 못함을 왕삭이 한이 있다 하니, 왕삭의 말이 논의 실상을 잃은 것이다. (봉후에 천명이 있어 골체에 나타남, 위청(衛青)이 겸도(鉗徒)에게 봉후될 상을 본 것을 들어, 봉후에 명이 있지 행실로 얻는 바가 아님을 논한다.)
(이어 이사(李斯)가 한비(韓非)를 죽이고 거열당함, 상앙(商鞅)이 위공자 앙(卬)을 사로잡고 베임을 들어, 어진 이를 해치고 사귐을 속인 보응이라 함을 논박한다.) 무릇 사람의 궁달화복이 이름은 크게는 명(命)이요 작게는 때(時)다. 태공(太公)이 곤궁하고 천하다가 주문왕을 만나 봉해지고, 영척(甯戚)이 막혔다가 제환공을 만나 벼슬했다. 곤궁하고 천하고 막힘에 그름이 있고 봉해지고 벼슬함에 옳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궁달에 때가 있고 만남에 명이 있는 것이다. 태공·영척은 어진 이라 오히려 그름이 있다 할 만하나, 성인은 도가 순수한 자라, 우순이 아비와 아우에게 해를 입어 거의 두세 번 죽을 뻔하다 당요를 만나 요가 선양하여 제(帝)가 되었으니, 일찍이 해를 입음에 그름이 있은 것이 아니요 제가 됨에 옳음이 있은 것이 아니라, 앞 때가 이르지 않고 뒤가 명과 때가 이른 것이다. 한 몸의 행실, 한 절조가 결발(結髮)에서 죽도록 앞뒤로 다름이 없으나, 한번 이루고 한번 무너지며 한번 나아가고 한번 물러나며 한번 곤궁하고 한번 통달하며 한번 온전하고 한번 무너짐은, 만남이 마침 그러하고 명과 때가 마땅한 것이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世謂受福佑者既以為行善所致,又謂被禍害者為惡所得。以為有沉惡伏過,天地罰之,鬼神報之。天地所罰,小大猶發;鬼神所報,遠近猶至。
傳曰:「子夏喪其子而喪其明,曾子吊之,哭。子夏曰:『天乎,予之無罪也!』曾子怒曰:『商,汝何無罪也?吾與汝事夫子於洙、泗之間,退而老於西河之上,使西河之民疑汝於夫子,爾罪一也;喪爾親,使民未有異聞,爾罪二也;喪爾子,喪爾明,爾罪三也。而曰,汝何無罪歟?』子夏投其杖而拜,曰:『吾過矣,吾過矣!吾離群而索居,亦以久矣!』」
夫子夏喪其明,曾子責以罪,子夏投杖拜曾子之言,蓋以天實罰過,故目失其明,已實有之,故拜受其過。始聞暫見,皆以為然;熟考論之,虛妄言也。夫失明猶失聽也。失明則盲,失聽則聾。病聾不謂之有過,失明謂之有罪,惑也。蓋耳目之病,猶心腹之有病也。耳目失明聽,謂之有罪,心腹有病,可謂有過乎?伯牛有疾,孔子自牖執其手,曰:「亡之,命矣夫!斯人也而有斯疾也!」原孔子言,謂伯牛不幸,故傷之也。如伯牛以過致疾,天報以惡與子夏同,孔子宜陳其過,若曾子謂子夏之狀。今乃言命,命非過也。且天之罰人,猶人君罪下也。所罰服罪,人君赦之。子夏服過,拜以自悔,天德至明,宜愈其盲。如非天罪,子夏失明,亦換三罪。且喪明之病,孰與被厲之病?喪明有三罪,被厲有十過乎?顏淵早夭,子路 醢。早死、 醢,極禍也。以喪明言之,顏淵、子路有百罪也。由此言之,曾子之言誤矣。然子夏之喪明,喪其子也。子者人情所通,親者人所力報也。喪親民無聞,喪子失其明,此恩損於親而愛增於子也。增則哭泣無數,數哭中風,目失明矣。曾子因俗之議,以著子夏三罪。子夏亦緣俗議,因以失明故拜受其過。曾子、子夏未離於俗,故孔子門敘行未在上第也。
秦〔昭〕襄王賜白起劍,白起伏劍將自刎,曰:「我有何罪於天乎?」良久曰:「我固當死。長平之戰,趙卒降者數十萬,我詐而盡坑之,是足以死。」遂自殺。白起知己前罪,服更後罰也。夫白起知己所以罪,不知趙卒所以坑。如天審罰有過之人,趙降卒何辜於天?如用兵妄傷殺,則四十萬眾必有不亡,不亡之人,何故以其善行無罪而竟坑之,卒不得以善蒙天之佑?白起何故獨以其罪伏天之誅?由此言之,白起之言過矣。
秦二世使使者詔殺蒙恬,蒙恬喟然嘆曰:「我何過於天,無罪而死?」良久,徐曰:「恬罪故當死矣。夫起臨洮屬之遼東,城徑萬里,此其中不能毋絕地脈。此乃恬之罪也。」即吞葯自殺。太史公非之曰:「夫秦初滅諸侯,天下心未定,夷傷未瘳,而恬為名將,不以此時強諫,救百姓之急,養老矜孤,修眾庶之和,阿意興功,此其(子)〔兄〕弟(過)〔遇〕誅,不亦宜乎!何與乃罪地脈也?」
夫蒙恬之言既非,而太史公非之亦未是。何則?蒙恬絕脈,罪至當死。地養萬物,何過於人,而蒙恬絕其脈?知己有絕地脈之罪,不知地脈所以絕之過。自非如此,與不自非何以異?太史公(為)〔乃〕非恬之為名將,不能以強諫,故致此禍。夫當諫不諫,故致受死亡之戮。身任李陵,坐下蠶室,如太史公之言,所任非其人,故殘身之戮,天命而至也。非蒙恬以不強諫,故致此禍,則己下蠶室,有非者矣。己無非,則其非蒙恬,非也。作伯夷之傳,(則)〔列〕善惡之行云:「七十子之徒,仲尼獨荐顏淵好學。然回也屢空,糟糠不厭,卒夭死。天之報施善人如何哉!盜蹠日殺不辜,肝人之肉,暴戾恣睢,聚党數千,橫行天下,竟以壽終。是獨遵何哉?」若此言之,顏回不當早夭,盜蹠不當全活也。不怪顏淵不當夭,而獨謂蒙恬當死,過矣。漢將李廣與望氣王朔燕語曰:「自漢擊匈奴,而廣未常不在其中。而諸校尉以下,才能不及中,然以胡軍攻取侯者數十人。而廣不為(侯)後人,然終無尺(土)〔寸〕之功,以得(見)封邑者,何也?豈吾相不當侯,且固命也?」朔曰:「將軍自念,豈常有恨者乎?」
廣曰:「吾為隴西太守,羌常反,吾誘而降之八百餘人;吾詐而同日殺之。至今恨之,獨此矣。」朔曰:「禍莫大於殺已降,此乃將軍所以不得侯者也。」李廣然之,聞者信之。夫不侯,猶不王者也。不侯何恨,不王何負乎?孔子不王,論者不謂之有負;李廣不侯,王朔謂之有恨。然則王朔之言,失論之實矣。論者以為人之封侯,自有天命。天命之符,見於骨體。大將軍衛青在建章宮時,鉗徒相之,曰:「貴至封侯。」後竟以功封萬戶侯。衛青未有功,而鉗徒見其當封之証。由此言之,封侯有命,非人操行所能得也。鉗徒之言實而有效,王朔之言虛而無驗也。
多橫恣而不罹禍,順道而違福,王朔之說,白起自非、蒙恬自咎之類也。倉卒之世,以財利相劫殺者眾。同車共船,千里為商,至闊 之地,殺其人而并取其財,尸捐不收,骨暴不葬,在水為魚鱉之食,在土為螻蟻之糧;惰窳之人,不力農勉商,以積谷貨,遭歲飢饉,腹餓不飽,椎人若畜,割而食之,無君子小人,并為魚肉:人所不能知,吏所不能覺。千人以上,萬人以下,計一聚之中,生者百一,死者十九。可謂無道至痛甚矣,皆得陽達富厚安樂。天不責其無仁義之心,道相并殺;非其無力作而倉卒以人為食,加以渥禍,使之夭命,章其陰罪,明示世人,使知不可為非之驗,何哉?王朔之言,未必審然。
傳書李斯妒同才,幽殺韓非於秦,後被車裂之罪,商鞅欺舊交,擒魏公子 ,後受誅死禍。
彼欲言其賊賢欺交,故受患禍之報也。夫韓非何過而為李斯所幽,公子 何罪而為商鞅所擒?車裂誅死,賊賢欺交,幽死見擒,何以致之?如韓非、公子 有惡,天使李斯、商鞅報之,則李斯、商鞅為天奉誅,宜蒙其賞,不當受其禍。如韓非、公子無惡,非天所罰,李斯、商鞅不得幽擒。論者說曰:「韓非、公子 有陰惡伏罪,人不聞見,天獨知之,故受戮殃。」
夫諸有罪之人,非賊賢則逆道。如賊賢,則被所賊者何負?如逆道,則被所逆之道何非?
凡人窮達禍福之至,大之則命,小這則時。太公窮賤,遭周文而得封。甯戚隱厄,逢齊桓而見官。非窮賤隱厄有非,而得封見官有是也。窮達有時,遭遇有命也。太公、甯戚賢者也,尚可謂有非。聖人純道者也,虞舜為父弟所害,幾死再三;有遇唐堯,堯禪舜,立為帝。嘗見害,未有非;立為帝,未有是。前時未到,後則命時至也。案古人君臣困窮,後得達通,未必初有惡天禍其前,卒有善神佑其後也。一身之行,一行之操,結髮終死,前後無異。然一成一敗,一進一退,一窮一通,一全一壞,遭遇適然,命時當也。
이 고전이 말한 사주, 직접 확인해 보세요
논형(論衡)의 명리 원리는 더큼만세력의 분석 알고리즘에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내 사주의 용신·격국·오행을 10초 만에 확인하세요.
더큼만세력에서 내 사주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