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 13 진심상(盡心上)

맹자(孟子) · 전국 맹가 · 번역·감수 허유

《맹자》 〈진심상〉 편의 전문 완역이다. 마음을 다하여 본성을 알고 하늘을 섬김, 명(命)을 바르게 받음, 양지양능(良知良能),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 궁달(窮達)의 처신 등 맹자 수양론의 결론에 해당하는 짧은 잠언들이 주를 이룬다. 총 46장.

번역

1장

맹자가 말하였다. "그 마음을 다하는 자(盡其心者)는 그 본성을 안다. 그 본성을 알면 하늘을 안다. 그 마음을 보존하고 그 본성을 기르는 것이 하늘을 섬기는 것이다. 일찍 죽고 오래 사는 것에 마음이 둘로 갈리지 않고 몸을 닦아 기다리는 것이 명(命)을 세우는 것이다."

2장

맹자가 말하였다. "명 아닌 것이 없으니, 그 바른 것을 순히 받아야 한다. 그러므로 명을 아는 자는 무너지는 담장 아래 서지 않는다. 그 도를 다하고 죽는 것이 바른 명(正命)이요, 차꼬와 수갑을 차고 죽는 것은 바른 명이 아니다."

3장

맹자가 말하였다. "'구하면 얻고 버리면 잃는다'는 것은 구함이 얻는 데 유익한 경우이니, 나에게 있는 것을 구함이다. '구함에 도가 있고 얻음에 명이 있다'는 것은 구함이 얻는 데 무익한 경우이니, 밖에 있는 것을 구함이다."

4장

맹자가 말하였다. "만물이 모두 나에게 갖추어져 있다. 자신을 돌이켜 진실하면 즐거움이 이보다 큰 것이 없다. 힘써 서(恕)를 행하면 인을 구함이 이보다 가까운 것이 없다."

5장

맹자가 말하였다. "행하면서도 밝게 알지 못하고, 익히면서도 살피지 못하며, 종신토록 그것을 따르면서도 그 도를 알지 못하는 자가 뭇사람이다."

6장

맹자가 말하였다. "사람은 부끄러움이 없을 수 없으니, 부끄러움이 없음을 부끄러워하면 부끄러움이 없게 된다."

7장

맹자가 말하였다. "부끄러움은 사람에게 크다. 임기응변의 교묘함을 부리는 자는 부끄러움을 쓸 데가 없다. 남만 못함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무엇이 남만 하겠는가."

8장

맹자가 말하였다. "옛날의 어진 왕은 선을 좋아하여 권세를 잊었다. 옛날의 어진 선비라 하여 어찌 홀로 그렇지 않았겠는가. 그 도를 즐겨 남의 권세를 잊었다. 그러므로 왕공이 공경을 다하고 예를 다하지 않으면 그를 자주 만날 수 없었다. 만나는 것도 오히려 자주 할 수 없었거늘, 하물며 그를 신하 삼는 것이겠는가."

9장

맹자가 송구천(宋句踐)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유세(游)를 좋아하는가? 내가 그대에게 유세에 대해 말하리라. 남이 알아주어도 태연하고(囂囂),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태연하라."

송구천이 말하였다. "어떻게 하면 태연할 수 있습니까?"

맹자가 말하였다. "덕을 높이고 의를 즐기면 태연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선비는 곤궁해도 의를 잃지 않고, 영달해도 도를 떠나지 않는다. 곤궁해도 의를 잃지 않으므로 선비가 자기를 지키고, 영달해도 도를 떠나지 않으므로 백성이 실망하지 않는다. 옛사람은 뜻을 얻으면 은택을 백성에게 더하고, 뜻을 얻지 못하면 몸을 닦아 세상에 드러났다. 곤궁하면 홀로 그 몸을 선하게 하고(窮則獨善其身), 영달하면 천하를 아울러 선하게 한다(達則兼善天下)."

10장

맹자가 말하였다. "문왕을 기다린 뒤에 일어나는 자는 보통 백성이다. 무릇 호걸의 선비라면 비록 문왕이 없더라도 일어난다."

11장

맹자가 말하였다. "한씨(韓氏)·위씨(魏氏)의 집안을 보태 주어도 (그 부귀를) 스스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 남보다 훨씬 뛰어난 것이다."

12장

맹자가 말하였다. "편안하게 하는 도리로 백성을 부리면 비록 수고롭더라도 원망하지 않고, 살리는 도리로 백성을 죽이면 비록 죽더라도 죽인 자를 원망하지 않는다."

13장

맹자가 말하였다. "패자(霸者)의 백성은 즐거워 보이고, 왕자(王者)의 백성은 너그럽고 만족스러워 보인다. 죽여도 원망하지 않고, 이롭게 해 주어도 공으로 여기지 않으며, 백성이 날마다 선으로 옮겨가면서도 누가 그렇게 하는지 알지 못한다. 무릇 군자가 지나가는 곳은 교화되고, 마음에 두는 바는 신묘하여, 위아래가 천지와 더불어 함께 흐르니, 어찌 작은 도움이라 하겠는가."

14장

맹자가 말하였다. "어진 말(仁言)은 어진 소리(仁聲)가 사람에게 깊이 들어가는 것만 못하고, 좋은 정치(善政)는 좋은 가르침(善教)이 백성을 얻는 것만 못하다. 좋은 정치는 백성이 두려워하고, 좋은 가르침은 백성이 사랑한다. 좋은 정치는 백성의 재물을 얻고, 좋은 가르침은 백성의 마음을 얻는다."

15장

맹자가 말하였다. "사람이 배우지 않고도 능한 것이 양능(良能)이요, 생각하지 않고도 아는 것이 양지(良知)이다. 어린아이도 그 어버이를 사랑할 줄 모르는 이가 없고, 자라서는 그 형을 공경할 줄 모르는 이가 없다. 어버이를 친애함은 인이요, 어른을 공경함은 의이다. 다름이 아니라 천하에 통하기 때문이다."

16장

맹자가 말하였다. "순임금이 깊은 산 가운데 거하여 나무·돌과 함께 살고 사슴·멧돼지와 함께 노닐었으니, 깊은 산의 야인(野人)과 다른 점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한 마디 선한 말을 듣고 한 가지 선한 행실을 보면, 마치 강하(江河)를 터놓은 듯이 세차게 흘러 막을 수 없었다."

17장

맹자가 말하였다. "하지 않을 것을 하지 말고, 바라지 않을 것을 바라지 말라. 이와 같을 따름이다."

18장

맹자가 말하였다. "사람 가운데 덕행과 지혜와 기술과 지식을 가진 자는 항상 어려움과 병통 속에 있다. 오직 외로운 신하와 서자(孽子)는 그 마음 잡음이 위태롭고 환난을 근심함이 깊으므로 통달한다."

19장

맹자가 말하였다. "임금을 섬기는 사람이 있으니, 이 임금을 섬기면 비위를 맞추어 기쁘게 하는 자이다. 사직(社稷)을 편안히 하는 신하가 있으니, 사직을 편안히 하는 것을 기쁨으로 삼는 자이다. 하늘이 낸 백성(天民)이 있으니, 천하에 행할 만한 뒤에야 행하는 자이다. 대인(大人)이 있으니, 자기를 바르게 하여 남이 바르게 되는 자이다."

20장

맹자가 말하였다. "군자에게 세 가지 즐거움이 있으니, 천하에 왕 노릇 하는 것은 거기에 들지 않는다. 부모가 모두 살아 계시고 형제가 무고한 것이 첫째 즐거움이요,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은 것이 둘째 즐거움이요,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 셋째 즐거움이다. 군자에게 세 가지 즐거움이 있으니, 천하에 왕 노릇 하는 것은 거기에 들지 않는다."

21장

맹자가 말하였다. "넓은 토지와 많은 백성을 군자가 바라기는 하나 즐거움은 거기에 있지 않다. 천하의 한가운데 서서 사해의 백성을 안정시키는 것을 군자가 즐거워하나 본성은 거기에 있지 않다. 군자의 본성은 크게 행해져도 더해지지 않고 곤궁하게 거해도 줄어들지 않으니, 분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군자의 본성인 인·의·예·지는 마음에 뿌리내려, 그 빛깔로 드러남이 윤택하게 얼굴에 나타나고 등에 가득 차며 사지에 베풀어지니, 사지가 말하지 않아도 절로 알게 된다."

22장

맹자가 말하였다. "백이가 주(紂)를 피하여 북해의 물가에 살다가 문왕이 일어났다는 소문을 듣고 '어찌 돌아가지 않으랴. 내 들으니 서백(西伯)은 늙은이를 잘 봉양한다'고 하였고, 태공이 주를 피하여 동해의 물가에 살다가 문왕이 일어났다는 소문을 듣고 '어찌 돌아가지 않으랴. 내 들으니 서백은 늙은이를 잘 봉양한다'고 하였다. 천하에 늙은이를 잘 봉양하는 이가 있으면 어진 사람이 자기 돌아갈 곳으로 여긴다. 다섯 묘의 집에 담장 아래 뽕나무를 심어 필부(匹婦)가 누에를 치면 늙은이가 비단옷을 입기에 충분하고, 다섯 마리 암탉과 두 마리 암퇘지를 때를 놓치지 않으면 늙은이가 고기를 거르지 않기에 충분하며, 백 묘의 밭을 필부(匹夫)가 갈면 여덟 식구의 집안이 굶주리지 않기에 충분하다. 이른바 서백이 늙은이를 잘 봉양했다는 것은, 그 토지를 정해 주고 심고 기르는 것을 가르치며 처자를 인도하여 늙은이를 봉양하게 한 것이다. 쉰 살에는 비단이 아니면 따뜻하지 않고 일흔 살에는 고기가 아니면 배부르지 않으니, 따뜻하지 않고 배부르지 않은 것을 얼고 굶주린다(凍餒) 한다. 문왕의 백성에 얼고 굶주린 늙은이가 없었다는 것이 이것을 이른다."

23장

맹자가 말하였다. "그 밭을 잘 다스리고 세금을 가볍게 거두면 백성을 부유하게 할 수 있다. 먹기를 때에 맞게 하고 쓰기를 예에 맞게 하면 재물을 이루 다 쓸 수 없다. 백성은 물과 불이 아니면 살 수 없는데, 어두운 저녁에 남의 문을 두드려 물과 불을 구하면 주지 않는 이가 없는 것은 지극히 넉넉하기 때문이다. 성인이 천하를 다스려 콩과 곡식을 물과 불처럼 흔하게 하니, 콩과 곡식이 물과 불처럼 흔하다면 백성에게 어찌 어질지 않은 자가 있겠는가."

24장

맹자가 말하였다. "공자가 동산(東山)에 올라 노나라를 작게 여기고 태산(泰山)에 올라 천하를 작게 여겼다. 그러므로 바다를 본 자에게는 (다른) 물을 말하기 어렵고, 성인의 문하에서 노닌 자에게는 (다른) 말을 하기 어렵다. 물을 보는 데에 방법이 있으니, 반드시 그 물결을 보아야 한다. 해와 달은 밝음이 있어 빛을 받아들이는 곳이면 반드시 비춘다. 흐르는 물은 사물됨이 웅덩이를 채우지 않으면 나아가지 않으니, 군자가 도에 뜻을 둠도 문장(章, 일정한 단계)을 이루지 않으면 통달하지 못한다."

25장

맹자가 말하였다. "닭이 울면 일어나 부지런히 선을 행하는 자는 순임금의 무리요, 닭이 울면 일어나 부지런히 이로움을 좇는 자는 도척(跖)의 무리이다. 순임금과 도척의 구분을 알고자 하면 다름이 아니라 이로움과 선의 사이일 따름이다."

26장

맹자가 말하였다. "양자(楊子)는 '나를 위함(爲我)'을 취하여 한 터럭을 뽑아 천하를 이롭게 하는 일도 하지 않았다. 묵자(墨子)는 '두루 사랑함(兼愛)'을 주장하여 정수리를 갈아 발꿈치에 이르도록 천하를 이롭게 하는 일을 하였다. 자막(子莫)은 '가운데를 잡음(執中)'을 취하였으니, 가운데를 잡는 것이 도에 가깝다. 그러나 가운데를 잡되 저울질(權)이 없으면 한쪽을 잡는 것과 같다. 한쪽을 잡는 것을 미워하는 까닭은 도를 해치기 때문이니, 하나를 들어 백 가지를 폐하는 것이다."

27장

맹자가 말하였다. "굶주린 자는 무엇이든 달게 먹고 목마른 자는 무엇이든 달게 마시니, 이는 음식의 바른 맛을 얻지 못한 것으로, 굶주림과 목마름이 해친 것이다. 어찌 입과 배에만 굶주림과 목마름의 해가 있겠는가. 사람의 마음에도 모두 해가 있다. 사람이 굶주림과 목마름의 해로 마음의 해를 삼지 않을 수 있으면, 남만 못함을 근심하지 않게 된다."

28장

맹자가 말하였다. "유하혜는 삼공(三公)의 자리로도 그 절개(介)를 바꾸지 않았다."

29장

맹자가 말하였다. "큰일을 하는 자는 비유하면 우물을 파는 것과 같다. 우물을 아홉 길이나 파고도 샘에 미치지 못하면 그래도 우물을 버린 것이 된다."

30장

맹자가 말하였다. "요순은 본성대로 한 것(性之)이요, 탕왕·무왕은 몸으로 실천한 것(身之)이요, 오패는 빌린 것(假之)이다. 오래 빌리고 돌려주지 않으면 그것이 자기 것이 아님을 어찌 알겠는가."

31장

공손추가 말하였다. "이윤이 '나는 도리에 순하지 않은 것을 익히지 않겠다'고 하여 태갑을 동(桐) 땅으로 추방하자 백성이 크게 기뻐하였고, 태갑이 어질어지자 다시 돌아오게 하니 백성이 크게 기뻐하였습니다. 어진 자가 남의 신하가 되어서 그 임금이 어질지 않으면 진실로 추방할 수 있습니까?"

맹자가 말하였다. "이윤의 뜻이 있으면 되지만, 이윤의 뜻이 없으면 찬탈이다."

32장

공손추가 말하였다. "《시》에 '공밥을 먹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군자가 밭 갈지 않고 먹는 것은 어찌해서입니까?"

맹자가 말하였다. "군자가 어느 나라에 거할 때 그 임금이 그를 쓰면 편안하고 부유하고 높고 영화롭게 되며, 그 자제가 그를 따르면 효도하고 공손하고 충성스럽고 미덥게 된다. '공밥을 먹지 않는다' 함이 무엇이 이보다 크겠는가."

33장

왕자 점(墊)이 물었다. "선비는 무엇을 일삼습니까?"

맹자가 말하였다. "뜻을 높인다(尚志)."

"뜻을 높인다는 것은 무엇을 이릅니까?"

맹자가 말하였다. "인의일 따름이다. 한 사람의 죄 없는 이를 죽이는 것은 인이 아니요, 자기 소유가 아닌데 취하는 것은 의가 아니다. 거할 곳이 어디인가? 인이 이것이다. 갈 길이 어디인가? 의가 이것이다. 인에 거하고 의를 따르면 대인의 일이 갖추어진다."

34장

맹자가 말하였다. "진중자(陳仲子)는 의롭지 않게 제나라를 준다 해도 받지 않을 자라고 사람들이 모두 믿지만, 이는 한 그릇 밥과 한 그릇 국을 사양하는 정도의 의일 뿐이다. 사람에게 친척·군신·상하의 윤리를 저버리는 것보다 큰 잘못은 없다. 그 작은 것으로 그 큰 것을 믿는 것이 어찌 옳겠는가."

35장

도응(桃應)이 물었다. "순임금이 천자가 되고 고요(皋陶)가 옥관(士)이 되었는데, 고수(瞽瞍)가 사람을 죽이면 어떻게 합니까?"

맹자가 말하였다. "그를 잡을 따름이다."

"그렇다면 순임금이 금하지 않습니까?"

맹자가 말하였다. "무릇 순임금이 어찌 금할 수 있겠는가. 무릇 (고요는) 받은 바(법)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순임금은 어떻게 합니까?"

맹자가 말하였다. "순임금은 천하 버리기를 헌신짝 버리듯 여길 것이다. 몰래 (아버지를) 업고 도망하여 바닷가를 따라 거하면서, 종신토록 흔연히 즐거워하며 천하를 잊을 것이다."

36장

맹자가 범(范) 땅에서 제나라로 가다가 멀리 제왕의 아들을 바라보고 깊이 탄식하며 말하였다. "거처(居)가 기상을 바꾸고 봉양(養)이 몸을 바꾸니, 크도다 거처여. 누군들 사람의 자식이 아니겠는가."

맹자가 말하였다. "왕자의 궁실과 거마와 의복이 남과 같은 점이 많은데도 왕자가 저러한 것은 그 거처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하물며 천하의 넓은 거처(廣居, 인)에 거하는 자이겠는가. 노나라 임금이 송나라에 가서 질택(垤澤)의 문에서 부르니 문지기가 말하기를 '이는 우리 임금이 아닌데 어찌 그 소리가 우리 임금과 비슷한가' 하였으니, 이는 다름이 아니라 거처가 서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37장

맹자가 말하였다. "먹이기만 하고 사랑하지 않으면 돼지로 사귀는 것이요, 사랑하기만 하고 공경하지 않으면 짐승으로 기르는 것이다. 공경이란 폐백을 보내기 전에 있는 것이다. 공경하되 실상이 없으면 군자가 헛되이 매여 있을 수 없다."

38장

맹자가 말하였다. "형색(形色)은 천성(天性)이다. 오직 성인인 뒤에야 그 형색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다."

39장

제 선왕이 상기(喪期)를 줄이고자 하였다. 공손추가 말하였다. "기년상(期之喪, 1년상)이라도 그만두는 것보다 낫지 않겠습니까?"

맹자가 말하였다. "이는 마치 어떤 이가 그 형의 팔을 비틀고 있는데 그대가 '우선 천천히 하라'고 이르는 것과 같다. 또한 그에게 효제를 가르칠 따름이다."

왕자 가운데 그 어머니가 죽은 자가 있었는데, 그 사부가 그를 위해 몇 달의 상을 청하였다. 공손추가 말하였다. "이와 같은 경우는 어떻습니까?"

맹자가 말하였다. "이는 (삼년상을) 마치고자 하나 할 수 없는 경우이니, 비록 하루를 더하더라도 그만두는 것보다 낫다. (앞서 말한 것은) 금하는 이가 없는데도 하지 않는 자를 이른 것이다."

40장

맹자가 말하였다. "군자가 가르치는 방법이 다섯이다. 때맞은 비처럼 교화하는 경우가 있고, 덕을 이루어 주는 경우가 있고, 재능을 통달하게 하는 경우가 있고, 물음에 답하는 경우가 있고, 직접 가르치지 않고도 사사로이 선하게 닦게 하는 경우(私淑艾)가 있다. 이 다섯이 군자가 가르치는 방법이다."

41장

공손추가 말하였다. "도(道)는 높고 아름다워 마치 하늘에 오르는 것 같아서 미칠 수 없을 듯합니다. 어찌하여 저들로 하여금 거의 미칠 만하게 하여 날마다 부지런히 힘쓰게 하지 않으십니까?"

맹자가 말하였다. "큰 목수는 서툰 목공을 위해 먹줄(繩墨)을 고치거나 폐하지 않고, 예(羿)는 서툰 사수를 위해 활 당기는 정도를 바꾸지 않는다. 군자는 (활을) 당기되 쏘지 않으나 (당장이라도 쏠 듯이) 뛰어오를 듯하니, 중도(中道)에 서서 능한 자가 따른다."

42장

맹자가 말하였다. "천하에 도가 있으면 도로써 몸을 따르게 하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몸으로써 도를 따르게 한다. 도로써 남을 따르게 했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다."

43장

공도자가 말하였다. "등경(滕更)이 문하에 있을 때 예우할 만한데도 답하지 않으심은 어찌해서입니까?"

맹자가 말하였다. "귀함을 내세워 묻거나, 어짊을 내세워 묻거나, 나이 많음을 내세워 묻거나, 공로를 내세워 묻거나, 연고를 내세워 묻는 것은 모두 답하지 않는 바이다. 등경은 그 가운데 둘을 가지고 있었다."

44장

맹자가 말하였다. "그만두어서는 안 될 데서 그만두는 자는 그만두지 않는 바가 없고, 두터이 해야 할 데서 박하게 하는 자는 박하게 하지 않는 바가 없다. 그 나아감이 빠른 자는 그 물러남도 빠르다."

45장

맹자가 말하였다. "군자가 사물에 대해서는 사랑하되 인(仁)으로 대하지는 않고, 백성에 대해서는 인으로 대하되 친애하지는 않는다. 어버이를 친애한 뒤에 백성을 인으로 대하고, 백성을 인으로 대한 뒤에 사물을 사랑한다."

46장

맹자가 말하였다. "지혜로운 자는 알지 못하는 것이 없으나 마땅히 힘써야 할 것을 급하게 여기고, 어진 자는 사랑하지 않는 것이 없으나 어진 이를 친히 함을 급한 일로 삼는다. 요순의 지혜로도 만물을 두루 알지 못한 것은 먼저 힘쓸 것을 급히 했기 때문이요, 요순의 인으로도 사람을 두루 사랑하지 못한 것은 어진 이를 친히 함을 급히 했기 때문이다. 삼년상을 치르지 못하면서 시마(緦麻)·소공(小功)의 (짧은) 상복을 살피고, 밥을 마구 떠먹고 국을 흘려 마시면서 (예법으로) 이빨로 마른고기 끊는 것을 따지는 것, 이것을 일러 힘쓸 바를 알지 못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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