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 국풍 15 빈풍(豳風)
《시경》 국풍의 마지막으로, 주나라 옛 터전 빈(豳) 지역의 노래 일곱 편을 담는다. 한 해 농사와 절기를 노래한 대작 〈칠월〉, 주공(周公)의 일을 기리고 동정(東征)을 그린 〈치효〉·〈동산〉·〈파부〉·〈벌가〉·〈구역〉·〈낭발〉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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毛詩序: 《七月》,陳王業也。周公遭變故,陳后稷先公風化之所由,致王業之艱難也。
모시 소서: 〈칠월〉은 왕업을 펼친 것이다. 주공(周公)이 변고를 만나, 후직(后稷)과 선공(先公)이 교화한 바와 왕업을 이루기까지의 어려움을 펼친 것이다.
七月流火,九月授衣。一之日觱發,二之日栗烈。 無衣無褐,何以卒歲?三之日于耜,四之日舉趾。同我婦子,饁彼南畝。田畯至喜。
칠월에 화성(火星)이 기울고 구월에 옷을 마련하네. 동짓달엔 찬 바람 일고 섣달엔 매서운 추위라. 옷도 베옷도 없으니 어찌 한 해를 나랴. 정월엔 쟁기를 손질하고 이월엔 밭을 갈러 나가네. 아내와 자식과 함께 저 남쪽 밭에 들밥을 내가니 권농관이 와 기뻐하네.
七月流火,九月授衣。春日載陽,有鳴倉庚。 女執懿筐,遵彼微行,爰求柔桑。春日遲遲。采蘩祁祁。女心傷悲,殆及公子同歸。
칠월에 화성이 기울고 구월에 옷을 마련하네. 봄날 따뜻해지니 꾀꼬리가 우네. 여인이 깊은 광주리 들고 저 오솔길을 따라 부드러운 뽕잎을 찾네. 봄날 길고 길어 흰쑥을 수북이 캐네. 여인의 마음 아프니, 공자(公子) 따라 시집갈까 두려워서라.
七月流火,八月萑葦。蠶月條桑,取彼斧斨。 以伐遠揚,猗彼女桑。七月鳴鵙,八月載績,載玄載黃。我朱孔陽,為公子裳。
칠월에 화성이 기울고 팔월에 갈대를 베네. 누에 치는 달에 뽕가지를 치려 도끼를 잡네. 멀리 뻗은 가지를 베고 그 연한 뽕잎을 따네. 칠월에 왜가리 울고 팔월에 길쌈하여 검게도 누렇게도 물들이네. 내 다홍빛이 가장 고우니 공자의 옷을 짓네.
四月秀葽,五月鳴蜩,八月其穫,十月隕蘀。 一之日于貉,取彼狐貍,為公子裘。二之日其同,載纘武功,言私其豵,獻豜于公。
사월에 아기풀 패고 오월에 매미 우네. 팔월에 곡식을 거두고 시월에 잎이 지네. 동짓달엔 담비 사냥 가 저 여우와 살쾡이를 잡아 공자의 갖옷을 짓네. 섣달엔 모두 모여 무예를 익히니, 새끼 멧돼지는 내가 갖고 큰 멧돼지는 공께 바치네.
五月斯螽動股,六月莎雞振羽,七月在野,八月在宇, 九月在戶,十月蟋蟀入我牀下。穹窒熏鼠,塞向墐戶。嗟我婦子,曰為改歲。入此室處。
오월엔 여치가 다리를 떨고 유월엔 베짱이가 날개를 떠네. 칠월엔 들에 있고 팔월엔 처마에 있네. 구월엔 문에 있고 시월엔 귀뚜라미가 내 침상 아래로 드네. 구멍을 막고 쥐를 연기로 쫓으며 북창을 막고 문을 진흙으로 바르네. 아, 우리 아내와 자식이여, 해를 바꾸려 하니 이 방에 들어와 지내자.
六月食鬱及薁,七月亨葵及菽,八月剝棗,十月穫稻。 為此春酒,以介眉壽。七月食瓜,八月斷壺,九月叔苴,采荼薪樗,食我農夫。
유월엔 아가위와 머루를 먹고 칠월엔 아욱과 콩을 삶네. 팔월엔 대추를 떨고 시월엔 벼를 거두네. 이로 봄술을 빚어 노인의 장수를 비네. 칠월엔 오이를 먹고 팔월엔 박을 따며, 구월엔 삼씨를 거두고 씀바귀를 캐며 가죽나무를 베어 우리 농부를 먹이네.
九月築場圃,十月納禾稼。黍稷重穋,禾麻菽麥。 嗟我農夫,我稼既同,上入執宮功。晝爾于茅,宵爾索綯。亟其乘屋,其始播百穀。
구월엔 마당을 다지고 시월엔 곡식을 들이네. 기장과 피, 늦곡식과 올곡식, 벼와 삼과 콩과 보리라. 아, 우리 농부여, 곡식을 다 거두었으니 들어가 집안일을 하네. 낮엔 띠를 베고 밤엔 새끼를 꼬며, 어서 지붕을 이어야 다시 온갖 곡식을 뿌리리.
二之日鑿冰沖沖,三之日納于凌陰,四之日其蚤,獻羔祭韭。 九月肅霜,十月滌場。朋酒斯饗,曰殺羔羊。躋彼公堂,稱彼兕觥。萬壽無疆。
섣달엔 쩡쩡 얼음을 깨고 정월엔 얼음 창고에 들이며, 이월엔 일찍 새끼 양과 부추로 제사하네. 구월엔 된서리 내리고 시월엔 마당을 치우네. 두 동이 술로 잔치하며 새끼 양을 잡네. 저 공의 당에 올라 외뿔잔을 들어 만수무강을 비네.
毛詩序: 《鴟鴞》,周公救亂也。成王未知周公之志,公乃為詩以遺王,名之曰《鴟鴞》焉。
모시 소서: 〈치효〉는 주공이 난을 구한 것이다. 성왕(成王)이 아직 주공의 뜻을 알지 못하니, 주공이 시를 지어 왕에게 보내고 〈치효〉라 이름하였다.
鴟鴞鴟鴞,既取我子,無毀我室!恩斯勤斯,鬻子之閔斯。 迨天之未陰雨,徹彼桑土。綢繆牖戶。今女下民,或敢侮予。 予手拮据,予所捋荼。予所蓄租,予口卒瘏。曰予未有室家。 予羽譙譙,予尾翛翛。予室翹翹,風雨所漂搖。予維音嘵嘵。
올빼미여 올빼미여, 이미 내 새끼를 앗아 갔으니 내 둥지마저 헐지 마라. 정성껏 사랑하여 새끼를 기르느라 애썼노라. 하늘이 흐려 비 오기 전에 저 뽕나무 뿌리껍질을 벗겨 창과 문을 단단히 얽었네. 이제 너희 아래 백성이 혹 감히 나를 업신여기랴. 내 손이 다 닳도록 띠풀을 뽑고 검불을 모으느라 내 입이 다 헐었네. 아직 내 집을 다 짓지 못했음이라. 내 깃은 다 닳고 내 꽁지는 다 해졌네. 내 집은 위태로이 흔들려 비바람에 나부끼니, 나는 그저 다급히 울 뿐이네.
毛詩序: 《東山》,周公東征也。周公東征,三年而歸,勞歸士大夫美之,故作是詩也。一章言其完也,二章言其思也,三章言其室家之望女也,四章樂男女之得及時也。君子之於人,序其情而閔其勞,所以說也。說以使民,民忘其死,其唯東山乎。
모시 소서: 〈동산〉은 주공이 동쪽을 정벌한 것이다. 주공이 동정(東征)하여 삼 년 만에 돌아오니, 돌아온 군사를 위로하고 대부가 기려 이 시를 지었다. 첫 장은 그 무사함을 말하고, 둘째 장은 그 그리움을 말하며, 셋째 장은 집안에서 그를 바람을 말하고, 넷째 장은 남녀가 때를 얻음을 즐거워한 것이다. 군자가 사람에 대하여 그 정을 펴고 그 수고로움을 가엾이 여기니, 그래서 기뻐한 것이다. 기쁘게 하여 백성을 부리면 백성이 죽음도 잊으니, 오직 이 〈동산〉이로다.
我徂東山,慆慆不歸。我來自東,零雨其濛。我東曰歸,我心西悲。 制彼裳衣,勿士行枚。蜎蜎者蠋,烝在桑野。敦彼獨宿,亦在車下。 我徂東山,慆慆不歸。我來自東,零雨其濛。果臝之實,亦施于宇。 伊威在室,蠨蛸在戶。町畽鹿場,熠燿宵行。不可畏也,伊可懷也。 我徂東山,慆慆不歸。我來自東,零雨其濛。鸛鳴于垤,婦歎于室。 洒埽穹窒,我征聿至。有敦瓜苦,烝在栗薪。自我不見,于今三年。 我徂東山,慆慆不歸。我來自東,零雨其濛。倉庚于飛,熠燿其羽。 之子于歸,皇駁其馬。親結其縭,九十其儀。其新孔嘉,其舊如之何?
내 동산으로 가서 오래도록 돌아오지 못했네. 내 동쪽에서 오는데 가랑비 부슬부슬 내리네. 내 동쪽에서 돌아간다 하니 내 마음 서쪽으로 향해 슬프네. 저 평복을 지어 입고 다시 입에 재갈 물 일 없네. 꿈틀대는 뽕나무벌레가 뽕나무 들에 있더니, 웅크려 홀로 자는 나도 수레 아래 있었네. 내 동산으로 가서 오래도록 돌아오지 못했네. 내 동쪽에서 오는데 가랑비 부슬부슬 내리네. 하눌타리 열매가 처마에 뻗었겠지. 쥐며느리가 방에 있고 갈거미가 문에 줄 쳤겠지. 빈 마당은 사슴터가 되고 반딧불이 밤에 반짝이겠지. 두려운 것이 아니라 그리운 것이라. 내 동산으로 가서 오래도록 돌아오지 못했네. 내 동쪽에서 오는데 가랑비 부슬부슬 내리네. 황새가 개미둑에서 울고 아내가 방에서 탄식하겠지. 물 뿌리고 쓸고 구멍 막을 때쯤 내가 돌아왔네. 둥근 쓴 박이 밤나무 섶에 매달려 있네. 내 이를 보지 못한 지 이제 삼 년이라. 내 동산으로 가서 오래도록 돌아오지 못했네. 내 동쪽에서 오는데 가랑비 부슬부슬 내리네. 꾀꼬리가 날아 그 날개가 반짝이네. 이 아가씨 시집갈 땐 누렇고 얼룩진 말이 끌었지. 어머니가 향주머니 매어 주고 갖은 예를 갖추었지. 그 새 신혼이 매우 좋았으니 묵은 정은 어떠하랴.
毛詩序: 《破斧》,美周公也。周大夫以惡四國焉。
모시 소서: 〈파부〉는 주공을 기린 것이다. 주나라 대부가 사방 나라를 미워한 것이다.
既破我斧,又缺我斨。周公東征,四國是皇。哀我人斯,亦孔之將。 既破我斧,又缺我錡。周公東征,四國是吪。哀我人斯,亦孔之嘉。 既破我斧,又缺我銶。周公東征,四國是遒。哀我人斯,亦孔之休。
이미 내 도끼가 깨지고 또 내 자귀가 이지러졌네. 주공이 동쪽을 정벌하여 사방 나라를 바로잡았네. 우리 사람들을 가엾이 여기시니 또한 매우 위대하시네. 이미 내 도끼가 깨지고 또 내 끌이 이지러졌네. 주공이 동쪽을 정벌하여 사방 나라를 교화하였네. 우리 사람들을 가엾이 여기시니 또한 매우 아름다우시네. 이미 내 도끼가 깨지고 또 내 끌이 이지러졌네. 주공이 동쪽을 정벌하여 사방 나라를 다잡았네. 우리 사람들을 가엾이 여기시니 또한 매우 훌륭하시네.
毛詩序: 《伐柯》,美周公也。周大夫刺朝廷之不知也。
모시 소서: 〈벌가〉는 주공을 기린 것이다. 주나라 대부가 조정이 알지 못함을 풍자한 것이다.
伐柯如何?匪斧不克。取妻如何?匪媒不得。 伐柯伐柯,其則不遠。我覯之子?籩豆有踐。
도끼자루를 베려면 어찌하나, 도끼 없이는 못 하네. 아내를 얻으려면 어찌하나, 중매 없이는 못 얻네. 도끼자루를 베고 도끼자루를 벰이여, 그 본이 멀지 않네. 내 그 사람을 만나니 제기에 음식이 그득하네.
毛詩序: 《九罭》,美周公也。周大夫刺朝廷之不知也。
모시 소서: 〈구역〉은 주공을 기린 것이다. 주나라 대부가 조정이 알지 못함을 풍자한 것이다.
九罭之魚,鱒魴。我覯之子,袞衣繡裳。 鴻飛遵渚,公歸無所。於女信處。 鴻飛遵陸,公歸不復。於女信宿。 是以有袞衣兮,無以我公歸兮,無使我心悲兮。
촘촘한 그물의 물고기는 송어와 방어라. 내 그 사람을 만나니 곤룡포에 수놓은 치마라. 기러기가 모래섬을 따라 나니 공이 돌아갈 곳 없어 그대 곁에 며칠 머무시네. 기러기가 뭍을 따라 나니 공이 돌아가면 다시 오지 못하리니 그대 곁에 며칠 묵으시네. 그러므로 곤룡포 입은 분이 계시니, 우리 공을 돌아가시게 마오, 내 마음 슬프게 마오.
毛詩序: 《狼跋》,美周公也。周公攝政,遠則四國流言,近則王不知周,大夫美其不失其聖也。
모시 소서: 〈낭발〉은 주공을 기린 것이다. 주공이 섭정할 때 멀리는 사방 나라가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가까이는 왕이 주공을 알지 못하였으나, 대부가 그 성스러움을 잃지 않음을 기린 것이다.
狼跋其胡,載疐其尾。公孫碩膚,赤舄几几。 狼疐其尾,載跋其胡。公孫碩膚,德音不瑕。
이리가 앞으로 가면 멱살을 밟고 뒤로 가면 꼬리에 걸려 넘어지네. 공손(公孫)의 너른 도량이여, 붉은 신이 의젓하네. 이리가 뒤로 가면 꼬리에 걸리고 앞으로 가면 멱살을 밟네. 공손의 너른 도량이여, 그 명성에 흠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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