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 소아 어조지십(魚藻之什) 번역

시경(詩經) · 유가 경전 · 번역·감수 허유

《시경》 소아의 마지막 묶음이다. 옛 무왕(武王)을 그리며 어지러운 시절을 풍자하는 노래, 제후를 대접하고 형제의 도리를 노래하며, 부역과 이별의 시름을 그린 시들이 실려 있다.

번역

어조(魚藻)

물고기 마름풀 속에 있어, 그 머리 큼직하다. 왕이 호경(鎬京)에 계셔, 즐거이 술 마신다. 물고기 마름풀 속에 있어, 그 꼬리 길쭉하다. 왕이 호경에 계셔, 술 마시며 즐긴다. 물고기 마름풀 속에 있어, 그 부들에 기댄다. 왕이 호경에 계셔, 그 거처 편안하다.

채숙(采菽)

콩을 캐자 콩을 캐자, 광주리에 담는다. 군자가 조회하러 오니, 무엇을 내려 줄까? 비록 줄 것이 없어도, 큰 수레와 네 필 말이라. 또 무엇을 줄까? 검은 곤룡포와 수놓은 옷이라. 펑펑 솟는 샘물에서, 미나리를 캔다. 군자가 조회하러 오니, 그 깃발을 바라본다. 그 깃발 펄럭이고, 방울 소리 딸랑인다. 곁말 더하고 네 말 메니, 군자가 이른다. 붉은 무릎 가리개 넓적다리에, 행전을 아래에 둘렀다. 사귐에 늦추지 않으니, 천자께서 내려 주신다. 즐거운 군자여, 천자께서 명하신다. 즐거운 군자여, 복록을 거듭 주신다. 떡갈나무 가지, 그 잎이 무성하다. 즐거운 군자여, 천자의 나라를 지킨다. 즐거운 군자여, 온갖 복이 다 모인다. 평탄한 좌우들, 또한 따른다. 둥실둥실 버드나무 배, 동아줄로 맨다. 즐거운 군자여, 천자께서 헤아리신다. 즐거운 군자여, 복록을 두텁게 하신다. 넉넉하고 한가하니, 또한 이르른다.

각궁(角弓)

팽팽한 뿔 활, 시위 풀면 뒤집힌다. 형제와 혼인한 이들, 서로 멀리 말라. 그대가 멀리하면, 백성도 그러하다. 그대가 가르치면, 백성도 본받는다. 이 좋은 형제는, 너그럽고 넉넉하다. 좋지 못한 형제는, 서로 헐뜯어 병들게 한다. 백성이 어질지 못하면, 한쪽으로 서로 원망한다. 벼슬 받고도 사양치 않아, 끝내 망함에 이른다. 늙은 말이 도리어 망아지인 양 굴어, 그 뒷일을 돌보지 않는다. 먹임은 배부르게 하고, 따름은 알맞게 하라. 원숭이에게 나무 오르기 가르치지 말라, 진흙에 진흙 바르듯 한다. 군자에게 아름다운 덕 있으면, 소인이 따른다. 눈비 펄펄 내려도, 햇볕 비치면 녹는다. 굽히려 하지 않고, 늘 교만하게 군다. 눈비 자욱이 내려도, 햇볕 비치면 흘러간다. 오랑캐 같고 미개한 무리 같으니, 내 이 때문에 시름한다.

울류(菀柳)

우거진 버드나무, 어찌 쉬지 않으랴? 상제(上帝)가 매우 변덕스러우니, 스스로 가까이 말라. 나에게 다스리게 하고는, 뒤에 나를 내쳤다. 우거진 버드나무, 어찌 쉬지 않으랴? 상제가 매우 변덕스러우니, 스스로 병들지 말라. 나에게 다스리게 하고는, 뒤에 나를 내쫓았다. 새가 높이 날아, 또한 하늘에 닿는다. 저 사람의 마음, 어디에 이르려나? 어찌 내가 다스렸던가? 흉하고 위태로운 데 두는구나.

도인사(都人士)

저 도성 사람, 여우 갖옷 누렇구나. 그 모습 변치 않고, 말함에 법도 있다. 주(周)나라로 돌아가니, 만백성이 우러른다. 저 도성 사람, 삿갓에 검은 끈 매었다. 저 군자의 딸, 곧은 머릿결 가지런하다. 내 보지 못하니, 내 마음 즐겁지 않다. 저 도성 사람, 귀막이옥 빛난다. 저 군자의 딸, 윤길(尹吉)이라 부른다. 내 보지 못하니, 내 마음 답답하다. 저 도성 사람, 띠를 늘어뜨렸다. 저 군자의 딸, 말린 머리 전갈 꼬리 같다. 내 보지 못하니, 따라가고만 싶다. 일부러 늘어뜨림 아니라, 띠가 남아돈 것이라. 일부러 말아 올림 아니라, 머리가 절로 솟은 것이라. 내 보지 못하니, 어찌 이리 애타랴.

채록(采綠)

아침 내내 조개풀 캐도, 한 줌도 차지 않는다. 내 머리 곱슬하니, 돌아가 감으리라. 아침 내내 쪽풀 캐도, 한 자락도 차지 않는다. 닷새를 기약하더니, 엿새 되어도 보이지 않는다. 그분이 사냥 가니, 그 활을 활집에 넣으리라. 그분이 낚시 가니, 그 줄을 매어 주리라. 그 낚은 게 무엇인가? 방어와 연어로다. 방어와 연어를, 잠시 구경하리라.

서묘(黍苗)

무성한 기장 싹, 단비가 적셔 준다. 아득한 남쪽 길, 소백(召伯)이 위로한다. 내가 짊어지고 내가 끌며, 내 수레와 내 소로 간다. 내 일을 다 마치니, 이제 돌아가리라. 내가 걷고 내가 모니, 내 군대요 내 무리라. 내 일을 다 마치니, 이제 돌아가 머무르리라. 삼가 사(謝) 땅의 공사, 소백이 경영한다. 위엄찬 군대, 소백이 이룬다. 언덕과 진펄 이미 평평하고, 샘물 이미 맑다. 소백이 이루니, 왕의 마음 편안하다.

습상(隰桑)

진펄의 뽕나무 어여뻐, 그 잎이 무성하다. 임을 만나니, 그 즐거움 어떠하랴? 진펄의 뽕나무 어여뻐, 그 잎이 윤기 흐른다. 임을 만나니, 어찌 즐겁지 않으랴? 진펄의 뽕나무 어여뻐, 그 잎이 짙푸르다. 임을 만나니, 덕의 소리 도탑다. 마음으로 사랑하니, 어찌 말하지 않으랴? 마음속에 간직하니, 어느 날엔들 잊으랴?

백화(白華)

흰 띠풀 꽃이여, 흰 띠로 묶는다. 그분이 멀리 떠나, 나를 외롭게 한다. 뭉게뭉게 흰 구름, 저 띠풀을 적신다. 하늘길 험난하니, 그분이 어질지 않다. 유지(滮池)가 북으로 흘러, 저 벼 밭을 적신다. 흐느껴 노래하며 슬퍼하니, 저 큰 사람을 그린다. 저 뽕나무 섶을 베어, 부뚜막에 불 땐다. 저 큰 사람이, 참으로 내 마음을 괴롭힌다. 궁중에서 종을 치니, 그 소리 밖에 들린다. 그대 생각에 시름겨운데, 나를 본 척도 않고 간다. 무수리는 어량에 있고, 학은 숲에 있다. 저 큰 사람이, 참으로 내 마음을 괴롭힌다. 원앙은 어량에 있어, 그 왼쪽 날개를 거둔다. 그분이 어질지 않아, 그 덕이 두셋으로 변한다. 넓적한 저 돌이여, 밟으면 낮구나. 그분이 멀리 떠나, 나를 병들게 한다.

면만(緜蠻)

지지배배 꾀꼬리, 언덕 모퉁이에 앉는다. 길이 멀다 하니, 내 수고로움 어떠하랴! 먹여 주고 마시게 하며, 가르치고 일러 준다. 저 뒷수레에 명하여, 태우라 이른다. 지지배배 꾀꼬리, 언덕 모퉁이에 앉는다. 어찌 감히 길을 꺼리랴? 따라가지 못할까 두렵다. 먹여 주고 마시게 하며, 가르치고 일러 준다. 저 뒷수레에 명하여, 태우라 이른다. 지지배배 꾀꼬리, 언덕 곁에 앉는다. 어찌 감히 길을 꺼리랴, 끝까지 가지 못할까 두렵다. 먹여 주고 마시게 하며, 가르치고 일러 준다. 저 뒷수레에 명하여, 태우라 이른다.

호엽(瓠葉)

너풀너풀 박잎을, 캐어다 삶는다. 군자에게 술이 있어, 따라서 맛본다. 토끼 한 마리 있어, 싸서 굽고 또 굽는다. 군자에게 술이 있어, 따라서 바친다. 토끼 한 마리 있어, 굽고 또 지진다. 군자에게 술이 있어, 따라서 권한다. 토끼 한 마리 있어, 지지고 또 굽는다. 군자에게 술이 있어, 따라서 주고받는다.

점점지석(漸漸之石)

험준한 바위여, 매우 높구나. 산천이 아득히 머니, 매우 수고롭다. 무인(武人)이 동쪽으로 가, 아침나절도 겨를 없다. 험준한 바위여, 매우 우뚝하구나. 산천이 아득히 머니, 언제나 끝나랴. 무인이 동쪽으로 가, 빠져나올 겨를 없다. 흰 발굽 돼지가, 떼 지어 물을 건넌다. 달이 필성(畢星)에 걸리니, 큰비가 쏟아진다. 무인이 동쪽으로 가, 다른 일 돌볼 겨를 없다.

초지화(苕之華)

능소화 꽃이여, 노랗게 우거졌다. 마음의 시름이여, 매우 아프다. 능소화 꽃이여, 그 잎 푸르고 푸르다. 내 처지 이러할 줄 알았다면, 차라리 나지 않음만 못하다. 암양은 머리 크고, 통발엔 세 별만 비친다. 사람이 먹을 수는 있어도, 배부를 이 드물다.

하초불황(何草不黃)

어느 풀인들 시들지 않으랴? 어느 날인들 다니지 않으랴? 어느 사람인들 가지 않으랴? 사방을 경영한다. 어느 풀인들 검어지지 않으랴? 어느 사람인들 홀아비 아니랴? 가엾다 우리 떠도는 사내, 홀로 사람 대접 못 받는다. 외뿔소도 범도 아닌데, 저 거친 들을 떠돈다. 가엾다 우리 떠도는 사내, 아침저녁 겨를 없다. 꼬리 긴 여우가, 저 우거진 풀을 따라간다. 짐 실은 수레가, 저 큰길을 다닌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魚藻

魚在在藻,有頒其首。王在在鎬,豈樂飲酒。 魚在在藻,有莘其尾。王在在鎬,飲酒樂豈。 魚在在藻,依于其蒲。王在在鎬,有那其居。

采菽

采菽采菽,筐之筥之。君子來朝,何錫予之? 雖無予之,路車乘馬。又何予之?玄袞及黼。 觱沸檻泉,言采其芹。君子來朝,言觀其旂。 其旂淠淠,鸞聲嘒嘒。載驂載駟,君子所屆。 赤芾在股,邪幅在下。彼交匪紓,天子所予。 樂只君子,天子命之。樂只君子,福祿申之。 維柞之枝,其葉蓬蓬。樂只君子,殿天子之邦。 樂只君子,萬福攸同。平平左右,亦是率從。 汎汎楊舟,紼纚維之。樂只君子,天子葵之。 樂只君子,福祿膍之。優哉游哉,亦是戾矣。

角弓

騂騂角弓,翩其反矣。兄弟昏姻,無胥遠矣。 爾之遠矣,民胥然矣。爾之教矣,民胥傚矣。 此令兄弟,綽綽有裕。不令兄弟,交相為瘉。 民之無良,相怨一方。受爵不讓,至于已斯亡。 老馬反為駒,不顧其後。如食宜饇,如酌孔取。 毋教猱升木,如塗塗附。君子有徽猷,小人與屬。 雨雪瀌瀌,見晛曰消。莫肯下遺,式居婁驕。 雨雪浮浮,見晛曰流。如蠻如髦,我是用憂。

菀柳

有菀者柳,不尚息焉?上帝甚蹈,無自暱焉。俾予靖之,後予極焉。 有菀者柳,不尚愒焉?上帝甚蹈,無自瘵焉。俾予靖之,後予邁焉。 有鳥高飛,亦傅于天。彼人之心,于何其臻?曷予靖之?居以凶矜。

都人士

彼都人士,狐裘黃黃。其容不改,出言有章。行歸于周,萬民所望。 彼都人士,臺笠緇撮。彼君子女,綢直如髮。我不見兮,我心不說。 彼都人士,充耳琇實。彼君子女,謂之尹吉。我不見兮,我心苑結。 彼都人士,垂帶而厲。彼君子女,卷髮如蠆。我不見兮,言從之邁。 匪伊垂之,帶則有餘。匪伊卷之,髮則有旟。我不見兮,云何盱矣。

采綠

終朝采綠,不盈一匊。予髮曲局,薄言歸沐。 終朝采藍,不盈一襜。五日為期,六日不詹。 之子于狩,言韔其弓。之子于釣,言綸之繩。 其釣維何?維魴及鱮。維魴及鱮,薄言觀者。

黍苗

芃芃黍苗,陰雨膏之。悠悠南行,召伯勞之。 我任我輦,我車我牛。我行既集,蓋云歸哉。 我徒我御,我師我旅。我行既集,蓋云歸處。 肅肅謝功,召伯營之。烈烈征師,召伯成之。 原隰既平,泉流既清。召伯有成,王心則寧。

隰桑

隰桑有阿,其葉有難。既見君子,其樂如何? 隰桑有阿,其葉有沃。既見君子,云何不樂? 隰桑有阿,其葉有幽。既見君子,德音孔膠。 心乎愛矣,遐不謂矣?中心藏之,何日忘之?

白華

白華菅兮,白茅束兮。之子之遠,俾我獨兮。 英英白雲,露彼菅茅。天步艱難,之子不猶。 滮池北流,浸彼稻田。嘯歌傷懷,念彼碩人。 樵彼桑薪,卬烘于煁。維彼碩人,實勞我心。 鼓鍾于宮,聲聞于外。念子懆懆,視我邁邁。 有鶖在梁,有鶴在林。維彼碩人,實勞我心。 鴛鴦在梁,戢其左翼。之子無良,二三其德。 有扁斯石,履之卑兮。之子之遠,俾我疧兮。

緜蠻

緜蠻黃鳥,止于丘阿。道之云遠,我勞如何! 飲之食之,教之誨之。命彼後車,謂之載之。 緜蠻黃鳥,止于丘隅。豈敢憚行?畏不能趨。 飲之食之,教之誨之。命彼後車,謂之載之。 緜蠻黃鳥,止于丘側。豈敢憚行,畏不能極。 飲之食之,教之誨之。命彼後車,謂之載之。

瓠葉

幡幡瓠葉,采之亨之。君子有酒,酌言嘗之。 有兔斯首,炮之燔之。君子有酒,酌言獻之。 有兔斯首,燔之炙之。君子有酒,酌言酢之。 有兔斯首,燔之炮之。君子有酒,酌言醻之。

漸漸之石

漸漸之石,維其高矣。山川悠遠,維其勞矣。武人東征,不皇朝矣。 漸漸之石,維其卒矣。山川悠遠,曷其沒矣。武人東征,不皇出矣。 有豕白蹢,烝涉波矣。月離于畢,俾滂沱矣。武人東征,不皇他矣。

苕之華

苕之華,芸其黃矣。心之憂矣,維其傷矣。 苕之華,其葉青青。知我如此,不如無生。 牂羊墳首,三星在罶。人可以食,鮮可以飽。

何草不黃

何草不黃?何日不行?何人不將?經營四方。 何草不玄?何人不矜?哀我征夫,獨為匪民。 匪兕匪虎,率彼曠野。哀我征夫,朝夕不暇。 有芃者狐,率彼幽草。有棧之車,行彼周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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