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내편 04 인간세(人間世)
험난한 인간 세상에서 처신하는 도를 논한 편이다. 안회(顏回)가 위나라로 가려 하자 공자가 심재(心齋)를 가르치고, 섭공자고(葉公子高)의 사신길, 안합(顏闔)의 태자 보좌를 통해 부득이함에 처하는 법을 말한다. 후반은 상수리나무·큰 나무·지리소(支離疏)·접여(接輿)의 노래를 통해 '쓸모없음의 쓸모(無用之用)'로 몸을 온전히 함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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顏回見仲尼,請行。曰:「奚之?」曰:「將之衛。」曰:「奚爲焉?」曰:「回聞衛君,其年壯,其行獨,輕用其國,而不見其過;輕用民死,死者以國量乎澤若蕉,民其无如矣。回嘗聞之夫子曰:『治國去之,亂國就之,醫門多疾。』願以所聞思其則,庶幾其國有瘳乎!」仲尼曰:「譆!若殆往而刑耳!夫道不欲雜,雜則多,多則擾,擾則憂,憂而不救。古之至人,先存諸己,而後存諸人。所存於己者未定,何暇至於暴人之所行!且若亦知夫德之所蕩而知之所爲出乎哉?德蕩乎名,知出乎爭。名也者,相軋也;知也者,爭之器也。二者凶器,非所以盡行也。且德厚信矼,未達人氣;名聞不爭,未達人心,而彊以仁義繩墨之言術暴人之前者,是以人惡有其美也,命之曰菑人。菑人者,人必反菑之,若殆爲人菑夫!且苟爲悅賢而惡不肖,惡用而求有以異?若唯无詔,王公必將乘人而鬭其捷,而目將熒之,而色將平之,口將營之,容將形之,心且成之。是以火救火,以水救水,名之曰益多,順始无窮。若殆以不信厚言,必死於暴人之前矣!且昔者桀殺關龍逢,紂殺王子比干,是皆脩其身以下傴拊人之民,以下拂其上者也,故其君因其脩以擠之。是好名者也。昔者堯攻叢枝、胥敖,禹攻有扈,國爲虚厲,身爲刑戮,其用兵不止,其求實无已。是皆求名實者也,而獨不聞之乎:名實者,聖人之所不能勝也,而況若乎!雖然,若必有以也,嘗以語我來!」顏回曰:「端而虚,勉而一,則可乎?」曰:「惡!惡可!夫以陽爲充孔揚,采色不定,常人之所不違,因案人之所感,以求容與其心,名之曰『日漸之德』不成,而況大德乎!將執而不化,外合而內不訾,其庸詎可乎!」「然則我內直而外曲,成而上比。內直者,與天爲徒。與天爲徒者,知天子之與己皆天之所子,而獨以己言蘄乎而人善之,蘄乎而人不善之邪?若然者,人謂之童子,是之謂與天爲徒。外曲者,與人之爲徒也。擎跽曲拳,人臣之禮也,人皆爲之,吾敢不爲邪!爲人之所爲者,人亦无疵焉,是之謂與人爲徒。成而上比者,與古爲徒。其言雖教,讁之實也。古之有也,非吾有也。若然者,雖直不爲病,是之謂與古爲徒。若是則可乎?」仲尼曰:「惡!惡可!太多政法而不諜,雖固,亦无罪。雖然,止是耳矣,夫胡可以及化!猶師心者也。」顏回曰:「吾无以進矣,敢問其方。」仲尼曰:「齋,吾將語若!有而爲,其易邪?易之者,皞天不宜。」顏回曰:「回之家貧,唯不飲酒、不茹葷者數月矣。若此,則可以爲齋乎?」曰:「是祭祀之齋,非心齋也。」回曰:「敢問心齋。」仲尼曰:「若一志,无聽之以耳而聽之以心,无聽之以心而聽之以氣。聽止於耳,心止於符。氣也者,虚而待物者也。唯道集虚。虚者,心齋也。」顏回曰:「回之未始得使,實自回也;得使之也,未始有回也,可謂虚乎?」夫子曰:「盡矣。吾語若。若能入遊其樊而无感其名,入則鳴,不入則止,无門无毒,一宅而寓於不得已,則幾矣。絕迹易,无行地難。爲人使,易以僞;爲天使,難以僞。聞以有翼飛者矣,未聞以无翼飛者也;聞以有知知者矣,未聞以无知知者也。瞻彼闋者,虚室生白,吉祥止止;夫且不止,是之謂坐馳。夫徇耳目內通而外於心知,鬼神將來舍,而況人乎!是萬物之化也,禹、舜之所紐也,伏羲、几蘧之所行終,而況散焉者乎!」
안회(顏回)가 공자(仲尼)를 뵙고 떠나기를 청하였다. "어디로 가려느냐?" "위(衛)나라로 가려 합니다." "무엇을 하려느냐?" "제가 듣건대 위나라 임금은 나이가 한창이고 행실이 독단적이어서, 나라를 가벼이 부리면서도 제 허물을 보지 못하고, 백성의 죽음을 가벼이 여겨 죽은 자가 온 나라에 못의 풀처럼 가득한데도 백성이 어찌할 바가 없다 합니다. 제가 일찍이 선생님께 듣기를 '다스려지는 나라는 떠나고 어지러운 나라로 나아가라. 의원의 문 앞에는 병자가 많은 법이다'라고 하셨습니다. 들은 바로써 그 법도를 생각하여 그 나라가 나아질까 합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아! 너는 아마도 가서 형벌이나 받을 것이다! 무릇 도는 잡되기를 바라지 않으니, 잡되면 (일이) 많아지고, 많아지면 어지러워지며, 어지러우면 근심하게 되고, 근심하면 구제하지 못한다. 옛날 지인(至人)은 먼저 자기에게 (도를) 보존한 뒤에 남에게 보존하게 하였다. 자기에게 보존한 바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 어느 겨를에 포악한 자의 행함에까지 이르겠느냐! 또 너는 덕이 흩어지는 까닭과 앎이 나오는 까닭을 아느냐? 덕은 이름에서 흩어지고, 앎은 다툼에서 나온다. 이름이란 서로 짓밟는 것이요, 앎이란 다툼의 그릇이다. 이 둘은 흉기이니 행함을 다할 바가 아니다. 또 덕이 두텁고 믿음이 굳어도 남의 기색에 통하지 못하고, 명성을 다투지 않아도 남의 마음에 통하지 못하는데, 억지로 어짊과 의로움과 법도의 말을 포악한 자 앞에서 늘어놓는다면, 이는 남의 악함으로 제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것이니, 이를 일러 남을 해치는 자(菑人)라 한다. 남을 해치는 자는 남이 반드시 도리어 해치니, 너는 아마 남에게 해침을 당할 것이다! 또 진실로 어진 이를 좋아하고 못난 이를 싫어한다면, 어찌 너를 써서 (남과) 다르고자 함을 구하겠느냐? 네가 오직 간언하지 않는다면 모를까, (간언하면) 왕공은 반드시 남을 틈타 그 민첩함으로 다투어, 네 눈이 어지러워지고 네 낯빛이 평온해지며 네 입이 변명하고 네 모습이 (그에 맞게) 꾸며져 마음이 그를 따르게 될 것이다. 이는 불로써 불을 끄고 물로써 물을 끄는 격이니, 이를 일러 더함(益多)이라 한다. 처음부터 따르면 끝이 없다. 네가 아마 믿음 없이 두터운 말을 하면 반드시 포악한 자 앞에서 죽을 것이다! 또 옛날에 걸(桀)이 관용봉(關龍逢)을 죽이고 주(紂)가 왕자 비간(比干)을 죽였으니, 이들은 모두 그 몸을 닦아 아래로 백성을 어루만지다가 아래로써 그 윗사람을 거스른 자들이라, 그러므로 그 임금이 그 닦음 때문에 그들을 밀어냈으니, 이는 이름을 좋아한 자들이다. 옛날에 요가 총지(叢枝)·서오(胥敖)를 치고 우(禹)가 유호(有扈)를 치니, 나라가 폐허가 되고 몸이 형벌로 죽었다. 그 용병이 그치지 않고 그 실질을 구함이 그침이 없었으니, 이는 다 이름과 실질을 구한 자들이다. 너만 유독 듣지 못하였느냐? 이름과 실질은 성인도 이기지 못하는 바이거늘, 하물며 너겠느냐! 그러하나 네게 반드시 (생각이) 있을 터이니, 한번 내게 말해 보아라!" 안회가 말하였다. "단정하고 비우며, 힘쓰고 한결같이 하면 되겠습니까?" "아! 어찌 되겠느냐! 무릇 (저 임금은) 양기로 가득 차 매우 드러나고 낯빛이 일정하지 않아, 보통 사람도 거스르지 않는 바인데, 남이 느끼는 바를 억눌러 제 마음 내키는 대로 함을 구하니, 이를 일러 날로 점차 (감화하는) 덕(日漸之德)이라 해도 이루어지지 않거늘, 하물며 큰 덕이겠느냐! 장차 고집하여 변하지 않고, 겉으로 맞추되 안으로 따지지 않을 터이니, 그것이 어찌 되겠느냐!" "그러면 저는 안으로 곧고 밖으로 굽히며, (말을) 이루어 옛것에 견주겠습니다. 안으로 곧은 자는 하늘과 더불어 무리가 됩니다. 하늘과 더불어 무리가 되는 자는, 천자와 자기가 다 하늘의 자식인 줄 아니, 어찌 홀로 제 말을 남이 좋다 하기를 바라고 남이 좋지 않다 하기를 바라겠습니까? 이러한 자를 사람들이 어린아이라 하니, 이를 일러 하늘과 더불어 무리가 됨이라 합니다. 밖으로 굽히는 자는 사람과 더불어 무리가 됩니다. 손을 들고 무릎 꿇고 몸을 굽힘은 신하의 예이니, 사람들이 다 하는데 제가 감히 하지 않겠습니까! 남이 하는 바를 하면 남도 흠잡지 않으니, 이를 일러 사람과 더불어 무리가 됨이라 합니다. (말을) 이루어 옛것에 견주는 자는 옛사람과 더불어 무리가 됩니다. 그 말이 비록 가르침이라도 (실은) 꾸짖음의 실질이 있으나, 옛날에 있던 것이지 제가 (지어낸)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자는 비록 곧아도 병이 되지 않으니, 이를 일러 옛사람과 더불어 무리가 됨이라 합니다. 이와 같으면 되겠습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아! 어찌 되겠느냐! 너무 (이것저것) 바로잡는 법이 많아 (한 가지에) 합당하지 못하니, 비록 고루하나 또한 죄는 없겠다. 그러하나 이에 그칠 뿐이니 어찌 감화에 미치겠느냐! 오히려 마음을 스승 삼는 자이다." 안회가 말하였다. "저는 더 나아갈 바가 없습니다. 감히 그 방도를 묻습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재계하라. 내가 네게 일러 주겠다. (사사로운) 마음을 두고 하면 쉽겠느냐? 그것을 쉽다 하면 밝은 하늘이 마땅하다 하지 않을 것이다." 안회가 말하였다. "저의 집이 가난하여 술을 마시지 않고 매운 채소를 먹지 않은 지 여러 달입니다. 이와 같으면 재계라 할 수 있습니까?" "그것은 제사의 재계이지 마음의 재계(心齋)가 아니다." 안회가 말하였다. "감히 마음의 재계를 묻습니다." 공자가 말하였다. "너는 뜻을 한결같이 하여,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으며, 마음으로 듣지 말고 기(氣)로 들어라. 들음은 귀에 그치고 마음은 (앎과) 맞춤에 그치나, 기란 비어서 사물을 기다리는 것이다. 오직 도가 빈 데 모이니, 비움이 곧 마음의 재계이다." 안회가 말하였다. "제가 (가르침을) 받기 전에는 실로 저 자신(回)이었는데, (가르침을) 받고 보니 일찍이 저 자신이 있지 않았습니다. 이를 비움이라 할 수 있습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다하였다. 내가 네게 일러 주겠다. 네가 능히 그 울타리에 들어가 노닐되 그 이름에 마음 쓰지 않아, 받아들여지면 울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치며, 문도 없고 (마음의) 독도 없어, 한 거처(虛)에 머물러 부득이함에 부친다면 거의 (도에) 가까울 것이다. 자취를 끊기는 쉬우나 땅을 밟지 않고 다니기는 어렵다. 사람을 위해 부려지면 거짓으로 하기 쉽고, 하늘을 위해 부려지면 거짓으로 하기 어렵다. 날개로 난다는 말은 들었어도 날개 없이 난다는 말은 듣지 못했고, 앎으로 안다는 말은 들었어도 앎 없이 안다는 말은 듣지 못했을 것이다. 저 빈 곳을 보라, 빈 방에 흰빛이 생기니 길상(吉祥)이 그 고요한 데 머문다. 무릇 (마음이) 그치지 않으면 이를 일러 앉아서 달림(坐馳)이라 한다. 무릇 귀와 눈을 안으로 통하게 하고 마음의 앎을 밖으로 내치면, 귀신도 와서 머물거늘 하물며 사람이겠느냐! 이것이 만물의 변화이니, 우·순이 매듭으로 삼은 바요, 복희(伏羲)·궤거(几蘧)가 끝까지 행한 바이거늘, 하물며 (그만 못한) 보통 사람이겠느냐!"
葉公子高將使於齊,問於仲尼曰:「王使諸梁也甚重,齊之待使者,蓋將甚敬而不急。匹夫猶未可動也,而況諸侯乎!吾甚慄之。子常語諸梁也,曰:『凡事若小若大,寡不道以懽成。事若不成,則必有人道之患;事若成,則必有陰陽之患。若成若不成而後无患者,唯有德者能之。』吾食也埶粗而不臧,爨无欲清之人。今吾朝受命而夕飲冰,我其內熱與?吾未至乎事之情,而既有陰陽之患矣;事若不成,必有人道之患。是兩也,爲人臣者不足以任之,子其有以語我來?」仲尼曰:「天下有大戒二:其一,命也;其一,義也。子之愛親,命也,不可解於心;臣之事君,義也,无適而非君也,无所逃於天地之間,是之謂大戒。是以夫事其親者,不擇地而安之,孝之至也;夫事其君者,不擇事而安之,忠之盛也;自事其心者,哀樂不易施乎前,知其不可奈何而安之若命,德之至也。爲人臣子者,固有所不得已,行事之情而忘其身,何暇至於悅生而惡死?夫子其行可矣!丘請復以所聞:凡交,近則必相靡以信,遠則必忠之以言,言必或傳之。夫傳兩喜兩怒之言,天下之難者也。夫兩喜必多溢美之言,兩怒必多溢惡之言。凡溢之類妄,妄則其信之也莫,莫則傳言者殃。故法言曰:『傳其常情,无傳其溢言,則幾乎全。』且以巧鬭力者,始乎陽,常卒乎陰,泰至則多奇巧;以禮飲酒者,始乎治,常卒乎亂,泰至則多奇樂。凡事亦然,始乎諒,常卒乎鄙;其作始也簡,其將畢也必巨。言者,風波也;行者,實喪也。夫風波易以動,實喪易以危。故忿設无由,巧言偏辭。獸死不擇音,氣息茀然,於是並生心厲。剋核太至,則必有不肖之心應之,而不知其然也。苟爲不知其然也,孰知其所終?故法言曰:『无遷令,无勸成。』過度,益也,遷令、勸成殆事。美成在久,惡成不及改,可不慎與!且夫乘物以遊心,託不得已以養中,至矣,何作爲報也?莫若爲致命,此其難者。」
섭공자고(葉公子高)가 제(齊)나라에 사신으로 가게 되어 공자에게 물었다. "왕께서 제게 (사신의 일을) 시킴이 매우 중하고, 제나라가 사신을 대함에 아마도 매우 공경하되 급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보통 사람도 움직이기 어려운데 하물며 제후겠습니까! 저는 매우 두렵습니다. 선생께서 일찍이 제게 말씀하시기를 '무릇 일은 작든 크든 도리로써 기쁘게 이루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반드시 사람의 도리에 따른 화(人道之患)가 있고, 일이 이루어지면 반드시 음양의 화(陰陽之患)가 있다. 이루어지든 이루어지지 않든 뒤탈이 없게 하는 것은 오직 덕 있는 자라야 능히 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먹는 것이 거칠고 변변치 않아 부엌에 시원한 것을 바라는 사람도 없는데, 지금 제가 아침에 명을 받고 저녁에 얼음을 마시니, 제가 속에서 열이 나는 것입니까? 제가 일의 실정에 이르기도 전에 이미 음양의 화가 생겼고, 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반드시 사람의 도리에 따른 화가 있을 것이니, 이 두 가지는 신하 된 자가 감당하기에 부족합니다. 선생께서 제게 일러 주실 것이 있습니까?" 공자가 말하였다. "천하에 큰 경계가 둘 있으니, 하나는 명(命)이요 하나는 의(義)이다. 자식이 어버이를 사랑함은 명이라 마음에서 풀 수 없고, 신하가 임금을 섬김은 의라 어디를 가든 임금 아닌 데가 없어 천지 사이에 달아날 곳이 없으니, 이를 일러 큰 경계라 한다. 이런 까닭에 그 어버이를 섬기는 자는 처지를 가리지 않고 편안히 여기니 효의 지극함이요, 그 임금을 섬기는 자는 일을 가리지 않고 편안히 여기니 충의 성함이며, 제 마음을 섬기는 자는 슬픔과 즐거움이 앞에 쉽게 닥치지 않게 하여, 어찌할 수 없음을 알아 명처럼 편안히 여기니 덕의 지극함이다. 신하와 자식 된 자에게는 본디 부득이한 바가 있으니, 일의 실정을 행하여 제 몸을 잊거늘, 어느 겨를에 삶을 기뻐하고 죽음을 싫어함에 이르겠느냐! 선생은 가도 되겠다! 내가 들은 바를 다시 일러 주겠다. 무릇 사귐은 가까우면 반드시 믿음으로 서로 친하고, 멀면 반드시 말로 충실히 하니, 말은 반드시 누군가 전한다. 무릇 두 (편의) 기뻐하거나 노여워하는 말을 전하는 것은 천하의 어려운 일이다. 양편이 기뻐하면 반드시 지나치게 좋은 말이 많고, 양편이 노여워하면 반드시 지나치게 나쁜 말이 많다. 무릇 지나친 것은 허망하니, 허망하면 그 믿음이 없고, 믿음이 없으면 말을 전한 자가 재앙을 입는다. 그러므로 격언에 이르기를 '그 떳떳한 실정을 전하고 그 지나친 말을 전하지 않으면 거의 온전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또 재주로써 힘을 겨루는 자는 양(陽)에서 시작하여 늘 음(陰)에서 끝나니, 심해지면 기교가 많아진다. 예(禮)로써 술을 마시는 자는 다스려짐에서 시작하여 늘 어지러움에서 끝나니, 심해지면 기이한 즐거움이 많아진다. 무릇 일도 그러하여, 진실함에서 시작하여 늘 비루함에서 끝나니, 그 시작은 간소하나 그 끝은 반드시 거창하다. 말이란 바람과 물결이요, 행함이란 실질을 잃는 것이다. 무릇 바람과 물결은 움직이기 쉽고, 실질을 잃으면 위태롭기 쉽다. 그러므로 노여움이 일어남에는 까닭이 없으니 교묘한 말과 치우친 말 때문이다. 짐승은 죽을 때 소리를 가리지 않아 숨결이 거칠어지고, 이에 함께 사나운 마음이 생긴다. 심하게 다그치면 반드시 좋지 않은 마음이 응하는데도 그 까닭을 알지 못한다. 진실로 그 까닭을 알지 못한다면 누가 그 끝을 알겠느냐? 그러므로 격언에 이르기를 '명을 바꾸지 말고, 억지로 이루기를 권하지 말라. 도를 넘는 것은 (일을) 더함이니, 명을 바꾸고 억지로 이루기를 권함은 일을 위태롭게 한다. 아름다운 이룸은 오래 걸리고, 나쁜 이룸은 미처 고치지 못하니,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느냐!'라고 하였다. 또 무릇 사물을 타고 마음을 노닐며, 부득이함에 의탁하여 가운데(中)를 기르는 것이 지극하니, 어찌 (억지로) 보답을 지으려 하겠느냐? 명을 다하는 것(致命)만 한 것이 없으니, 이것이 그 어려운 일이다."
顏闔將傅衛靈公太子,而問於蘧伯玉曰:「有人於此,其德天殺。與之爲无方,則危吾國;與之爲有方,則危吾身。其知適足以知人之過,而不知其所以過。若然者,吾奈之何?」蘧伯玉曰:「善哉問乎!戒之,慎之,正汝身哉!形莫若就,心莫若和。雖然,之二者有患。就不欲入,和不欲出。形就而入,且爲顛爲滅,爲崩爲蹶;心和而出,且爲聲爲名,爲妖爲孽。彼且爲嬰兒,亦與之爲嬰兒;彼且爲无町畦,亦與之爲无町畦;彼且爲无崖,亦與之爲无崖。達之,入於无疵。汝不知夫螳蜋乎?怒其臂以當車轍,不知其不勝任也,是其才之美者也。戒之,慎之!積伐而美者以犯之,幾矣。汝不知夫養虎者乎?不敢以生物與之,爲其殺之之怒也;不敢以全物與之,爲其決之之怒也。時其飢飽,達其怒心。虎之與人異類,而媚養己者,順也;故其殺者,逆也。夫愛馬者,以筐盛矢,以蜄盛溺;適有蚉䖟僕緣,而拊之不時,則缺銜毀首碎胷。意有所至而愛有所亡,可不慎邪!」
안합(顏闔)이 위령공(衛靈公)의 태자를 가르치게 되어 거백옥(蘧伯玉)에게 물었다. "여기 어떤 사람이 있는데, 그 덕이 하늘로부터 (모질게) 타고나, 그와 더불어 법도 없이 하면 내 나라를 위태롭게 하고, 그와 더불어 법도 있게 하면 내 몸을 위태롭게 합니다. 그 앎은 남의 허물을 알기에는 족하나 자기가 허물을 짓는 까닭은 알지 못합니다. 이러한 자를 제가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거백옥이 말하였다. "훌륭하구나 물음이여! 경계하고 삼가 네 몸을 바르게 하라! 모습은 (그에) 나아가는 것만 한 것이 없고, 마음은 (그와) 화합하는 것만 한 것이 없다. 그러하나 이 둘에는 근심이 있다. 나아가되 빠져들지 말고, 화합하되 (드러나게) 나가지 말라. 모습이 나아가 빠져들면 장차 거꾸러지고 멸하며 무너지고 자빠지며, 마음이 화합하여 나가면 장차 소리가 되고 이름이 되며 요사함이 되고 재앙이 된다. 그가 어린아이가 되면 너도 더불어 어린아이가 되고, 그가 (선) 없이 굴면 너도 더불어 (선) 없이 굴며, 그가 거리낌 없이 굴면 너도 더불어 거리낌 없이 굴어, 통달하여 흠 없는 데로 들어가게 하라. 너는 사마귀를 알지 못하느냐? 그 팔을 성내어 수레바퀴 자국을 막으며 제가 감당하지 못함을 알지 못하니, 이는 제 재주를 아름답게 여긴 것이다. 경계하고 삼가라! (네) 아름다움을 자랑하여 거듭 그를 거스르면 위태로울 것이다. 너는 호랑이 기르는 자를 알지 못하느냐? 감히 산 것을 주지 않음은 그것을 죽이려는 노여움 때문이요, 감히 통째로 주지 않음은 그것을 찢으려는 노여움 때문이다. 그 굶주림과 배부름을 살펴 그 사나운 마음을 통하게 한다. 호랑이가 사람과 종류가 다른데도 저를 기르는 자에게 아양 떪은 순응함이요, 그러므로 (사람을) 죽이는 것은 거스름이다. 무릇 말을 사랑하는 자는 광주리로 똥을 받고 대합으로 오줌을 받지만, 마침 모기나 등에가 (말에) 붙어 때 아닐 때 (말을) 때리면, 재갈을 부수고 머리를 깨뜨리고 가슴을 부순다. 뜻은 (사랑하는 데) 이르렀으나 사랑은 (도리어) 잃는 바가 있으니,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느냐!"
匠石之齊,至乎曲轅,見櫟社樹。其大蔽牛,絜之百圍,其高臨山十仞而後有枝,其可以爲舟者旁十數。觀者如市,匠伯不顧,遂行不輟。弟子厭觀之,走及匠石,曰:「自吾執斧斤以隨夫子,未嘗見材如此其美也。先生不肯視,行不輟,何邪?」曰:「已矣,勿言之矣!散木也,以爲舟則沈,以爲棺槨則速腐,以爲器則速毀,以爲門户則液樠,以爲柱則蠹。是不材之木也,无所可用,故能若是之壽。」匠石歸,櫟社見夢曰:「汝將惡乎比予哉?若將比予於文木邪?夫柤梨橘柚,果蓏之屬,實熟則剝則辱,大枝折,小枝泄,此以其能苦其生者也,故不終其天年而中道夭,自掊擊於世俗者也。物莫不若是。且予求无所可用久矣,幾死,乃今得之,爲予大用。使予也而有用,且得有此大也邪?且也若與予也,皆物也,奈何哉其相物也?而幾死之散人,又惡知散木!」匠石覺而診其夢,弟子曰:「趣取无用,則爲社何邪?」曰:「密!若无言。彼亦直寄焉,以爲不知己者詬厲也。不爲社者,且幾有翦乎!且也彼其所保與衆異,而以義譽之,不亦遠乎!」
장석(匠石)이 제나라로 가다가 곡원(曲轅)에 이르러 토지신을 모신 상수리나무(櫟社樹)를 보았다. 그 크기는 소를 가릴 만하고 둘레는 백 아름이며, 높이는 산을 굽어보아 열 길이 된 뒤에야 가지가 있고, 배를 만들 만한 곁가지가 열 개 남짓이었다. 구경하는 자가 저자처럼 많았으나 장석은 돌아보지 않고 마침내 가기를 멈추지 않았다. 제자가 실컷 구경하고 장석에게 달려와 말하였다. "제가 도끼를 잡고 선생님을 따른 이래 일찍이 이처럼 아름다운 재목을 본 적이 없습니다. 선생님은 보려고도 하지 않고 가기를 멈추지 않으시니 어째서입니까?" "그만, 말하지 말라! 쓸모없는 나무다. 배를 만들면 가라앉고, 관을 만들면 빨리 썩으며, 그릇을 만들면 빨리 부서지고, 문을 만들면 진액이 나오며, 기둥을 만들면 좀이 슨다. 이는 재목이 못 되는 나무이다. 쓸 만한 데가 없으므로 능히 이처럼 오래 산 것이다." 장석이 돌아오니 상수리나무가 꿈에 나타나 말하였다. "너는 장차 나를 무엇에 견주려느냐? 너는 장차 나를 좋은 재목의 나무에 견주려느냐? 무릇 아가위·배·귤·유자 같은 과일나무 따위는 열매가 익으면 뜯기고 욕을 당하니, 큰 가지는 꺾이고 작은 가지는 잡아 뜯긴다. 이는 그 능함으로 제 삶을 괴롭게 한 것이라, 그러므로 천수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에 일찍 죽으니, 스스로 세속에게 두들겨 맞는 것이다. 사물이 그렇지 않은 것이 없다. 또 나는 쓸 데 없기를 구한 지 오래라, 거의 죽을 뻔하다가 이제야 그것을 얻어 내게 큰 쓸모가 되었다. 가령 내가 쓸모 있었다면 또 이처럼 클 수 있었겠느냐? 또 너와 나는 다 사물인데, 어찌하여 서로 (한낱) 사물로 (여기느냐)? 죽을 뻔한 쓸모없는 사람이 또 어찌 쓸모없는 나무를 알겠느냐!" 장석이 깨어 그 꿈을 풀이하니 제자가 말하였다. "쓸모없기를 취하면서 토지신의 나무가 됨은 어째서입니까?" "쉿! 너는 말하지 말라. 저것도 다만 (토지신에) 의탁한 것이니, 자기를 알지 못하는 자가 (저를) 욕한다 여긴 것이다. 토지신의 나무가 되지 않았다면 거의 잘렸을 것이다! 또 저것이 보전하는 바가 뭇사람과 달라, (세속의) 의로움으로 기린다면 또한 멀지 아니한가!"
南伯子綦遊乎商之丘,見大木焉,有異,結駟千乘,隱將芘其所藾。子綦曰:「此何木也哉?此必有異材夫!」仰而視其細枝,則拳曲而不可以爲棟梁;俯而視其大根,則軸解而不可以爲棺槨;咶其葉,則口爛而爲傷;嗅之,則使人狂酲三日而不已。子綦曰:「此果不材之木也,以至於此其大也。嗟乎,神人以此不材!」宋有荆氏者,宜楸柏桑。其拱把而上者,求狙猴之杙者斬之;三圍四圍,求高名之麗者斬之;七圍八圍,貴人富商之家求禪傍者斬之。故未終其天年,而中道之夭於斧斤,此材之患也。故解之以牛之白顙者,與豚之亢鼻者,與人有痔病者,不可以適河,此皆巫祝以知之矣,所以爲不祥也,此乃神人之所以爲大祥也。
남백자기(南伯子綦)가 상구(商丘)에 노닐다가 큰 나무를 보았는데 남달랐다.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 천 대를 매어도 그 그늘에 가려질 정도였다. 자기가 말하였다. "이 무슨 나무인가? 이는 반드시 남다른 재목이 있겠구나!" 우러러 그 가는 가지를 보니 구불구불하여 마룻대와 들보를 만들 수 없고, 굽어 그 큰 뿌리를 보니 속이 갈라져 관을 만들 수 없으며, 그 잎을 핥으니 입이 헐어 상하고, 냄새를 맡으니 사람이 사흘이 지나도록 미친 듯 술 취하게 하였다. 자기가 말하였다. "이는 과연 재목이 못 되는 나무라, 이처럼 큰 데 이르렀구나. 아, 신인(神人)은 이로써 재목이 못 됨(을 취하는구나)!" 송나라에 형씨(荆氏)라는 곳이 있어 가래나무·잣나무·뽕나무에 알맞다. 그 한두 줌 이상 되는 것은 원숭이 매는 말뚝 구하는 자가 베고, 서너 아름 되는 것은 높고 큰 집의 대들보 구하는 자가 베며, 일고여덟 아름 되는 것은 귀인과 부유한 상인의 집에서 통널 구하는 자가 벤다. 그러므로 천수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에 도끼에 일찍 죽으니, 이것이 재목의 근심이다. 그러므로 (제사에서) 이마가 흰 소, 코가 들린 돼지, 치질 있는 사람은 황하에 (제물로) 바칠 수 없으니, 이는 다 무당이 아는 바라 상서롭지 못하다 여기지만, 이것이 바로 신인이 크게 상서롭다 여기는 까닭이다.
支離疏者,頤隱於齊,肩高於頂,會撮指天,五管在上,兩髀爲脅。挫鍼治繲,足以餬口;鼓筴播精,足以食十人。上徵武士,則支離攘臂於其間;上有大役,則支離以有常疾不受功;上與病者粟,則受三鍾與十束薪。夫支離其形者,猶足以養其身,終其天年,又況支離其德者乎!
지리소(支離疏)라는 자는 턱이 배꼽에 숨고 어깨가 정수리보다 높으며, 상투가 하늘을 가리키고 오장이 위에 있으며, 두 넓적다리가 옆구리가 되었다. 바느질하고 빨래하여 입에 풀칠하기에 족하고, 키질하고 쌀을 까불러 열 식구를 먹이기에 족하다. 위에서 무사를 징발하면 지리소는 그 사이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다니고), 위에서 큰 부역이 있으면 지리소는 늘 (앓는) 병이 있어 일을 받지 않으며, 위에서 병자에게 곡식을 주면 세 종(鍾)의 곡식과 열 묶음의 땔감을 받는다. 무릇 그 몸이 온전치 못한 자도 오히려 그 몸을 길러 천수를 마치기에 족하거늘, 하물며 그 덕이 온전치 못한 자이겠는가!
孔子適楚,楚狂接輿遊其門,曰:「鳳兮鳳兮,何如德之衰也!來世不可待,往世不可追也。天下有道,聖人成焉;天下无道,聖人生焉。方今之時,僅免刑焉。福輕乎羽,莫之知載;禍重乎地,莫之知避。已乎已乎,臨人以德;殆乎殆乎,畫地而趨!迷陽迷陽,无傷吾行。吾行郤曲,无傷吾足。」山木自寇也,膏火自煎也。桂可食,故伐之;漆可用,故割之。人皆知有用之用,而莫知无用之用也。
공자가 초(楚)나라에 가니 초나라의 미치광이 접여(接輿)가 그 문 앞에 노닐며 말하였다. "봉황이여, 봉황이여! 어찌 덕이 쇠하였는가! 오는 세상은 기다릴 수 없고 가는 세상은 좇을 수 없다. 천하에 도가 있으면 성인은 (도를) 이루고, 천하에 도가 없으면 성인은 (목숨을) 산다. 바야흐로 지금 때에는 겨우 형벌이나 면할 따름이다. 복은 깃털보다 가벼운데 실을 줄 아는 이가 없고, 화는 땅보다 무거운데 피할 줄 아는 이가 없다. 그만두자, 그만두자, 덕으로 남을 대하는 일은! 위태롭다, 위태롭다, 땅에 금 긋고 (그 안을) 종종걸음 치는 일은! 가시나무여, 가시나무여, 내 갈 길을 해치지 말라. 내 가는 길이 구불구불하니 내 발을 다치게 하지 말라." 산의 나무는 스스로를 베게 하고, 기름불은 스스로를 태운다. 계수나무는 먹을 수 있으므로 베이고, 옻나무는 쓸 수 있으므로 잘린다. 사람들은 모두 쓸모 있음의 쓸모는 알지만, 쓸모없음의 쓸모는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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