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외편 10 추수(秋水)

장자(莊子) · 전국 장주 · 번역·감수 허유

황하의 신 하백(河伯)과 북해의 신 약(若)의 긴 문답을 통해 크고 작음·귀하고 천함의 상대성, 도로써 보면 만물이 한가지라는 제물(齊物)의 이치를 펼친다. 외다리 기(夔)와 지네·뱀·바람의 이야기, 공자의 광(匡) 땅 포위, 장자가 재상 자리를 사양한 일, 호량(濠梁)의 물고기 즐거움 변론 등 유명한 일화가 이어진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井蛙不可以語於海者,拘於虛也;夏蟲不可以語於冰者,篤於時也。

우물 안 개구리에게 바다를 말할 수 없음은 좁은 곳에 매여 있기 때문이요, 여름 벌레에게 얼음을 말할 수 없음은 때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以道觀之,物无貴賤。

도로써 보면 사물에 귀천이 없다.

无以人滅天,无以故滅命,无以得殉名。

사람으로 하늘을 없애지 말고, 까닭으로 명을 없애지 말며, 얻음으로 이름을 위해 목숨 바치지 말라.

번역

가을 물이 때맞춰 이르러 온갖 냇물이 황하로 흘러드니, 흐르는 물줄기가 커서 양쪽 물가와 모래톱 사이에 소와 말을 분간하지 못했다. 이에 하백(河伯)이 흔연히 스스로 기뻐하여 천하의 아름다움이 다 자기에게 있다고 여겼다. 물길을 따라 동으로 가다가 북해(北海)에 이르러 동쪽을 보니 물 끝이 보이지 않았다. 이에 하백이 비로소 그 얼굴을 돌려 바다를 바라보며 약(若)에게 탄식하여 말했다. "시골 말에 '도를 백 가지쯤 듣고는 자기만 한 자가 없다 여긴다'고 했는데, 나를 두고 한 말이군요. 또 나는 일찍이 중니(仲尼)의 들음을 적다 하고 백이의 의를 가벼이 여기는 자가 있다는 말을 듣고는 처음에 믿지 않았는데, 이제 그대의 다하기 어려움을 보니, 내가 그대의 문에 이르지 않았다면 위태로울 뻔했습니다. 나는 길이 큰 도리를 아는 집안(大方之家)에 웃음거리가 되었을 것입니다."

북해의 약이 말했다. "우물 안 개구리에게 바다를 말할 수 없음은 좁은 곳에 매여 있기 때문이요, 여름 벌레에게 얼음을 말할 수 없음은 때에 갇혀 있기 때문이요, 한 모퉁이의 선비에게 도를 말할 수 없음은 가르침에 묶여 있기 때문이오. 이제 그대가 물가에서 나와 큰 바다를 보고 비로소 그대의 누추함을 알았으니, 그대와 더불어 큰 이치를 말할 만하오. 천하의 물 중에 바다보다 큰 것이 없어 온갖 냇물이 그리로 돌아오되 언제 그칠지 몰라도 차지 않고, 미려(尾閭)로 새어나가되 언제 그칠지 몰라도 비지 않으며, 봄가을에 변하지 않고 홍수와 가뭄을 알지 못하오. 이것이 강하의 흐름보다 큼은 헤아릴 수 없으나, 내 일찍이 이로써 스스로 많다 하지 않은 것은, 스스로 천지에 형체를 견주고 음양에서 기운을 받았다고 여기기 때문이오. 내가 천지 사이에 있음은 작은 돌과 작은 나무가 큰 산에 있음과 같으니, 바야흐로 작게 봄에 처하거늘 또 어찌 스스로 많다 하겠소! 사해가 천지 사이에 있음을 헤아리면 작은 구멍이 큰 못에 있는 것과 같지 않겠소? 중국이 사해 안에 있음을 헤아리면 돌피가 큰 곳간에 있는 것과 같지 않겠소? 사물의 수를 일컬어 만(萬)이라 하는데 사람은 그 하나에 처하고, 사람이 구주에 가득하나 곡식이 나는 곳과 배·수레가 통하는 곳에 사람은 그 하나에 처하니, 이것이 만물에 견주면 가는 털끝이 말의 몸에 있는 것과 같지 않겠소? 오제가 잇고 삼왕이 다투며 어진 사람이 근심하고 맡은 선비가 수고한 것이 다 이것이오. 백이는 그것을 사양하여 이름을 삼고 중니는 그것을 말하여 박식을 삼았으니, 이것이 그 스스로 많다 함이라, 그대가 아까 물에서 스스로 많다 한 것과 같지 않겠소?"

하백이 말했다. "그러면 내가 천지를 크다 하고 털끝을 작다 함이 옳습니까?" 북해의 약이 말했다. "아니오. 무릇 사물은 양(量)이 다함이 없고 때(時)가 그침이 없으며 분수(分)가 항상됨이 없고 시작과 끝(終始)이 정해진 까닭이 없소. 그러므로 큰 앎은 멀고 가까움을 보니, 작아도 적다 하지 않고 커도 많다 하지 않음은 양이 다함없음을 아는 까닭이오. 지금과 옛날을 밝게 증험하므로 멀어도 답답해하지 않고 가까워도 발돋움하지 않음은 때가 그침없음을 아는 까닭이오. 차고 빔을 살피므로 얻어도 기뻐하지 않고 잃어도 근심하지 않음은 분수의 항상없음을 아는 까닭이오. 평탄한 길에 밝으므로 살아도 기뻐하지 않고 죽어도 화로 여기지 않음은 시작과 끝을 정할 수 없음을 아는 까닭이오. 사람이 아는 것을 헤아리면 그 알지 못하는 것만 못하고, 그 살아 있는 때는 살지 않은 때만 못하니, 그 지극히 작은 것으로 그 지극히 큰 영역을 다하려 하므로 미혹되고 어지러워 스스로 얻지 못하오. 이로 보건대, 또 어찌 털끝이 지극히 가는 것을 정하기에 족하다 알며, 또 어찌 천지가 지극히 큰 영역을 다하기에 족하다 알겠소!"

하백이 말했다. "세상의 의론하는 자들이 모두 '지극히 정밀한 것은 형체가 없고, 지극히 큰 것은 둘러쌀 수 없다'고 하니, 이것이 참된 정인가요?" 북해의 약이 말했다. "무릇 작은 데서 큰 것을 보면 다하지 못하고, 큰 데서 작은 것을 보면 밝지 못하오. 무릇 정(精)은 작음의 미세함이요, 곽(垺)은 큼의 성대함이니, 그러므로 편의가 다르오. 이는 형세에 있는 것이오. 무릇 정밀함과 거침은 형체가 있는 것에 기약되니, 형체 없는 것은 수로 나눌 수 없고, 둘러쌀 수 없는 것은 수로 다할 수 없소. 말로 논할 수 있는 것은 사물의 거침이요, 뜻으로 이를 수 있는 것은 사물의 정밀함이며, 말로 논할 수 없고 뜻으로 살펴 이를 수 없는 것은 정밀함과 거침에 기약되지 않소.

그러므로 대인(大人)의 행함은 남을 해치는 데 나아가지 않으나 인은(仁恩)을 많다 하지 않고, 움직임에 이익을 위하지 않으나 문지기와 종을 천히 여기지 않으며, 재물을 다투지 않으나 사양을 많다 하지 않고, 일에 남을 빌리지 않으나 제 힘으로 먹음을 많다 하지 않으며 탐욕을 천히 여기지 않고, 행함이 세속과 다르나 치우치고 다름을 많다 하지 않으며, 함이 뭇사람을 따르나 아첨을 천히 여기지 않고, 세상의 벼슬과 녹이 권할 만하지 못하고 형벌과 부끄러움이 욕될 만하지 못하며, 옳고 그름을 나눌 수 없고 작고 큼을 가를 수 없음을 아오. 듣건대 '도인(道人)은 알려지지 않고, 지극한 덕은 얻어지지 않으며, 대인은 나(己)가 없다'고 하니, 분수를 요약함의 지극함이오."

하백이 말했다. "사물의 밖에서나 사물의 안에서나 어디에 이르러 귀천을 가리며, 어디에 이르러 크고 작음을 가립니까?" 북해의 약이 말했다. "도로써 보면 사물에 귀천이 없고, 사물로써 보면 스스로를 귀히 하고 서로 천히 하며, 세속으로써 보면 귀천이 자기에게 있지 않소. 차이로써 보면 그 큰 바를 따라 크게 하면 만물이 크지 않음이 없고, 그 작은 바를 따라 작게 하면 만물이 작지 않음이 없소. 천지가 돌피가 됨을 알고 털끝이 언덕과 산이 됨을 알면 차이의 셈을 볼 수 있소. 공로로써 보면 그 있는 바를 따라 있다 하면 만물이 있지 않음이 없고, 그 없는 바를 따라 없다 하면 만물이 없지 않음이 없소. 동과 서가 서로 반대이나 서로 없을 수 없음을 알면 공로의 분수가 정해지오. 취향으로써 보면 그 그러한 바를 따라 그렇다 하면 만물이 그렇지 않음이 없고, 그 그르다 하는 바를 따라 그르다 하면 만물이 그르지 않음이 없소. 요와 걸이 스스로 그러하다 하며 서로 그르다 함을 알면 취향과 지조를 볼 수 있소.

옛날 요·순이 사양하여 임금이 되었으나 자지(子之)와 연왕(燕王)은 사양하여 끊겼고, 탕·무가 다투어 왕이 되었으나 백공(白公)은 다투어 멸망했소. 이로 보건대 다툼과 사양의 예, 요와 걸의 행함이 귀천에 때가 있으니 항상됨으로 삼을 수 없소. 들보는 성을 칠 수 있어도 구멍을 막을 수 없으니 기물이 다름을 말함이요, 천리마는 하루에 천 리를 달려도 쥐 잡는 데는 살쾡이만 못하니 재주가 다름을 말함이요, 부엉이는 밤에 벼룩을 잡고 털끝을 살피나 낮에 나와 눈을 부릅떠도 언덕과 산을 못 보니 본성이 다름을 말함이오. 그러므로 '옳음을 스승 삼고 그름을 없애며, 다스림을 스승 삼고 어지러움을 없앤다' 함은 천지의 이치와 만물의 정에 밝지 못한 것이오. 이는 하늘을 스승 삼고 땅을 없애며, 음(陰)을 스승 삼고 양(陽)을 없애려는 것과 같으니, 행할 수 없음이 분명하오. 그런데도 말하기를 그치지 않으니 어리석지 않으면 속이는 것이오. 제왕이 선위를 달리하고 삼대가 계승을 달리했으니, 그 때를 어기고 그 풍속을 거스른 자를 찬탈자(篡夫)라 하고, 그 때에 맞고 그 풍속을 따른 자를 의로운 무리(義之徒)라 하오. 잠잠하라 하백이여! 그대가 어찌 귀천의 문과 크고 작음의 집을 알겠소!"

하백이 말했다. "그러면 나는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합니까? 내가 사양하고 받음, 나아가고 물러남을 끝내 어찌해야 합니까?" 북해의 약이 말했다. "도로써 보면 무엇이 귀하고 무엇이 천하겠소, 이를 일러 반대로 펼쳐짐(反衍)이라 하오. 그대의 뜻을 얽매지 마오, 도와 크게 어긋나오. 무엇이 적고 무엇이 많겠소, 이를 일러 갈마들어 베풂(謝施)이라 하오. 하나로만 행하지 마오, 도와 어긋나오. 엄숙하기가 나라에 임금이 있어 사사로운 덕이 없는 듯하고, 느긋하기가 제사에 사(社)가 있어 사사로운 복이 없는 듯하며, 넘실대기가 사방이 끝없어 그 경계가 없는 듯하오. 만물을 아울러 품으니 누구를 받들어 돕겠소? 이를 일러 방향 없음(无方)이라 하오. 만물이 가지런히 하나이니 무엇이 짧고 무엇이 길겠소? 도는 끝과 시작이 없고 사물은 죽음과 삶이 있으니 그 이룸을 믿지 마오. 한 번 비고 한 번 차서 그 형체에 자리하지 않으며, 해(年)는 들 수 없고 때는 멈출 수 없으며, 사라지고 자라며 차고 비어 끝나면 다시 시작하오. 이것이 큰 의리의 방도를 말하고 만물의 이치를 논하는 까닭이오. 사물의 생겨남이 달리듯 빠르니, 움직여 변하지 않음이 없고 때마다 옮기지 않음이 없소.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겠소? 본디 장차 스스로 변화하오."

하백이 말했다. "그러면 무엇을 도에서 귀히 여깁니까?" 북해의 약이 말했다. "도를 아는 자는 반드시 이치에 통달하고, 이치에 통달한 자는 반드시 권도(權)에 밝으며, 권도에 밝은 자는 사물로 자기를 해치지 않소. 지극한 덕이 있는 자는 불이 데우지 못하고 물이 빠뜨리지 못하며 추위와 더위가 해치지 못하고 금수가 해치지 못하오. 그것을 가벼이 여긴다는 말이 아니라, 안위를 살피고 화복에 편안하며 떠나고 나아감을 삼가니 아무것도 해칠 수 없다는 말이오. 그러므로 '하늘은 안에 있고 사람은 밖에 있으며, 덕은 하늘에 있다'고 하오. 하늘과 사람의 행함을 알아 하늘에 근본하고 얻음에 자리하여, 나아갔다 물러섰다 굽혔다 폈다 하며 요체로 돌아가 지극함을 말하오." 하백이 말했다. "무엇을 하늘이라 하고 무엇을 사람이라 합니까?" 북해의 약이 말했다. "소와 말이 네 발인 것이 하늘이요, 말 머리에 굴레를 씌우고 소 코를 뚫는 것이 사람이오. 그러므로 '사람으로 하늘을 없애지 말고, 까닭으로 명을 없애지 말며, 얻음으로 이름을 위해 목숨 바치지 말라. 삼가 지켜 잃지 않음, 이를 그 참됨으로 돌아감(反其真)이라 한다'고 하오."

외다리 기(夔)는 지네(蚿)를 부러워하고, 지네는 뱀을 부러워하며, 뱀은 바람을 부러워하고, 바람은 눈을 부러워하며, 눈은 마음을 부러워했다. 기가 지네에게 말했다. "나는 한 발로 깡충거리며 다녀 나만 한 것이 없는데, 지금 그대는 만 개의 발을 부리니 홀로 어찌하오?" 지네가 말했다. "그렇지 않소. 그대는 침 뱉는 자를 보지 못했소? 뿜으면 큰 것은 구슬 같고 작은 것은 안개 같아 섞여 떨어지는 것을 이루 셀 수 없소. 지금 나는 나의 하늘 기틀(天機)을 움직일 뿐 그 까닭을 모르오." 지네가 뱀에게 말했다. "나는 뭇 발로 다니는데 그대의 발 없음만 못하니 어찌요?" 뱀이 말했다. "무릇 하늘 기틀이 움직이는 바를 어찌 바꾸겠소? 내 어찌 발을 쓰겠소!" 뱀이 바람에게 말했다. "나는 나의 등뼈와 옆구리를 움직여 다니니 비슷한 형체가 있소. 지금 그대는 휙휙 북해에서 일어나 휙휙 남해로 들어가되 형체가 없는 듯하니 어찌요?" 바람이 말했다. "그렇소, 나는 휙휙 북해에서 일어나 남해로 들어가나, 나를 손가락질하면 나를 이기고 나를 짓밟아도 나를 이기오. 비록 그러나 큰 나무를 꺾고 큰 집을 날리는 것은 오직 내가 능하오. 그러므로 뭇 작은 이기지 못함으로 큰 이김을 삼소. 큰 이김을 이루는 것은 오직 성인이 능하오."

공자가 광(匡) 땅에 노닐 적에 송나라 사람이 여러 겹으로 포위했으나, 거문고 타며 노래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자로가 들어와 뵙고 말했다. "어찌하여 선생님은 즐거워하십니까?" 공자가 말했다. "오라, 내 너에게 일러주마. 내가 궁함을 꺼린 지 오래나 면치 못하니 명(命)이요, 통함을 구한 지 오래나 얻지 못하니 때(時)다. 요·순의 때를 당해서는 천하에 궁한 사람이 없었으니 앎으로 얻은 것이 아니요, 걸·주의 때를 당해서는 천하에 통한 사람이 없었으니 앎을 잃은 것이 아니라, 때와 형세가 그러했을 뿐이다. 무릇 물길을 가며 교룡을 피하지 않음은 어부의 용기요, 뭍길을 가며 외뿔소와 범을 피하지 않음은 사냥꾼의 용기요, 흰 칼날이 앞에 엇갈려도 죽음 보기를 삶처럼 함은 열사의 용기요, 궁함에 명이 있음을 알고 통함에 때가 있음을 알아 큰 어려움에 임하여 두려워하지 않음은 성인의 용기다. 유(由)야, 처하라! 내 명에 제약된 바가 있다." 얼마 안 되어 갑옷 입은 자의 우두머리가 나아와 사죄하며 말했다. "양호(陽虎)인 줄 알고 포위했는데, 이제 아니니 청컨대 물러가겠습니다."

공손룡(公孫龍)이 위모(魏牟)에게 물었다. "제가 어려서 선왕의 도를 배우고 자라서 인의의 행함에 밝아, 같음과 다름을 합하고 견백(堅白)을 가르며, 그렇지 않음을 그렇다 하고 옳지 않음을 옳다 하여, 백가의 앎을 곤하게 하고 뭇 입의 변론을 궁하게 했으니, 스스로 지극히 통달했다 여겼습니다. 이제 제가 장자의 말을 들으니 아득하여 다릅니다. 의논이 미치지 못하는지, 앎이 같지 못한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제가 입을 열 데가 없으니 감히 그 방도를 묻습니다." 공자모(公子牟)가 안석에 기대어 크게 숨 쉬고 하늘을 우러러 웃으며 말했다. "그대만 홀로 저 무너진 우물의 개구리를 듣지 못했소? 동해의 자라에게 말하기를 '내 즐거움이여! 나와 우물 난간 위에 뛰놀고 들어가 깨진 벽돌 가에 쉬며, 물에 들면 겨드랑이를 받쳐 턱을 괴고 진흙을 차면 발을 묻어 발등을 덮으며, 장구벌레와 게와 올챙이를 돌아보아도 나만 한 것이 없소. 또 한 골짜기의 물을 차지하고 무너진 우물의 즐거움에 걸터앉음이 또한 지극하오. 그대는 어찌 때때로 와서 들어와 보지 않소?' 했소. 동해의 자라가 왼발을 들이기 전에 오른 무릎이 이미 걸렸소. 이에 머뭇거리며 물러나 그에게 바다를 일러 말하기를 '무릇 천 리의 멂으로도 그 큼을 들기에 부족하고, 천 길의 높이로도 그 깊음을 다하기에 부족하오. 우(禹)의 때 십 년에 아홉 번 장마가 졌으나 물이 더 불지 않았고, 탕(湯)의 때 팔 년에 일곱 번 가물었으나 물가가 더 줄지 않았소. 무릇 잠깐과 오램으로 옮기지 않고 많고 적음으로 나아가고 물러나지 않음, 이것이 또한 동해의 큰 즐거움이오' 했소. 이에 무너진 우물의 개구리가 그것을 듣고 깜짝 놀라 멍하니 스스로를 잃었소. 또 무릇 앎이 옳고 그름의 끝을 알지 못하면서 장자의 말을 보려 하니, 이는 모기에게 산을 지우고 노래기에게 황하를 달리게 함과 같아 반드시 감당하지 못하오. 또 무릇 앎이 지극히 묘한 말을 논함을 알지 못하면서 스스로 한때의 이익에 맞추는 자는 저 무너진 우물의 개구리가 아니겠소? 또 저 장자는 바야흐로 황천을 밟고 큰 하늘에 올라, 남도 북도 없이 사방으로 풀려 헤아릴 수 없는 데 잠기고, 동도 서도 없이 그윽한 어둠에서 시작하여 큰 통함으로 돌아가오. 그대는 멍하니 살핌으로 그것을 구하고 변론으로 그것을 찾으니, 이는 바로 대롱으로 하늘을 엿보고 송곳으로 땅을 가리킴이라, 또한 작지 않소! 그대는 가시오! 또 그대만 홀로 저 수릉(壽陵)의 젊은이가 한단(邯鄲)에서 걸음을 배운 것을 듣지 못했소? 나라의 능함을 얻기 전에 또 그 옛 걸음을 잃어 그저 기어서 돌아갔을 뿐이오. 지금 그대가 떠나지 않으면 장차 그대의 옛것을 잊고 그대의 업을 잃을 것이오." 공손룡이 입이 벌어져 다물지 못하고 혀가 들려 내려오지 않더니, 이에 달아났다.

장자가 복수(濮水)에서 낚시질하는데, 초나라 왕이 대부 두 사람을 보내 먼저 가게 하여 말했다. "원컨대 나라 안의 일로 번거롭게 하고자 합니다!" 장자가 낚싯대를 잡고 돌아보지 않으며 말했다. "내 듣건대 초나라에 신령한 거북이 있어 죽은 지 이미 삼천 년인데, 왕이 천으로 싸 상자에 넣어 묘당 위에 간직한다 하오. 이 거북은 차라리 죽어 뼈를 남겨 귀히 여겨지기를 바라겠소, 차라리 살아 진흙 속에 꼬리를 끌기를 바라겠소?" 두 대부가 말했다. "차라리 살아 진흙 속에 꼬리를 끌기를 바라겠지요." 장자가 말했다. "가시오! 나는 진흙 속에 꼬리를 끌겠소."

혜자(惠子)가 양(梁)나라 재상이 되었는데, 장자가 가서 보려 했다. 어떤 이가 혜자에게 말했다. "장자가 와서 그대를 대신해 재상이 되려 합니다." 이에 혜자가 두려워하여 나라 안을 사흘 밤낮 뒤졌다. 장자가 가서 보고 말했다. "남방에 새가 있으니 그 이름을 원추(鵷鶵)라 하오, 그대는 아오? 무릇 원추는 남해에서 출발하여 북해로 날아가는데, 오동이 아니면 머물지 않고, 멀구슬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않으며, 단 샘이 아니면 마시지 않소. 이에 올빼미가 썩은 쥐를 얻었는데, 원추가 그 곁을 지나니 우러러보며 '꽥!' 했소. 지금 그대는 그대의 양나라로 나에게 꽥 하려 하오?"

장자가 혜자와 호수의 다리(濠梁) 위에 노닐었다. 장자가 말했다. "피라미가 나와 한가로이 노니니, 이것이 물고기의 즐거움이오." 혜자가 말했다. "그대는 물고기가 아닌데 어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아오?" 장자가 말했다. "그대는 내가 아닌데 어찌 내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지 못함을 아오?" 혜자가 말했다. "내가 그대가 아니니 본디 그대를 알지 못하오. 그대도 본디 물고기가 아니니, 그대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지 못함이 분명하오!" 장자가 말했다. "청컨대 그 근본을 따져봅시다. 그대가 '그대가 어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아는가'라고 말한 것은, 이미 내가 그것을 앎을 알고서 나에게 물은 것이니, 나는 그것을 호수 위에서 알았소."

원문 전문 보기 (한문)

秋水第十七

秋水第十七   秋水時至,百川灌河,涇流之大,兩涘渚崖之間,不辯牛馬。於是焉河伯欣然自喜,以天下之美為盡在己。順流而東行,至於北海,東面而視,不見水端。於是焉河伯始旋其面目,望洋向若而歎曰:「野語有之曰:『聞道百以為莫己若者』,我之謂也。且夫我嘗聞少仲尼之聞而輕伯夷之義者,始吾弗信;今我睹子之難窮也,吾非至於子之門則殆矣,吾長見笑於大方之家。」

  北海若曰:「井蛙不可以語於海者,拘於虛也;夏蟲不可以語於冰者,篤於時也;曲士不可以語於道者,束於教也。今爾出於崖涘,觀於大海,乃知爾醜,爾將可與語大理矣。天下之水,莫大於海,萬川歸之,不知何時止而不盈;尾閭泄之,不知何時已而不虛;春秋不變,水旱不知。此其過江河之流,不可為量數。而吾未嘗以此自多者,自以比形於天地,而受氣於陰陽,吾在[於]天地之間,猶小石小木之在大山也,方存乎見小,又奚以自多!計四海之在天地之間也,不似礨空之在大澤乎?計中國之在海內,不似稊米之在大倉乎?號物之數謂之萬,人處一焉;人卒九州,穀食之所生,舟車之所通,人處一焉;此其比萬物也,不似豪末之在於馬體乎?五帝之所連,三王之所爭,仁人之所憂,任士之所勞,盡此矣。伯夷辭之以為名,仲尼語之以為博,此其自多也,不似爾向之自多於水乎?」

  河伯曰:「然則吾大天地而小豪末,可乎?」

  北海若曰:「否。夫物,量无窮,時无止,分无常,終始无故。是故大知觀於遠近,故小而不寡,大而不多:知量无窮。證曏今故,故遙而不悶,掇而不跂,知時无止;察乎盈虛,故得而不喜,失而不憂,知分之无常也;明乎坦塗,故生而不說,死而不禍,知終始之不可故也。計人之所知,不若其所不知;其生之時,不若未生之時;以其至小求窮其至大之域,是故迷亂而不能自得也。由此觀之,又何以知(毫)[豪]末之足以定至細之倪!又何以知天地之足以窮至大之域!」

  河伯曰:「世之議者皆曰:『至精无形,至大不可圍。』是信情乎?」

  北海若曰:「夫自細視大者不盡,自大視細者不明。夫精,小之微也;垺,大之殷也,故異便。此勢之有也。夫精粗者,期於有形者也;无形者,數之所不能分也;不可圍者,數之所不能窮也。可以言論者,物之粗也;可以意致者,物之精也;言之所不能論,意之所不能察致者,不期精粗焉。

  是故大人之行,不出乎害人,不多仁恩;動不為利,不賤門隸;貨財弗爭,不多辭讓;事焉不借人,不多食乎力,不賤貪污;行殊乎俗,不多辟異;為在從衆,不賤佞諂;世之爵祿不足以為勸,戮恥不足以為辱;知是非之不可為分,細大之不可為倪。聞曰:『道人不聞,至德不得,大人无己。』約分之至也。」

  河伯曰:「若物之外,若物之內,惡至而倪貴賤?惡至而倪小大?」

  北海若曰:「以道觀之,物无貴賤;以物觀之,自貴而相賤;以俗觀之,貴賤不在己。以差觀之,因其所大而大之,則萬物莫不大;因其所小而小之,則萬物莫不小;知天地之為稊米也,知(毫)[豪]末之為丘山也,則差數覩矣。以功觀之,因其所有而有之,則萬物莫不有;因其所无而无之,則萬物莫不无;知東西之相反而不可以相无,則功分定矣。以趣觀之,因其所然而然之,則萬物莫不然;因其所非而非之,則萬物莫不非;知堯、桀之自然而相非,則趣操覩矣。

  昔者堯舜讓而帝,之噲讓而絕;湯武爭而王,白公爭而滅。由此觀之,爭讓之禮,堯桀之行,貴賤有時,未可以為常也。梁麗可以衝城,而不可以窒穴,言殊器也;騏驥驊騮,一日而馳千里,捕鼠不如狸狌,言殊技也;鴟鵂夜撮蚤,察毫末,晝出瞋目而不見丘山,言殊性也。故曰,蓋師是而无非,師治而无亂乎?是未明天地之理,萬物之情者也。是猶師天而无地,師陰而无陽,其不可行明矣。然且語而不舍,非愚則誣也。帝王殊禪,三代殊繼。差其時,逆其俗者,謂之篡夫;當其時,順其俗者,謂之義[之]徒。默默乎河伯!女惡知貴賤之門,小大之家!」

  河伯曰:「然則我何為乎?何不為乎?吾辭受趣舍,吾終奈何?」

  北海若曰:「以道觀之,何貴何賤,是謂反衍;无拘而志,與道大蹇。何少何多,是謂謝施;无一而行,與道參差。嚴乎若國之有君,其无私德;繇繇乎若祭之有社,其无私福;泛泛乎其若四方之无窮,其无所畛域。兼懷萬物,其孰承翼?是謂无方。萬物一齊,孰短孰長?道无終始,物有死生,不恃其成;一虛一滿,不位乎其形。年不可舉,時不可止;消息盈虛,終則有始。是所以語大義之方,論萬物之理也。物之生也,若驟若馳,无動而不變,无時而不移。何為乎,何不為乎?夫固將自化。」

  河伯曰:「然則何貴於道邪?」

  北海若曰:「知道者必達於理,達於理者必明於權,明於權者不以物害己。至德者,火弗能熱,水弗能溺,寒暑弗能害,禽獸弗能賊。非謂其薄之也,言察乎安危,寧於禍福,謹於去就,莫之能害也。故曰,天在內,人在外,德在乎天。知天人之行,本乎天,位乎得,蹢䠱而屈伸,反要而語極。」

  曰:「何謂天?何謂人?」

  北海若曰:「牛馬四足,是謂天;落馬首,穿牛鼻,是謂人。故曰,无以人滅天,无以故滅命,无以得殉名。謹守而勿失,是謂反其真。」

  夔憐蚿,蚿憐蛇,蛇憐風,風憐目,目憐心。

  夔謂蚿曰:「吾以一足趻踔而行,予无如矣。今子之使萬足,獨柰何?」

  蚿曰:「不然。子不見夫唾者乎?噴則大者如珠,小者如霧,雜而下者不可勝數也。今予動吾天機,而不知其所以然。」

  蚿謂蛇曰:「吾以衆足行,而不及子之無足,何也?」

  蛇曰:「夫天機之所動,何可易邪?吾安用足哉!」

  蛇謂風曰:「予動吾脊脅而行,則有似也。今子蓬蓬然起於北海,蓬蓬然入於南海,而似无有,何也?」

  風曰:「然,予蓬蓬然起於北海而入於南海也,然而指我則勝我,鰌我亦勝我。雖然,夫折大木,蜚大屋者,唯我能也。故以衆小不勝為大勝也。為大勝者,唯聖人能之。」

  孔子遊於匡,宋人圍之數帀,而絃歌不惙。子路入見,曰:「何夫子之娛也?」

  孔子曰:「來,吾語女。我諱窮久矣,而不免,命也;求通久矣,而不得,時也。當堯舜而天下无窮人,非知得也;當桀紂而天下无通人,非知失也,時勢適然。夫水行不避蛟龍者,漁父之勇也;陸行不避兕虎者,獵夫之勇也;白刃交於前,視死若生者,烈士之勇也;知窮之有命,知通之有時,臨大難而不懼者,聖人之勇也。由處矣!吾命有所制矣。」

  无幾何,將甲者進,辭曰:「以為陽虎也,故圍之。今非也,請辭而退。」

  公孫龍問於魏牟曰:「龍少學先王之道,長而明仁義之行;合同異,離堅白;然不然,可不可;困百家之知,窮衆口之辯;吾自以為至達已。今吾聞莊子之言,汒焉異之。不知論之不及與,知之弗若與?今吾无所開吾喙,敢問其方。」

  公子牟隱机大息,仰天而笑曰:「子獨不聞夫埳井之鼃乎?謂東海之鱉曰:『吾樂與!出跳梁乎井幹之上,入休乎缺甃之崖;赴水則接腋持頤,蹶泥則沒足滅跗;還虷蟹與科斗,莫吾能若也。且夫擅一壑之水,而跨跱埳井之樂,此亦至矣。夫子奚不時來入觀乎?』東海之鱉左足未入,而右膝已縶矣。於是逡巡而卻,告之海曰:『夫千里之遠,不足以舉其大;千仞之高,不足以極其深。禹之時十年九潦,而水弗為加益;湯之時八年七旱,而崖不為加損。夫不為頃久推移,不以多少進退者,此亦東海之大樂也。』於是埳井之鼃聞之,適適然驚,規規然自失也。

  且夫知不知是非之竟,而猶欲觀於莊子之言,是猶使蚊負山,商蚷馳河也,必不勝任矣。且夫知不知論極妙之言,而自適一時之利者,是非埳井之鼃與?且彼方跐黃泉而登大皇,无南无北,奭然四解,淪於不測;无東无西,始於玄冥,反於大通。子乃規規然而求之以察,索之以辯,是直用管闚天,用錐指地也,不亦小乎!子往矣!且子獨不聞夫壽陵餘子之學於邯鄲與?未得國能,又失其故行矣,直匍匐而歸耳。今子不去,將忘子之故,失子之業。」

  公孫龍口呿而不合,舌舉而不下,乃逸而走。

  莊子釣於濮水,楚王使大夫二人往先焉,曰:「願以境內累矣!」

  莊子持竿不顧,曰:「吾聞楚有神龜,死已三千歲矣,王巾笥而藏之廟堂之上。此龜者,寧其死為留骨而貴乎?寧其生而曳尾於塗中乎?」

  二大夫曰:「寧生而曳尾塗中。」

  莊子曰:「往矣!吾將曳尾於塗中。」

  惠子相梁,莊子往見之。或謂惠子曰:「莊子來,欲代子相。」於是惠子恐,搜於國中三日三夜。

  莊子往見之,曰:「南方有鳥,其名為鵷鶵,子知之乎?夫鵷鶵,發於南海而飛於北海,非梧桐不止,非練實不食,非醴泉不飲。於是鴟得腐鼠,鵷鶵過之,仰而視之曰:『嚇!』今子欲以子之梁國而嚇我邪?」

  莊子與惠子遊於濠梁之上。

  莊子曰:「鯈魚出游從容,是魚之樂也。」

  惠子曰:「子非魚,安知魚之樂?」

  莊子曰:「子非我,安知我不知魚之樂?」

  惠子曰:「我非子,固不知子矣;子固非魚也,子之不知魚之樂,全矣!」

  莊子曰:「請循其本。子曰『汝安知魚樂』云者,既已知吾知之而問我,我知之濠上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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