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잡편 03 즉양(則陽)
즉양이 초나라에 유세하는 이야기로 시작하여, 달팽이 뿔 위의 촉씨·만씨가 땅을 다투어 싸운다는 유명한 와각지쟁(蝸角之爭) 우화, 구리지언(丘里之言)과 도(道)의 관계를 묻는 소지와 대공조의 문답으로 이어진다. 만물의 생성과 도의 무명(無名)·무위(無爲)를 논한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有國於蝸之左角者曰觸氏,有國於蝸之右角者曰蠻氏,時相與爭地而戰。
달팽이의 왼쪽 뿔에 나라를 둔 자를 촉씨, 오른쪽 뿔에 나라를 둔 자를 만씨라 하니, 때로 서로 땅을 다투어 싸웠다.
道則无遺者矣 … 道之為名,所假而行。
도라야 빠뜨림이 없으니 … 도라는 이름은 빌려서 행하는 것이다.
陰陽相照相蓋相治,四時相代相生相殺。
음양이 서로 비추고 덮고 다스리며, 사철이 서로 갈마들고 낳고 죽인다.
번역
즉양이 초나라에 유세하니 이절이 임금께 말하였으나 임금이 그를 만나지 않자 이절이 돌아갔다. 팽양(즉양)이 왕과(王果)를 보고 말하였다. "선생은 어찌 나를 임금께 말해 주지 않으시오?" 왕과가 말하였다. "나는 공열휴만 못하오." (이어 진정한 성인은 궁해도 집안이 가난을 잊게 하고 영달해도 왕공이 작록을 잊고 낮아지게 하니, 말하지 않고도 사람을 화(和)에 적시고 함께 서 있는 것만으로 사람을 교화함을 논한다.)
성인은 얽힌 것을 통달하여 두루 한 몸으로 다하면서도 그러한 줄을 모르니, 본성이다. 천명을 회복하여 움직이되 하늘을 스승 삼으니, 사람들이 그를 따라 이름 붙일 뿐이다.
(미인이 거울을 통해 자기 아름다움을 알듯, 성인의 사랑함도 남이 이름 붙여 주어야 알게 되며, 알든 모르든 그 사랑함은 끝이 없으니 본성이라 한다. 또 옛 도읍을 바라보면 마음이 트이는 비유로 근본에 대한 친근함을 말한다.)
위 영(瑩)이 전후모와 맹약하였는데 전후모가 이를 배반하자 위 영이 노하여 사람을 시켜 그를 찌르려 하였다. 서수(공손연)가 이를 듣고 부끄러이 여겨 "이십만 군사로 그 나라를 치겠습니다" 하고, 계자는 칠 년 동안 군사를 일으키지 않은 것이 임금의 기틀이라며 말렸으며, 화자는 "치자는 자도 어지럽히는 사람이요, 치지 말자는 자도 어지럽히는 사람이며, 치고 안 치고를 어지럽힘이라 이르는 자도 또한 어지럽히는 사람"이라 하였다. 임금이 "그러면 어찌하오?" 하니 화자가 "임금은 그 도를 구할 따름입니다" 하였다.
혜자가 이를 듣고 대진인을 보이니, 대진인이 말하였다. "달팽이라는 것이 있는데 임금께서 아십니까?" "그렇소." "달팽이의 왼쪽 뿔 위에 나라를 둔 자를 촉씨라 하고, 오른쪽 뿔 위에 나라를 둔 자를 만씨라 합니다. 때로 서로 땅을 다투어 싸워 죽은 시체가 수만이요, 패배한 자를 쫓아 보름 만에야 돌아왔습니다." 임금이 "허, 그것은 빈말이겠지요?" 하니, 대진인이 사방 상하의 끝없음을 들어, 끝없는 데에 마음을 노닐다가 통달한 나라로 돌아오면 그것이 있는 듯 없는 듯하지 않겠느냐 묻고, 위(魏)·양(梁)·왕(王)이 만씨와 다를 바 없음을 깨우쳤다. 손님이 나가자 임금이 멍하니 무엇을 잃은 듯하였다.
(이어 공자가 초나라에 가서 저잣거리에 숨은 성인을 알아본 일, 장오 봉인이 자뢰에게 정사와 다스림을 거칠게 하지 말라 한 일, 백구가 노담에게 배워 천하를 유람하며 형벌받은 시신을 보고 통곡한 일, 거백옥이 예순에 예순 번 변한 일이 차례로 이어진다.)
소지가 대공조에게 물었다. "구리(丘里)의 말이란 무엇입니까?"
대공조가 말하였다. "구리란 열 성(姓) 백 이름을 합하여 풍속으로 삼은 것이니, 다른 것을 합하여 같음으로 삼고 같은 것을 흩어 다름으로 삼은 것입니다. 이제 말의 백 가지 부분을 가리켜서는 말을 얻지 못하나, 말이 앞에 매여 있으면 그 백 부분을 세워 말이라 합니다. 그러므로 언덕과 산은 낮은 것이 쌓여 높아지고, 강과 하천은 물이 모여 커지며, 대인(大人)은 아울러 합쳐 공(公)이 됩니다. (…) 만물이 이치를 달리하되 도는 사사로이 하지 않으니 그러므로 이름이 없고, 이름이 없으니 함이 없으며, 함이 없으되 하지 못함이 없습니다. (…) 이것을 구리의 말이라 합니다."
소지가 말하였다. "그렇다면 이를 도라 하면 족합니까?"
대공조가 말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이제 사물의 수를 헤아리면 만에 그치지 않거늘 만물이라 일컫는 것은 수의 많음으로 불러 읽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천지란 형체 중 큰 것이요, 음양이란 기운 중 큰 것이며, 도란 그것을 공평히 하는 것입니다. (…)"
소지가 말하였다. "사방의 안, 육합의 속, 만물이 생겨남은 어디서 일어납니까?"
대공조가 말하였다. "음양이 서로 비추고 서로 덮고 서로 다스리며, 사철이 서로 갈마들고 서로 낳고 서로 죽이니, 욕심과 미움, 떠남과 나아감이 여기서 솟아나고, 암수의 합함이 여기서 늘 있습니다. 안위가 서로 바뀌고 화복이 서로 낳으며 완급이 서로 갈리고 모임과 흩어짐으로 이루어집니다. (…) 궁하면 돌아오고 끝나면 시작하니, 이것이 사물에 있는 바요 말이 다하는 바요 앎이 이르는 바이니, 사물을 다할 뿐입니다. 도를 본 사람은 그 사라지는 바를 좇지 않고 그 일어나는 바를 캐지 않으니, 이것이 의론이 멈추는 곳입니다."
(끝으로 계진의 막위(莫爲, 무엇도 시키지 않음)와 접자의 혹사(或使, 무엇이 시킴) 두 주장을 들어, 둘 다 사물에 매여 도의 큰 방(大方)에 이르지 못함을 논한다. "도란 있다 할 수도 없다 할 수도 없으니, 도라는 이름은 빌려서 행하는 것"이라 한다.)
말이 족하면 종일 말하여도 도를 다하고, 말이 족하지 못하면 종일 말하여도 사물을 다할 뿐이다. 도와 사물의 끝은 말과 침묵으로도 실을 수 없으니, 말도 침묵도 아닌 데에 의론의 지극함이 있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則陽第二十五
則陽第二十五 則陽游於楚,夷節言之於王,王未之見,夷節歸。
彭陽見王果曰:「夫子何不譚我於王?」
王果曰:「我不若公閱休。」
彭陽曰:「公閱休奚為者邪?」
曰:「冬則擉鼈於江,夏則休乎山樊。有過而問者,曰:『此予宅也。』夫夷節已不能,而況我乎!吾又不若夷節。夫夷節之為人也,无德而有知,不自許,以之神其交固,顛冥乎富貴之地,非相助以德,相助消也。夫凍者假衣於春,暍者反冬乎冷風。夫楚王之為人也,形尊而嚴;其於罪也,無赦如虎;非夫佞人正德,其孰能橈焉!
故聖人,其窮也使家人忘其貧,其達也使王公忘爵祿而化卑。其於物也,與之為娛矣;其於人也,樂物之通而保己焉;故或不言而飲人以和,與人並立而使人化。父子之宜,彼其乎歸居,而一閒其所施。其於人心者若是其遠也。故曰待公閱休。」
聖人達綢繆,周盡一體矣,而不知其然,性也。復命搖作而以天為師,人則從而命之也。憂乎知而所行恆无幾時,其有止也若之何!
生而美者,人與之鑑,不告則不知其美於人也。若知之,若不知之,若聞之,若不聞之,其可喜也終无已,人之好之亦无已,性也。聖人之愛人也,人與之名,不告則不知其愛人也。若知之,若不知之,若聞之,若不聞之,其愛人也終无已,人之安之亦无已,性也。
舊國舊都,望之暢然;雖使丘陵草木之緡,入之者十九,猶之暢然。況見見聞聞者也,以十仞之臺縣衆閒者也。
冉相氏得其環中以隨成,與物无終无始,无幾无時。日與物化者,一不化者也,闔嘗舍之!夫師天而不得師天,與物皆殉,其以為事也若之何?夫聖人未始有天,未始有人,未始有始,未始有物,與世偕行而不替,所行之備而不洫,其合之也若之何?湯得其司御門尹登恆為之傅之,從師而不囿;得其隨成。為之司其名;之名嬴法,得其兩見。仲尼之盡慮,為之傅之。容成氏曰:「除日无歲,无內无外。」
魏瑩與田侯牟約,田侯牟背之,魏瑩怒,將使人剌之。
犀首[公孫衍]聞而恥之,曰:「君為萬乘之君也,而以匹夫從讎!衍請受甲二十萬,為君攻之,虜其人民,係其牛馬,使其君內熱發於背。然後拔其國。忌也出走,然後抶其背,折其脊。」
季子聞而恥之,曰:「築十仞之城,城者既十仞矣,則又壞之,此胥靡之所苦也。今兵不起七年矣,此王之基也。衍亂人,不可聽也。」
華子聞而醜之,曰:「善言伐齊者,亂人也;善言勿伐者,亦亂人也;謂伐之與不伐亂人也者,又亂人也。」
君曰:「然則若何?」
曰:「君求其道而已矣!」
惠子聞之而見戴晉人。戴晉人曰:「有所謂蝸者,君知之乎?」
曰:「然。」
「有國於蝸之左角者曰觸氏,有國於蝸之右角者曰蠻氏。時相與爭地而戰,伏尸數萬,逐北旬有五日而後反。」
君曰:「噫!其虛言與?」
曰:「臣請為君實之。君以意在四方上下有窮乎?」
君曰:「無窮。」
曰:「知遊心於無窮,而反在通達之國,若存若亡乎?」
君曰:「然。」
曰:「通達之中有魏,於魏中有梁,於梁中有王。王與蠻氏,有辯乎?」
君曰:「无辯。」
客出而君惝然若有亡也。
客出,惠子見。君曰:「客,大人也,聖人不足以當之。」
惠子曰:「夫吹莞也,猶有嗃也;吹劍首者,吷而已矣。堯舜,人之所譽也;道堯舜於戴晉人之前,譬猶一吷也。」
孔子之楚,舍於蟻丘之漿。其鄰有夫妻臣妾登極者,子路曰:「是稯稯何為者邪?」
仲尼曰:「是聖人僕也。是自埋於民,自藏於畔。其聲銷,其志無窮,其口雖言,其心未嘗言,方且與世違而心不屑與之俱。是陸沈者也,是其市南宜僚邪?」
子路請往召之。
孔子曰:「已矣!彼知丘之著於己也,知丘之適楚也,以丘為必使楚王之召己也,彼且以丘為佞人也。夫若然者,其於佞人也羞聞其言,而況親見其身乎!而何以為存?」
子路往視之,其室虛矣。
長梧封人問子牢曰:「君為政焉勿鹵莽,治民焉勿滅裂。昔予為禾,耕而鹵莽之,則其實亦鹵莽而報予;芸而滅裂之,其實亦滅裂而報予。予來年變齊,深其耕而熟耰之,其禾蘩以滋,予終年厭飧。」
莊子聞之曰:「今人之治其形,理其心,多有似封人之所謂,遁其天,離其性,滅其情,亡其神,以衆為。故鹵莽其性者,欲惡之孽,為性萑葦蒹葭,始萌以扶吾形,尋擢吾性;並潰漏發,不擇所出,漂疽疥癕,內熱溲膏是也。」
柏矩學於老耼,曰:「請之天下遊。」
老耼曰:「已矣!天下猶是也。」
又請之,老耼曰:「汝將何始?」
曰:「始於齊。」
至齊,見辜人焉,推而強之,解朝服而幕之,號天而哭之,曰:「子乎!子乎!天下有大菑,子獨先離之,曰莫為盜!莫為殺人!榮辱立,然後覩所病;貨財聚,然後覩所爭。今立人之所病,聚人之所爭,窮困人之身使无休時,欲无至此,得乎!」
「古之君人者,以得為在民,以失為在己;以正為在民,以枉為在己;故一形有失其形者,退而自責。今則不然,匿為物而愚不識,大為難而罪不敢,重為任而罰不勝,遠其塗而誅不至。民知力竭,則以偽繼之,日出多偽,士民安取不偽!夫力不足則偽,知不足則欺,財不足則盜。盜竊之行,於誰責而可乎?」
蘧伯玉行年六十而六十化,未嘗不始於是之而卒詘之以非也,未知今之所謂是之非五十九非也。萬物有乎生而莫見其根,有乎出而莫見其門。人皆尊其知之所知,而莫知恃其知之所不知而後知,可不謂大疑乎!已乎!已乎!且无所逃。此所謂然與,然乎?
仲尼問於大史大弢、伯常騫、狶韋曰:「夫衞靈公飲酒湛樂,不聽國家之政;田獵畢弋,不應諸侯之際;其所以為靈公者何邪?」
大弢曰:「是因是也。」
伯常騫曰:「夫靈公有妻三人,同濫而浴。史鰌奉御而進所,搏幣而扶翼。其慢若彼之甚也,見賢人若此其肅也,是其所以為靈公也。」
狶韋曰:「夫靈公也死,卜葬於故墓不吉,卜葬於沙丘而吉。掘之數仞,得石槨焉,洗而視之,有銘焉,曰:『不馮其子,靈公奪而里之。』夫靈公之為靈也久矣,之二人何足以識之!」
少知問於大公調曰:「何謂丘里之言?」
大公調曰:「丘里者,合十姓百名而以為風俗也,合異以為同,散同以為異。今指馬之百體而不得馬,而馬係於前者,立其百體而謂之馬也。是故丘山積卑而為高,江河合水而為大,大人合并而為公。是以自外入者,有主而不執;由中出者,有正而不距。四時殊氣,天不賜,故歲成;五官殊職,君不私,故國治;文武大人不賜,故德備;萬物殊理,道不私,故无名。无名故无為,无為而无不為。時有終始,世有變化。禍福淳淳,至有所拂者而有所宜;自殉殊面,有所正者有所差。比於(太)[大]澤,百材皆度;觀於大山,木石同壇。此之謂丘里之言。」
少知曰:「然則謂之道,足乎?」
大公調曰:「不然。今計物之數,不止於萬,而期曰萬物者,以數之多者號而讀之也。是故天地者,形之大者也;陰陽者,氣之大者也;道者為之公。因其大以號而讀之則可也,已有之矣,乃將得比哉!則若以斯辯,譬猶狗馬,其不及遠矣。」
少知曰:「四方之內,六合之裏,萬物之所生惡起?」
大公調曰:「陰陽相照相蓋相治,四時相代相生相殺,欲惡去就於是橋起,雌雄片合於是庸有。安危相易,禍福相生,緩急相摩,聚散以成。此名實之可紀,精微之可志也。隨序之相理,橋運之相使,窮則反,終則始。此物之所有,言之所盡,知之所至,極物而已。覩道之人,不隨其所廢,不原其所起,此議之所止。」
少知曰:「季真之莫為,接子之或使,二家之議,孰正於其情,孰徧於其理?」
大公調曰:「雞鳴狗吠,是人之所知;雖有大知,不能以言讀其所自化,又不能以意其所將為。斯而析之,精至於无倫,大至於不可圍,或之使,莫之為,未免於物而終以為過。或使則實,莫為則虛。有名有實,是物之居;无名无實,在物之虛。可言可意,言而愈疏。未生不可忌,已死不可徂。死生非遠也,理不可覩。或之使,莫之為,疑之所假。吾觀之本,其往无窮;吾求之末,其來无止。无窮无止,言之无也,與物同理;或使莫為,言之本也,與物終始。道不可有,有不可无。道之為名,所假而行。或使莫為,在物一曲,夫胡為於大方?言而足,則終日言而盡道;言而不足,則終日言而盡物。道物之極,言默不足以載;非言非默,議有所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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