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잡편 06 양왕(讓王)
천하를 사양한(讓王) 이들의 이야기를 모은 편으로, 요·순이 천하를 물려주려 하나 받지 않은 허유·자주지보·선권 등을 들어, 삶(生)을 천하보다 무겁게 여기는 중생(重生)의 도를 논한다. 끝에 백이·숙제가 수양산에서 굶어 죽은 이야기로 절개를 기린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唯无以天下為者,可以託天下也。
오직 천하를 일삼지 않는 자라야 천하를 맡길 수 있다.
道之真以治身,其緒餘以為國家,其土苴以治天下。
도의 참됨으로 몸을 다스리고, 그 나머지로 나라를 다스리며, 그 찌꺼기로 천하를 다스린다.
天寒既至,霜雪既降,吾是以知松柏之茂也。
추위가 이르고 서리·눈이 내린 뒤에야 나는 소나무·잣나무의 무성함을 안다.
번역
요가 천하를 허유에게 물려주려 하니 허유가 받지 않았다. 또 자주지보에게 물려주려 하니 자주지보가 말하였다. "나를 천자로 삼는 것은 그래도 괜찮으나, 비록 그러하나 내가 마침 깊은 우환의 병이 있어 바야흐로 그것을 다스리느라 천하를 다스릴 겨를이 없소." 무릇 천하는 지극히 무거우나 그것으로 제 삶을 해치지 않거늘, 하물며 다른 사물이겠는가! 오직 천하를 일삼지 않는 자라야 천하를 맡길 수 있다.
순이 천하를 선권에게 물려주려 하니 선권이 말하였다. "나는 우주 가운데 서서 겨울에는 가죽옷을 입고 여름에는 갈포를 입으며, 봄에는 밭 갈고 씨 뿌려 몸이 수고할 만하고, 가을에는 거두어들여 몸이 쉬고 먹을 만하며, 해 뜨면 일하고 해 지면 쉬어 천지 사이에 거닐며 마음이 절로 흡족하오. 내가 천하를 무엇에 쓰겠소! 슬프다, 그대가 나를 모르는구려!" 마침내 받지 않고 떠나 깊은 산에 들어가니 그곳을 아무도 몰랐다.
(이어 순이 석호의 농부에게, 또 북인무택에게 물려주려 한 일, 태왕 단보가 빈 땅을 적인에게 내주고 떠난 일, 월나라 왕자 수가 임금 되기를 꺼려 단혈에 숨은 일이 이어진다. 모두 삶을 무겁게 여겨 천하나 나라를 가벼이 한 본보기다.)
태왕 단보가 빈에 거할 때 적인이 그를 쳤다. 가죽과 비단으로 섬겨도 받지 않고, 개와 말로 섬겨도 받지 않고, 구슬과 옥으로 섬겨도 받지 않으니, 적인이 구하는 바는 땅이었다. 태왕 단보가 말하였다. "남의 형과 함께 살며 그 아우를 죽이고, 남의 아비와 함께 살며 그 자식을 죽이는 것을 나는 차마 못 하겠다. 그대들은 모두 힘써 거하라! 내 신하가 되는 것과 적인의 신하가 되는 것이 무엇이 다르겠는가! 또 내가 듣건대, 기르는 데 쓰는 것(땅)으로 기르는 바(백성)를 해치지 않는다 하였다." 이에 지팡이를 짚고 떠나니 백성이 잇따라 그를 따라 마침내 기산 아래 나라를 이루었다. 무릇 태왕 단보는 삶을 높일 줄 안다 할 만하다. 삶을 높일 줄 아는 자는 비록 귀하고 부유해도 기르는 것으로 몸을 상하게 하지 않고, 비록 가난하고 천해도 이익으로 몸을 얽매지 않는다.
(이어 자화자가 소희후에게 두 팔이 천하보다 무겁고 몸이 두 팔보다 무거움을 일깨운 일, 노나라 임금이 안합을 부르자 안합이 부귀를 진실로 싫어하여 달아난 일이 이어진다.)
그러므로 이르기를, 도의 참됨으로 몸을 다스리고 그 나머지로 나라를 다스리며 그 찌꺼기로 천하를 다스린다 한다. 이로 보건대 제왕의 공은 성인의 남은 일이지 몸을 온전히 하고 삶을 기르는 까닭이 아니다. 이제 세속의 군자는 흔히 몸을 위태롭게 하고 삶을 버려 사물을 좇으니 어찌 슬프지 않은가! (…) 무릇 삶이란 어찌 다만 수후의 구슬만큼 무겁겠는가!
(자열자가 가난해도 정자양이 보낸 곡식을 받지 않은 일, 도양설이 초 소왕의 상을 사양한 일, 원헌이 가난 속에 비파를 타며 자공에게 "재물 없음이 가난이요, 배우고도 행하지 못함이 병"이라 한 일, 증자가 위나라에서 헐벗고도 〈상송〉을 노래한 일이 이어진다.)
공자가 안회에게 말하였다. "회야, 오너라! 집이 가난하고 거처가 낮은데 어찌 벼슬하지 않느냐?" 안회가 대답하였다. "벼슬을 원치 않습니다. 저는 성곽 밖에 밭 오십 무가 있어 죽을 댈 만하고, 성곽 안에 밭 십 무가 있어 명주와 삼을 댈 만하며, 거문고를 타면 스스로 즐길 만하고, 선생께 배운 도가 스스로 즐길 만하니, 저는 벼슬을 원치 않습니다." 공자가 숙연히 낯빛을 바꾸며 말하였다. "착하구나, 회의 뜻이여! 내 듣건대 '족함을 아는 자는 이익으로 스스로 얽매지 않고, 스스로 얻음을 살피는 자는 잃어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안으로 행실을 닦은 자는 지위 없어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하였다. 내가 외운 지 오래나 이제 회에게서 보니, 이는 나의 얻음이다."
공자가 진·채 사이에서 곤궁하여 이레 동안 불 땐 음식을 먹지 못하고 명아주국에 쌀도 넣지 못하여 낯빛이 매우 고단하였으나 방에서 거문고를 타며 노래하였다. (…) 공자가 말하였다. "(…) 군자는 도에 통함을 통(通)이라 하고 도에 궁함을 궁(窮)이라 한다. 이제 나는 인의의 도를 안고 어지러운 세상의 환난을 만났으니, 어찌 궁함이라 하겠느냐! 그러므로 안으로 살펴 도에 궁하지 않고 환난에 임하여 그 덕을 잃지 않으니, 추위가 이르고 서리·눈이 내린 뒤에야 나는 소나무·잣나무의 무성함을 안다. 진·채의 곤경이 나에게는 다행이로다!"
옛날에 도를 얻은 자는 궁해도 즐겁고 통해도 즐거웠다. 즐거워한 바는 궁통(窮通)이 아니니, 도덕이 여기 있으면 궁통은 추위와 더위, 바람과 비의 차례가 될 뿐이다.
(끝에 탕이 걸을 치며 변수·무광에게 의논하자 그들이 도리어 욕되게 여겨 물에 몸을 던진 일, 백이·숙제가 주나라의 무력과 거래를 더럽게 여겨 수양산에서 굶어 죽은 일을 들어 높은 절개를 기린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讓王第二十八
讓王第二十八 堯以天下讓許由,許由不受。又讓於子州支父,子州之父曰:「以我為天子,猶之可也。雖然,我適有幽憂之病。方且治之,未暇治天下也。」夫天下至重也,而不以害其生,又況他物乎!唯无以天下為者,可以託天下也。
舜讓天下於子州支伯,子州支伯曰:「予適有幽憂之病,方且治之,未暇治天下也。」故天下大器也,而不以易生,此有道者之所以異乎俗者也。
舜以天下讓善卷,善卷曰:「余立於宇宙之中,冬日衣皮毛,夏日衣葛絺;春耕種,形足以勞動;秋收斂,身足以休食;日出而作,日入而息,逍遙於天地之間而心意自得。吾何以天下為哉!悲夫,子之不知余也!」遂不受。於是去而入深山,莫知其處。
舜以天下讓其友石戶之農。石戶之農曰:「捲捲乎后之為人,葆力之士也!」以舜之德為未至也。於是夫負妻戴,攜子以入於海,終身不反也。
大王亶父居邠,狄人攻之;事之以皮帛而不受,事之以犬馬而不受,事之以珠玉而不受,狄人之所求者土地也。大王亶父曰:「與人之兄居而殺其弟,與人之父居而殺其子,吾不忍也。子皆勉居矣!為吾臣與為狄人臣奚以異!且吾聞之,不以所用養害所養。」因杖筴而去之。民相連而從之,遂成國於岐山之下。夫大王亶父,可謂能尊生矣。能尊生者,雖貴富不以養傷身,雖貧賤不以利累形。今世之人,居高官尊爵者,皆重失之,見利輕亡其身,豈不惑哉!
越人三世弒其君,王子搜患之,逃乎丹穴。而越國無君,求王子搜不得,從之丹穴。王子搜不肯出,越人薰之以艾。乘以王輿。王子搜援綏登車,仰天而呼曰:「君乎,君乎!獨不可以舍我乎!」王子搜非惡為君也,惡為君之患也。若王子搜者,可謂不以國傷生矣,此固越人之所欲得為君也。
韓魏相與爭侵地。子華子見昭僖侯,昭僖侯有憂色。子華子曰:「今使天下書銘於君之前,書之言曰:『左手攫之則右手廢,右手攫之則左手廢,然而攫之者必有天下。』君能攫之乎?」
昭僖侯曰:「寡人不攫也。」
子華子曰:「甚善!自是觀之,兩臂重於天下也,身亦重於兩臂。韓之輕於天下亦遠矣,今之所爭者,其輕於韓又遠。君固愁身傷生以憂戚不得也!」
僖侯曰:「善哉!教寡人者衆矣,未嘗得聞此言也。」子華子可謂知輕重矣。
魯君聞顏闔得道之人也,使人以幣先焉。顏闔守陋閭,苴布之衣而自飯牛。魯君之使者至,顏闔自對之。使者曰:「此顏闔之家與?」顏闔對曰:「此闔之家也。」使者致幣,顏闔對曰:「恐聽者謬而遺使者罪,不若審之。」使者還,反審之,復來求之,則不得已。故若顏闔者,真惡富貴也。
故曰,道之真以治身,其緒餘以為國家,其土苴以治天下。由此觀之,帝王之功,聖人之餘事也,非所以完身養生也。今世俗之君子,多危身棄生以殉物,豈不悲哉!凡聖人之動作也,必察其所以之與其所以為。今且有人於此,以隨侯之珠彈千仞之雀,世必笑之,是何也?則其所用者重而所要者輕也。夫生者,豈特隨侯之重哉!
子列子窮,容貌有飢色。客有言之於鄭子陽者,曰:「列禦寇,葢有道之士也,居君之國而窮,君无乃為不好士乎?」鄭子陽即令官遺之粟。子列子見使者,再拜而辭。
使者去,子列子入,其妻望之而拊心曰:「妾聞為有道者之妻子,皆得佚樂,今有飢色。君過而遺先生食,先生不受,豈不命邪!」
子列子笑謂之曰:「君非自知我也,以人之言而遺我粟,至其罪我也又且以人之言,此吾所以不受也。」其卒,民果作難而殺子陽。
楚昭王失國,屠羊說走而從於昭王。昭王反國,將賞從者,及屠羊說。屠羊說曰:「大王失國,說失屠羊;大王反國,說亦反屠羊。臣之爵祿已復矣,又何賞之有!」
王曰:「強之。」
屠羊說曰:「大王失國,非臣之罪,故不敢伏其誅;大王反國,非臣之功,故不敢當其賞。」
王曰:「見之!」
屠羊說曰:「楚國之法,必有重賞大功而後得見,今臣之知不足以存國而勇不足以死寇。吳軍入郢,說畏難而避寇,非故隨大王也。今大王欲廢法毀約而見說,此非臣之所以聞於天下也。」
王謂司馬子綦曰:「屠羊說居處卑賤而陳義甚高,子綦為我延之以三旌之位。」
屠羊說曰:「夫三旌之位,吾知其貴於屠羊之肆也;萬鍾之祿,吾知其富於屠羊之利也;然豈可以貪爵祿而使吾君有妄施之名乎!說不敢當,願復反吾屠羊之肆。」遂不受也。
原憲居魯,環堵之室,茨以生草;蓬戶不完,桑以為樞;而甕牖二室,褐以為塞;上漏下溼,匡坐而弦。
子貢乘大馬,中紺而表素,軒車不容巷,往見原憲。原憲華冠縰履,杖藜而應門。
子貢曰:「嘻!先生何病?」
原憲應之曰:「憲聞之,无財謂之貧,學而不能行謂之病。今憲,貧也,非病也。」子貢逡巡而有愧色。
原憲笑曰:「夫希世而行,比周而友,學以為人,教以為己,仁義之慝,輿馬之飾,憲不忍為也。」
曾子居衞,縕袍无表,顏色腫噲,手足胼胝。三日不舉火,十年不製衣,正冠而纓絕,捉衿而肘見,納屨而踵決。曳縰而歌商頌,聲滿天地,若出金石。天子不得臣,諸侯不得友。故養志者忘形,養形者忘利,致道者忘心矣。
孔子謂顏回曰:「回,來!家貧居卑,胡不仕乎?」
顏回對曰:「不願仕。回有郭外之田五十畝,足以給飦粥;郭內之田十畝,足以為絲麻;鼓琴足以自娛,所學夫子之道者足以自樂也。回不願仕。」
孔子愀然變容曰:「善哉回之意!丘聞之:『知足者不以利自累也,審自得者失之而不懼,行修於內者无位而不作。』丘誦之久矣,今於回而後見之,是丘之得也。」
中山公子牟謂瞻子曰:「身在江海之上,心居乎魏闕之下,柰何?」
瞻子曰:「重生。重生則利輕。」
中山公子牟曰:「雖知之,未能自勝也。」
瞻子曰:「不能自勝則從,神无惡乎?不能自勝而強不從者,此之謂重傷。重傷之人,无壽類矣!」
魏牟,萬乘之公子也,其隱巖穴也,難為於布衣之士;雖未至乎道,可謂有其意矣。
孔子窮於陳蔡之間,七日不火食,藜羹不糝,顏色甚憊,而弦歌於室。顏回擇菜,子路子貢相與言曰:「夫子再逐於魯,削迹於衞,伐樹於宋,窮於商周,圍於陳蔡,殺夫子者无罪,藉夫子者无禁。弦歌鼓琴,未嘗絕音,君子之无恥也若此乎?」
顏回无以應,入告孔子。孔子推琴喟然而歎曰:「由與賜,細人也。召而來,吾語之。」
子路子貢入。子路曰:「如此者可謂窮矣!」
孔子曰:「是何言也!君子通於道之謂通,窮於道之謂窮。今丘抱仁義之道以遭亂世之患,其何窮之為!故內省而不窮於道,臨難而不失其德,天寒既至,霜雪既降,吾是以知松柏之茂也。陳蔡之隘,於丘其幸乎!」
孔子削然反琴而弦歌,子路扢然執干而舞。子貢曰:「吾不知天之高也,地之下也。」
古之得道者,窮亦樂,通亦樂。所樂非窮通也,道德於此,則窮通為寒暑風雨之序矣。故許由娛於潁陽而共伯得乎共首。
舜以天下讓其友北人无擇,北人无擇曰:「異哉后之為人也,居於畎畝之中而遊堯之門!不若是而已,又欲以其辱行漫我。吾羞見之。」因自投清泠之淵。
湯將伐桀,因卞隨而謀,卞隨曰:「非吾事也。」
湯曰:「孰可?」
曰:「吾不知也。」
湯又因務光而謀,務光曰:「非吾事也。」
湯曰:「孰可?」
曰:「吾不知也。」
湯曰:「伊尹何如?」
曰:「強力忍垢,吾不知其他也。」
湯遂與伊尹謀伐桀,剋之,以讓卞隨。卞隨辭曰:「后之伐桀也謀乎我,必以我為賊也;勝桀而讓我,必以我為貪也。吾生乎亂世,而无道之人再來漫我以其辱行,吾不忍數聞也。」乃自投椆水而死。
湯又讓務光,曰:「知者謀之,武者遂之,仁者居之,古之道也。吾子胡不立乎?」
務光辭曰:「廢上,非義也;殺民,非仁也;人犯其難,我享其利,非廉也。吾聞之曰,非其義者,不受其祿,无道之世,不踐其土。況尊我乎!吾不忍久見也。」乃負石而自沈於廬水。
昔周之興,有士二人處於孤竹,曰伯夷叔齊。二人相謂曰:「吾聞西方有人,似有道者,試往觀焉。」至於岐陽,武王聞之,使叔旦往見之,與盟曰:「加富二等,就官一列。」血牲而埋之。
二人相視而笑,曰:「嘻,異哉!此非吾所謂道也。昔者神農之有天下也,時祀盡敬而不祈喜;其於人也,忠信盡治而无求焉。樂與政為政,樂與治為治,不以人之壞自成也,不以人之卑自高也,不以遭時自利也。今周見殷之亂而遽為政,上謀而下行貨,阻兵而保威,割牲而盟以為信,揚行以說衆,殺伐以要利,是推亂以易暴也。吾聞古之士,遭治世不避其任,遇亂世不為苟存。今天下闇,殷德衰,其並乎周以塗吾身也,不如避之以絜吾行。」二子北至於首陽之山,遂餓而死焉。若伯夷叔齊者,其於富貴也,苟可得已,則必不賴。高節戾行,獨樂其志,不事於世。此二士之節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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