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잡편 10 열어구(列禦寇)
열어구(열자)가 길에서 놀라 돌아온 일로 시작하여, 앎과 명성에 매여 마음이 드러나는 위태로움을 경계한다. 사람 마음을 아홉 가지로 살피는 구징(九徵), 천 금의 구슬을 검은 용의 턱밑에서 얻는 비유, 장자가 천지를 관곽으로 삼겠다는 임종의 일화 등을 담는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知道易,勿言難。知而不言,所以之天也。
도를 알기는 쉬우나 말하지 않기는 어렵다. 알면서 말하지 않음은 하늘로 나아가는 까닭이다.
凡人心險於山川,難於知天 … 九徵至,不肖人得矣。
무릇 사람의 마음은 산천보다 험하고 하늘을 알기보다 어렵다 … 아홉 징험이 이르면 못난 사람을 가려낼 수 있다.
吾以天地為棺槨,以日月為連璧,星辰為珠璣,萬物為齎送。
나는 천지로 관곽을 삼고 해와 달로 한 쌍 옥을 삼으며 별로 구슬을, 만물로 부장품을 삼는다.
번역
열어구가 제나라로 가다가 도중에 돌아오다 백혼무인을 만났다. 백혼무인이 "어찌 돌아왔는가?" 하니 "제가 놀랐습니다" 하였다. "무엇에 놀랐는가?" "제가 열 곳의 주막에서 먹었는데 다섯 곳이 먼저 음식을 내주었습니다." 백혼무인이 "그렇다면 그대가 무엇에 놀랐는가?" 하니, 열자가 말하였다. "무릇 안의 정성이 풀리지 않아 형체가 빛을 이루어 밖으로 사람 마음을 누르니, 사람들이 귀하고 늙은 이를 가벼이 여기고 그 환난을 빚게 합니다. (…) 주막 주인조차 이러하거늘 하물며 만승의 임금이겠습니까! 몸이 나랏일에 수고롭고 앎이 일에 다하면, 저들이 나에게 일을 맡기고 공을 따질 것입니다. 그래서 놀랐습니다." (…)
(정나라 완(緩)이 삼 년 만에 유자가 되고 그 아우를 묵자로 만들었다가 유·묵의 논쟁 끝에 자살한 일을 들어, 조물자의 보답은 그 사람의 하늘에 보답함을 논한다.)
성인은 편안한 바에 편안하고 편안치 않은 바에 편안치 않으나, 뭇사람은 편안치 않은 바에 편안하고 편안한 바에 편안치 않다.
장자가 말하였다. "도를 알기는 쉬우나 말하지 않기는 어렵다. 알면서 말하지 않음은 하늘로 나아가는 까닭이요, 알면서 말함은 사람으로 나아가는 까닭이다. 옛사람은 하늘이었지 사람이 아니었다."
주평만이 지리익에게 용 잡는 법을 배워 천 금의 가산을 다 들이고 삼 년 만에 기술을 이루었으나 그 솜씨를 쓸 데가 없었다.
(이어 안팎의 형벌(內外刑), 사람 마음을 살피는 아홉 가지 징험이 이어진다.)
공자가 말하였다. "무릇 사람의 마음은 산천보다 험하고 하늘을 알기보다 어렵다. 하늘은 그래도 봄·가을·겨울·여름과 아침·저녁의 때가 있으나, 사람은 외모가 두텁고 속이 깊다. 그러므로 군자는 멀리 부려 그 충성을 보고, 가까이 부려 그 공경을 보며, 번거롭게 부려 그 능함을 보고, 갑자기 물어 그 앎을 보며, 급히 기약하여 그 믿음을 보고, 재물을 맡겨 그 어짊을 보며, 위태로움을 알려 그 절개를 보고, 술에 취하게 하여 그 곁(흐트러짐)을 보며, 뒤섞어 거하게 하여 그 낯빛을 본다. 아홉 징험이 이르면 못난 사람을 가려낼 수 있다."
(이어 정고보가 벼슬할수록 더 겸손했던 일, 송왕이 준 수레로 장자에게 교만을 떤 자에게 장자가 답한 일이 이어진다.)
장자가 말하였다. "황하 가에 가난한 집이 갈대발을 짜서 먹고사는데, 그 아들이 못에 잠겨 천 금의 구슬을 얻었다. 그 아비가 아들에게 말하였다. '돌을 가져다 깨뜨려라! 무릇 천 금의 구슬은 반드시 아홉 길 못 속 검은 용(驪龍)의 턱밑에 있으니, 네가 구슬을 얻은 것은 반드시 그것이 잠든 틈을 만난 것이다. 검은 용이 깨어났더라면 네가 어찌 자취나마 남았겠느냐!' 이제 송나라의 깊음은 다만 아홉 길 못만이 아니요, 송왕의 사나움은 다만 검은 용만이 아니다. 네가 수레를 얻은 것은 반드시 그가 잠든 틈을 만난 것이니, 송왕이 깨어났더라면 너는 가루가 되었으리라."
(어떤 이가 장자를 초빙하자, 장자는 제물로 꾸며진 소가 결국 태묘에 끌려가는 비유로 거절한다.)
장자가 죽으려 할 때 제자들이 후하게 장사하려 하니, 장자가 말하였다. "나는 천지로 관곽을 삼고 해와 달로 한 쌍 옥을 삼으며 별로 구슬을 삼고 만물로 부장품을 삼으니, 내 장구(葬具)가 어찌 갖추어지지 않았겠느냐? 무엇을 여기에 더하겠느냐!" 제자가 "까마귀·솔개가 선생을 먹을까 두렵습니다" 하니, 장자가 말하였다. "위에 있으면 까마귀·솔개의 밥이 되고 아래에 있으면 땅강아지·개미의 밥이 되거늘, 저쪽 것을 빼앗아 이쪽에 주려 하니 어찌 그리 치우치는가."
원문 전문 보기 (한문)
列禦寇第三十二
列禦寇第三十二 列御寇之齊,中道而反,遇伯昏瞀人。伯昏瞀人曰:「奚方而反?」
曰:「吾驚焉。」
曰:「惡乎驚?」
曰:「吾嘗食於十漿,而五漿先饋。」
伯昏瞀人曰:「若是,則汝何為驚已?」
曰:「夫內誠不解,形諜成光,以外鎮人心,使人輕乎貴老,而齏其所患。夫漿特為食羹之貨,多餘之贏,其為利也薄,其為權也輕,而猶若是,而況於萬乘之主乎!身勞於國而知盡於事,彼將任我以事而效我以功。吾是以驚。」
伯昏瞀人曰:「善哉觀乎!女處已,人將保女矣!」
无幾何而往,則戶外之屨滿矣。伯昏瞀人北面而立,敦杖蹙之乎頤,立有間,不言而出。
賓者以告列子,列子提屨,跣而走,暨乎門,曰:「先生既來,曾不發藥乎?」
曰:「已矣,吾固告汝曰人將保汝,果保汝矣。非汝能使人保汝,而汝不能使人无保汝也,而焉用之感豫出異也!必且有感,搖而本才,又无謂也。與汝遊者,又莫汝告也。彼所小言,盡人毒也。莫覺莫悟,何相孰也!巧者勞而知者憂,无能者无所求,飽食而遨遊,汎若不繫之舟,虛而遨遊者也。」
鄭人緩也呻吟裘氏之地。祗三年而緩為儒,河潤九里,澤及三族,使其弟墨。儒墨相與辯,其父助翟。十年而緩自殺。其父夢之曰:「使而子為墨者,予也,闔胡嘗視其良,既為秋柏之實矣?」
夫造物者之報人也,不報其人而報其人之天,彼故使彼。夫人以己為有以異於人以賤其親,齊人之井飲者相捽也。故曰今之世皆緩也。自是,有德者以不知也,而況有道者乎!古者謂之遁天之刑。
聖人安其所安,不安其所不安;衆人安其所不安,不安其所安。
莊子曰:「知道易,勿言難。知而不言,所以之天也。知而言之,所以之人也。古之人,天而不人。」
朱泙漫學屠龍於支離益,單千金之家,三年技成而无所用其巧。
聖人以必不必,故无兵;衆人以不必必之,故多兵。順於兵,故行有求。兵,恃之則亡。
小夫之知,不離苞苴竿牘,敝精神乎蹇淺,而欲兼濟道物,太一形虛。若是者,迷惑於宇宙,形累不知太初。彼至人者,歸精神乎无始而甘冥乎无何有之鄉。水流乎无形,發泄乎太清。悲哉乎!汝為知在毫毛而不知大寧。
宋人有曹商者,為宋王使秦。其往也,得車數乘。王說之,益車百乘。反於宋,見莊子,曰:「夫處窮閭阨巷,困窘織屨,槁項黃馘者,商之所短也;一悟萬乘之主而從車百乘者,商之所長也。」
莊子曰:「秦王有病召醫。破癕潰痤者得車一乘,舐痔者得車五乘,所治愈下,得車愈多。子豈治其痔邪?何得車之多也?子行矣!」
魯哀公問乎顏闔曰:「吾以仲尼為貞幹,國其有瘳乎?」
曰:「殆哉圾乎仲尼!方且飾羽而畫,從事華辭。以支為旨,忍性以視民而不知不信。受乎心,宰乎神,夫何足以上民!彼宜女與?予頤與?誤而可矣!今使民離實學偽,非所以視民也。為後世慮,不若休之。難治也!」
施于人而不忘,非天布也,商賈不齒。雖以事齒之,神者弗齒。
為外刑者,金與木也;為內刑者,動與過也。宵人之離外刑者,金木訊之;離內刑者,陰陽食之。夫免乎外內之刑者,唯真人能之。
孔子曰:「凡人心險於山川,難於知天。天猶有春秋冬夏旦暮之期,人者厚貌深情。故有貌愿而益,有長若不肖,有順懁而達,有堅而縵,有緩而釬。故其就義若渴者,其去義若熱。故君子遠使之而觀其忠,近使之而觀其敬,煩使之而觀其能,卒然問焉而觀其知,急與之期而觀其信,委之以財而觀其仁,告之以危而觀其節,醉之以酒而觀其側,雜之以處而觀其色。九徵至,不肖人得矣。」
正考父一命而傴,再命而僂,三命而俯,循牆而走,孰敢不軌!如而夫者,一命而呂鉅,再命而於車上儛,三命而名諸父。孰協唐許!
賊莫大乎德有心而心有睫,及其有睫也而內視,內視而敗矣。凶德有五,中德為首。何謂中德?中德也者,有以自好也而吡其所不為者也。
窮有八極,達有三必,形有六府。美髯長大壯麗勇敢,八者俱過人也,因以是窮。緣循,偃佒,困畏不若人,三者俱通達。知慧外通,勇動多怨,仁義多責,達生之性者傀,達於知者肖;達大命者隨,達小命者遭。
人有見宋王者,錫車十乘。以其十乘驕穉莊子。
莊子曰:「河上有家貧恃緯蕭而食者,其子沒於淵,得千金之珠。其父謂其子曰:『取石來鍛之!夫千金之珠,必在九重之淵而驪龍頷下。子能得珠者,必遭其睡也。使驪龍而寤,子尚奚微之有哉!』今宋國之深,非直九重之淵也;宋王之猛,非直驪龍也;子能得車者,必遭其睡也。使宋王而寤,子為齏粉夫。」
或聘於莊子,莊子應其使曰:「子見夫犧牛乎?衣以文繡,食以芻叔。及其牽而入於大廟,雖欲為孤犢,其可得乎!」
莊子將死,弟子欲厚葬之。莊子曰:「吾以天地為棺槨,以日月為連璧,星辰為珠璣,萬物為齎送。吾葬具豈不備邪?何以加此!」
弟子曰:「吾恐烏鳶之食夫子也。」
莊子曰:「在上為烏鳶食,在下為螻蟻食,奪彼與此,何其偏也。」
以不平平,其平也不平;以不徵徵,其徵也不徵。明者唯為之使,神者徵之。夫明之不勝神也久矣,而愚者恃其所見入於人,其功外也,不亦悲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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