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서괘전(序卦傳)

주역(周易) · 유가 경전 · 번역·감수 허유

《서괘전(序卦傳)》은 십익 가운데 64괘의 배열 순서와 그 인과적 논리를 풀이한 편이다. 상편은 천지(乾坤)에서 만물이 생겨나는 둔(屯)부터 감(坎)·리(離)까지, 하편은 천지가 있은 뒤 남녀·부부·부자·군신이 생기는 함(咸)·항(恒)부터 기제(既濟)·미제(未濟)까지, 한 괘가 다음 괘를 "받는(受之以)" 까닭을 잇대어 설명한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有天地,然後萬物生焉。

천지가 있은 뒤에 만물이 생긴다.

有天地然後有萬物,有萬物然後有男女,有男女然後有夫婦,有夫婦然後有父子,有父子然後有君臣。

천지가 있은 뒤에 만물이 있고, 만물이 있은 뒤에 남녀가 있으며, 남녀가 있은 뒤에 부부가 있고, 부부가 있은 뒤에 부자가 있으며, 부자가 있은 뒤에 군신이 있다.

物不可窮也,故受之以未濟;終焉。

사물은 다할 수 없으므로 미제괘로 받아 마친다.

번역

상편

천지가 있은 뒤에 만물이 생긴다. 천지 사이에 가득 찬 것은 오직 만물이므로 둔괘(屯)로 받으니, 둔은 가득 참이요 만물이 처음 생김이다. 사물이 생기면 반드시 어리므로 몽괘(蒙)로 받으니, 몽은 어림이요 사물의 어림이다. 사물이 어리면 기르지 않을 수 없으므로 수괘(需)로 받으니, 수는 음식의 도다. 음식에는 반드시 다툼이 있으므로 송괘(訟)로 받는다. 다툼에는 반드시 무리가 일어나므로 사괘(師)로 받으니, 사는 무리다. 무리에는 반드시 친한 바가 있으므로 비괘(比)로 받으니, 비는 친함이다. 친하면 반드시 쌓는 바가 있으므로 소축괘(小畜)로 받는다. 사물이 쌓인 뒤에 예가 있으므로 리괘(履)로 받는다. 밟아서 태평한 뒤에 편안하므로 태괘(泰)로 받으니, 태는 통함이다. 사물이 끝까지 통할 수 없으므로 비괘(否)로 받는다. 사물이 끝까지 막힐 수 없으므로 동인괘(同人)로 받는다. 남과 함께하는 자에게는 사물이 반드시 돌아가므로 대유괘(大有)로 받는다. 크게 가진 자는 가득 차서는 안 되므로 겸괘(謙)로 받는다. 크면서 겸손할 수 있으면 반드시 즐거우므로 예괘(豫)로 받는다. 즐거우면 반드시 따름이 있으므로 수괘(隨)로 받는다. 기쁨으로 남을 따르는 자에게는 반드시 일이 있으므로 고괘(蠱)로 받으니, 고는 일이다. 일이 있은 뒤에 클 수 있으므로 림괘(臨)로 받으니, 림은 큼이다. 사물이 큰 뒤에 볼 만하므로 관괘(觀)로 받는다. 볼 만한 뒤에 합하는 바가 있으므로 서합괘(噬嗑)로 받으니, 합(嗑)은 합함이다. 사물은 구차히 합할 수 없으므로 비괘(賁)로 받으니, 비는 꾸밈이다. 꾸밈을 다한 뒤에 형통하면 다하므로 박괘(剝)로 받으니, 박은 깎임이다. 사물은 끝까지 다할 수 없어 깎임이 위에서 궁하면 아래로 돌아오므로 복괘(復)로 받는다. 돌아오면 망령됨이 없으므로 무망괘(无妄)로 받는다. 망령됨이 없은 뒤에 쌓을 수 있으므로 대축괘(大畜)로 받는다. 사물이 쌓인 뒤에 기를 수 있으므로 이괘(頤)로 받으니, 이는 기름이다. 기르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으므로 대과괘(大過)로 받는다. 사물은 끝까지 지나칠 수 없으므로 감괘(坎)로 받으니, 감은 빠짐이다. 빠지면 반드시 붙는 바가 있으므로 리괘(離)로 받으니, 리는 붙음이다.

하편

천지가 있은 뒤에 만물이 있고, 만물이 있은 뒤에 남녀가 있으며, 남녀가 있은 뒤에 부부가 있고, 부부가 있은 뒤에 부자가 있으며, 부자가 있은 뒤에 군신이 있고, 군신이 있은 뒤에 상하가 있으며, 상하가 있은 뒤에 예의를 둘 곳이 있다. 부부의 도는 오래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항괘(恒)로 받으니, 항은 오래감이다. 사물은 그 자리에 오래 머물 수 없으므로 둔괘(遯)로 받으니, 둔은 물러남이다. 사물은 끝까지 물러날 수 없으므로 대장괘(大壯)로 받는다. 사물은 끝까지 씩씩할 수 없으므로 진괘(晉)로 받으니, 진은 나아감이다. 나아가면 반드시 상하는 바가 있으므로 명이괘(明夷)로 받으니, 이(夷)는 상함이다. 밖에서 상한 자는 반드시 그 집으로 돌아오므로 가인괘(家人)로 받는다. 집안의 도가 궁하면 반드시 어그러지므로 규괘(睽)로 받으니, 규는 어그러짐이다. 어그러지면 반드시 어려움이 있으므로 건괘(蹇)로 받으니, 건은 어려움이다. 사물은 끝까지 어려울 수 없으므로 해괘(解)로 받으니, 해는 늦춤이다. 늦추면 반드시 잃는 바가 있으므로 손괘(損)로 받는다. 덜기를 그치지 않으면 반드시 더하므로 익괘(益)로 받는다. 더하기를 그치지 않으면 반드시 터지므로 쾌괘(夬)로 받으니, 쾌는 결단이다. 결단하면 반드시 만나는 바가 있으므로 구괘(姤)로 받으니, 구는 만남이다. 사물이 서로 만난 뒤에 모이므로 췌괘(萃)로 받으니, 췌는 모임이다. 모여 오르는 것을 승(升)이라 하므로 승괘로 받는다. 오르기를 그치지 않으면 반드시 곤하므로 곤괘(困)로 받는다. 위에서 곤한 자는 반드시 아래로 돌아오므로 정괘(井)로 받는다. 우물의 도는 바꾸지 않을 수 없으므로 혁괘(革)로 받는다. 사물을 바꾸는 것은 솥만 한 것이 없으므로 정괘(鼎)로 받는다. 기물을 주관하는 자는 맏아들만 한 이가 없으므로 진괘(震)로 받으니, 진은 움직임이다. 사물은 끝까지 움직일 수 없어 멈추므로 간괘(艮)로 받으니, 간은 멈춤이다. 사물은 끝까지 멈출 수 없으므로 점괘(漸)로 받으니, 점은 나아감이다. 나아가면 반드시 돌아가는 바가 있으므로 귀매괘(歸妹)로 받는다. 그 돌아갈 곳을 얻은 자는 반드시 크므로 풍괘(豐)로 받으니, 풍은 큼이다. 큼을 다한 자는 반드시 그 거처를 잃으므로 려괘(旅)로 받는다. 나그네가 되어 용납될 곳이 없으므로 손괘(巽)로 받으니, 손은 들어감이다. 들어간 뒤에 기뻐하므로 태괘(兌)로 받으니, 태는 기쁨이다. 기뻐한 뒤에 흩으므로 환괘(渙)로 받으니, 환은 떠남(흩어짐)이다. 사물은 끝까지 떠날 수 없으므로 절괘(節)로 받는다. 절제하여 믿게 하므로 중부괘(中孚)로 받는다. 그 믿음을 가진 자는 반드시 행하므로 소과괘(小過)로 받는다. 사물을 지나친 자는 반드시 건너므로 기제괘(既濟)로 받는다. 사물은 다할 수 없으므로 미제괘(未濟)로 받아 마친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序卦傳

上篇 有天地,然後萬物生焉。 盈天地之間者,唯萬物,故受之以屯;屯者盈也,屯者物之始生也。 物生必蒙,故受之以蒙;蒙者蒙也,物之穉也。 物穉不可不養也,故受之以需;需者飲食之道也。 飲食必有訟,故受之以訟。 訟必有眾起,故受之以師;師者眾也。 眾必有所比,故受之以比;比者比也。 比必有所畜也,故受之以小畜。 物畜然後有禮,故受之以履。 履而泰,然後安,故受之以泰;泰者通也。 物不可以終通,故受之以否。 物不可以終否,故受之以同人。 與人同者,物必歸焉,故受之以大有。 有大者不可以盈,故受之以謙。 有大而能謙,必豫,故受之以豫。 豫必有隨,故受之以隨。 以喜隨人者,必有事,故受之以蠱;蠱者事也。 有事而后可大,故受之以臨;臨者大也。 物大然後可觀,故受之以觀。 可觀而后有所合,故受之以噬嗑;嗑者合也。 物不可以苟合而已,故受之以賁;賁者飾也。 致飾然後亨,則盡矣,故受之以剝;剝者剝也。 物不可以終盡,剝窮上反下,故受之以復。 復則不妄矣,故受之以无妄。 有无妄然後可畜,故受之以大畜。 物畜然後可養,故受之以頤;頤者養也。 不養則不可動,故受之以大過。 物不可以終過,故受之以坎;坎者陷也。 陷必有所麗,故受之以離;離者麗也。

下篇 有天地然後有萬物,有萬物然後有男女,有男女然後有夫婦,有夫婦然後有父子,有父子然後有君臣,有君臣然後有上下,有上下然後禮儀有所錯。 夫婦之道,不可以不久也,故受之以恆;恆者久也。 物不可以久居其所,故受之以遯;遯者退也。 物不可終遯,故受之以大壯。 物不可以終壯,故受之以晉;晉者進也。 進必有所傷,故受之以明夷;夷者傷也。 傷於外者,必反其家,故受之以家人。 家道窮必乖,故受之以睽;睽者乖也。 乖必有難,故受之以蹇;蹇者難也。 物不可終難,故受之以解;解者緩也。 緩必有所失,故受之以損。 損而不已,必益,故受之以益。 益而不已,必決,故受之以夬; 夬者決也。 決必有所遇,故受之以姤;姤者遇也。 物相遇而后聚,故受之以萃;萃者聚也。 聚而上者,謂之升,故受之以升。 升而不已,必困,故受之以困。 困乎上者,必反下,故受之以井。 井道不可不革,故受之以革。 革物者莫若鼎,故受之以鼎。 主器者莫若長子,故受之以震;震者動也。 物不可以終動,止之,故受之以艮;艮者止也。 物不可以終止,故受之以漸;漸者進也。 進必有所歸,故受之以歸妹。 得其所歸者必大,故受之以豐;豐者大也。 窮大者必失其居,故受之以旅。 旅而無所容,故受之以巽;巽者入也。 入而后說之,故受之以兌;兌者說也。 說而后散之,故受之以渙;渙者離也。 物不可以終離,故受之以節。 節而信之,故受之以中孚。 有其信者,必行之,故受之以小過。 有過物者,必濟,故受之既濟。 物不可窮也,故受之以未濟;終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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