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번로 04 옥영(玉英)
원(元)을 만물의 근본으로 삼아, 원의 깊음으로 하늘의 단서를 바로잡고 하늘의 단서로 왕의 정치를 바로잡으며 차례로 제후·경내(竟內)를 바로잡는 다섯 바로잡음의 체계를 제시한 편이다. 또 경례(經禮)와 변례(變禮)의 구분, 양보의 뜻을 위해 휘(諱)하는 필법, 권도가 미칠 수 있는 영역과 미칠 수 없는 영역의 한계를 논한다.
번역
원(元)이라 이르는 것은 큰 시작이다. 원년(元年)의 뜻을 아는 것은 대인이 중히 여기고 소인이 가벼이 여기는 바다. 그러므로 나라 다스림의 실마리는 이름을 바로잡음에 있으니, 이름이 바르면 오세(五世)를 일으키고 다섯 대를 전한 밖에서 아름다움과 추함이 비로소 드러나니 그 참됨을 얻었다 할 만하다. 이는 자로가 능히 볼 바가 아니다. 오직 성인만이 만물을 하나에 매고 그것을 원에 매니, 끝내 그 좇아 온 근본에 미쳐 이를 받들지 못하면 그 공을 이루지 못한다. 이런 까닭에 『춘추』는 하나[一]를 바꾸어 원(元)이라 했으니, 원은 근원[原]과 같다. 그 뜻은 천지의 끝과 시작을 따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에게도 오직 끝과 시작이 있으나 태어남이 반드시 사시(四時)의 변화에 응하지는 않으니, 원이란 만물의 근본이요 사람의 원이 거기에 있다. 어디에 있는가? 곧 천지의 앞에 있다. 그러므로 사람이 비록 하늘의 기운에서 나고 하늘의 기운을 받드는 자라도, 천원(天元)과 더불어 하지 못하며, 천원에 근본하여 천원에서 명을 받았으니 그 하는 바를 함께 어길 수 없다. 그러므로 봄 정월이란 천지가 하는 바를 받드는 것이요, 하늘이 하는 바를 이어 마치는 것이다. 그 도가 서로 더불어 공을 함께하고 사업을 지니니, 어찌 천지의 원을 말하겠는가. (중략)
이런 까닭에 『춘추』의 도는 원의 깊음으로써 하늘의 단서를 바로잡고, 하늘의 단서로써 왕의 정치를 바로잡으며, 왕의 정치로써 제후의 즉위를 바로잡고, 제후의 즉위로써 경내(竟內)의 다스림을 바로잡으니, 다섯이 모두 바르면 교화가 크게 행해진다. 그 자리가 아닌데 나아간 것은 비록 선군에게서 받았더라도 『춘추』가 위태롭게 여기니 송 목공(繆公)이 이것이요, 그 자리가 아니면서 선군에게서 받지 않고 스스로 나아간 것도 『춘추』가 위태롭게 여기니 오왕 요(僚)가 이것이다. 비록 그러하나 만일 능히 선을 행하여 무리를 얻으면 『춘추』가 위태롭게 여기지 않으니 위후 진(晉)이 즉위하여 장례를 적은 일이 이것이다. (이하 제 환공이 무리의 마음을 얻어 패자가 된 사례, 근심을 근심할 줄 아는 자는 길하고 근심하면서 근심을 모르는 자는 흉하다는 논의로 이어진다.)
"공(公)이 당(棠)에서 물고기를 구경한 것이 무슨 악인가?" "무릇 사람의 성품은 의를 선하다 하지 않음이 없으나 능히 의롭지 못한 것은 이(利)가 그것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종일 말하되 이(利)에 미치지 않으니, 말하지 않음으로 부끄럽게 하여 그 근원을 막고자 함이다. (중략)"
『춘추』에는 경례(經禮)가 있고 변례(變禮)가 있다. 성품을 편안히 하고 마음을 평안히 하는 것 같은 것은 경례요, 성품에 비록 편안치 않고 마음에 비록 평안치 않으나 도에 이를 바꿀 수 없는 것, 이것은 변례다. 그러므로 혼례에 주인을 칭하지 않음은 경례요, 말이 궁하여 칭할 것이 없어 주인을 칭함은 변례다. 천자가 삼 년 뒤에 왕을 칭함은 경례요, 까닭이 있으면 삼 년이 못 되어 왕을 칭함은 변례다. 부인이 국경을 나가는 일이 없음은 경례요, 어미가 아들을 위해 며느리를 맞이하고 부모의 상에 달려가는 것은 변례다. 경(經)과 변(變)의 일에 밝은 뒤에야 가볍고 무거움의 구분을 알아 권도(權道)에 나아갈 수 있다.
(이하 환공이 왕을 적지 않고 즉위를 적은 필법, 송독이 임금을 시해한 일의 휘법, 양보의 높음을 위해 임금을 위해 휘하는 필법으로 이어진다.) 그릇은 이름을 따르고 땅은 주인을 따름을 제(制)라 하니, 권도의 실마리이므로 살피지 않을 수 없다. 무릇 권도가 비록 경(經)을 거스르나 또한 반드시 '그래도 될 수 있는 영역[可以然之域]'에 있어야 하니, 그래도 될 수 있는 영역에 있지 않으면 비록 죽더라도 끝내 하지 않으니 공자 목이(目夷)가 이것이다. 그러므로 제후의 부자·형제로서 마땅히 서지 못할 자가 선 경우, 『춘추』는 그 나라를 보아 마땅히 설 임금과 다름이 없게 여기니, 이는 모두 그래도 될 수 있는 영역에 있다. (중략) 그러므로 『춘추』의 도는 넓되 요긴하고 자세하되 하나로 돌이킨다.
(이하 기계(紀季)가 땅을 가지고 제에 항복한 일을 두고, 어진 일을 기계에게 의탁하여 기후가 시킨 것임을 보이는 휘법, 일을 거짓으로 적고[詭辭] 이름을 바꾸는 『춘추』의 필법, 기후가 의를 위해 죽어 무리의 마음을 얻었음을 어질게 여겨 멸망을 휘한 일로 이어진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謂一元者,大始也。知元年志者,大人之所重,小人之所輕。是故治國之端在正名,名之正,興五世,五傳之外,美惡乃形,可謂得其真矣,非子路之所能見。惟聖人能屬萬物於一,而繫之元也,終不及本所從來而承之,不能遂其功。是以春秋變一謂之元,元猶原也,其義以隨天地終始也。故人唯有終始也,而生不必應四時之變,故元者為萬物之本,而人之元在焉,安在乎?乃在乎天地之前,故人雖生天氣,及奉天氣者,不得與天元、本天元命、而共違其所為也。故春正月者,承天地之所為也,繼天之所為而終之也,其道相與共功持業,安容言乃天地之元?天地之元,奚為於此?惡施於人?大其貫承意之理矣。是故春秋之道,以元之深,正天之端,以天之端,正王之政,以王之政,正諸侯之即位,以諸侯之即位,正竟內之治,五者俱正,而化大行。非其位而即之,雖受之先君,春秋危之,宋繆公是也;非其位不受之先君,而自即之,春秋危之,吳王僚是也;雖然,苟能行善得眾,春秋弗危,衛侯晉以立書葬是也;俱不宜立,而宋繆受之先君而危,衛宣弗受先君而不危,以此見得眾心之為大安也。故齊桓非直弗受之先君也,乃率弗宜為君者而立,罪亦重矣,然而知恐懼,敬舉賢人而以自覆蓋,知不背要盟,以自湔浣也,遂為賢君,而霸諸侯;使齊桓被惡,而無此美,得免殺戮乃幸已,何霸之有!魯桓忘其憂,而禍逮其身;齊桓憂其憂,而立功名。推而散之,凡人有憂而不知憂者,凶,有憂而深憂之者,吉。易曰:『復自道,何其咎。』此之謂也。匹夫之反道以除咎,尚難,人主之反道以除咎、甚易。詩云:『德輶如毛。』言其易也。
「公觀魚于棠,何惡也?」「凡人之性,莫不善義,然而不能義者,利敗之也;故君子終日言不及利,欲以勿言愧之而已,愧之以塞其源也。夫處位動風化者,徒言利之名爾,猶惡之,況求利乎!故天王使人求賻求金,皆為大惡而書。今非直使人也,親自求之,是為甚惡,譏。何故言觀魚?猶言觀社也,皆諱大惡之辭也。」
春秋有經禮,有變禮。為如安性平心者、經禮也;至有於性雖不安,於心雖不平,於道無以易之,此變禮也。是故昏禮不稱主人,經禮也;辭窮無稱,稱主人,變禮也。天子三年然後稱王,經禮也;有故,則未三年而稱王,變禮也。婦人無出境之事,經禮也;母為子娶婦,奔喪父母,變禮也。明乎經變之事,然後知輕重之分,可與適權矣。難者曰:「春秋事同者辭同,此四者,俱為變禮,而或達於經,或不達於經,何也?」曰:「春秋理百物,辨品類,別嫌微,修本末者也。是故星墜謂之隕,螽墜謂之雨,其所發之處不同,或降於天,或發於地,其辭不可同也。今四者俱為變禮也同,而其所發亦不同,或發於男,或發於女,其辭不可同也。是或達於常,或達於變也。」
桓之志無王,故不書王;其志欲立,故書即位。書即位者,言其弒君兄也;不書王者,以言其背天子。是故隱不言立,桓不言王者,從其志,以見其事也。從賢之志,以達其義;從不肖之志,以著其惡。由此觀之,春秋之所善、善也,所不善、亦不善也,不可不兩省也。
「經曰:宋督弒其君與夷。傳言莊公馮殺之。不可及於經,何也?」曰:「非不可及於經,其及之端眇,不足以類鉤之,故難知也。傳曰:臧孫許與晉卻克同時而聘乎齊,按經無有,豈不微哉!不書其往,而有避也。今此傳而言莊公馮,而於經不書,亦以有避也。是以不書聘乎齊,避所羞也;不書莊公馮殺,避所善也。是故讓者,春秋之所善,宣公不與其子,而與其弟,其弟亦不與子,而反之兄子,雖不中法,皆有讓高,不可棄也,故君子為之諱。不居正之謂避其後也,亂移之宋督,以存善志,此亦春秋之義善無遺也,若直書其篡,則宣繆之高滅,而善之無所見矣。」難者曰:「為賢者諱,皆言之,為宣繆諱,獨弗言,何也?」曰:「不成於賢也,其為善不法,不可取,亦不可棄,棄之則棄善志也,取之則害王法,故不棄亦不載,以意見之而已。苟志於仁,無惡。此之謂也。」
器從名,地從主人之謂制,權之端焉,不可不察也。夫權雖反經,亦必在可以然之域,不在可以然之域,故雖死亡,終弗為也,公子目夷是也。故諸侯父子兄弟,不宜立而立者,春秋視其國,與宜立之君無以異也,此皆在可以然之域也;至於鄫取乎莒,以之為同居,目曰莒人滅鄫,此在不可以然之域也。故諸侯在不可以然之域者,謂之大德,大德無踰閑者,謂正經;諸侯在可以然之域者,謂之小德,小德出入可也;權譎也,尚歸之以奉鉅經耳。故春秋之道,博而要,詳而反一也。公子目夷復其君,終不與國,祭仲已與,後改之,晉荀息死而不聽,衛曼姑拒而弗內,此四臣事異而同心,其義一也。目夷之弗與,重宗廟;祭仲與之,亦重宗廟;荀息死之,貴先君之命;曼姑拒之,亦貴先君之命也。事雖相反,所為同,俱為重宗廟,貴先帝之命耳。難者曰:「公子目夷祭仲之所為者,皆存之事君,善之可矣;荀息曼姑非有此事也,而所欲恃者,皆不宜立者,何以得載乎義。」曰:「春秋之法,君立不宜立,不書;大夫立,則書。書之者,弗予大夫之得立不宜立者也;不書,予君之得立之也。君之立不宜立者,非也;既立之,大夫奉之,是也;荀息曼姑之所得為義也。」
難紀季曰:「春秋之法,大夫不得用地。又曰:公子無去國之義。又曰:君子不避外難。紀季犯此三者,何以為賢!賢臣故盜地以下敵,棄君以避難乎!」曰:「賢者不為是。是故託賢於紀季,以見季之弗為也;紀季弗為,而紀侯使之可知矣。春秋之書事,時詭其實,以有避也;其書人,時易其名,以有諱也。故詭晉文得志之實以代諱,避致王也;詭莒子號,謂之人,避隱公也;易慶父之名,謂之仲孫;變盛謂之成,諱大惡也。然則說春秋者,入則詭辭,隨其委曲,而後得之。今紀季受命乎君,而經書專,無善一名,而文見賢,此皆詭辭,不可不察。春秋之於所賢也,固順其志,而一其辭,章其義而褒其美。今紀侯、春秋之所貴也,是以聽其入齊之志,而詭其服罪之辭也,移之紀季。故告糴於齊者,實莊公為之,而春秋詭其辭,以予臧孫辰;以酅入於齊者,實紀侯為之,而春秋詭其辭,以與紀季;所以詭之不同,其實一也。」難者曰:「有國家者,人欲立之,固盡不聽;國滅,君死之,正也;何賢乎紀侯?」曰:「齊將復讎,紀侯自知力不加,而志距之,故謂其弟曰:『我宗廟之主,不可以不死也,汝以酅往,服罪於齊,請以立五廟,使我先君歲時有所依歸。』率一國之眾,以衛九世之主,襄公逐之不去,求之弗予,上下同心,而俱死之,故謂之大去。春秋賢死義且得眾心也,故為諱滅,以為之諱,見其賢之也,以其賢之也,見其中仁義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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