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번로 17 유서(俞序)
공자가 『춘추』를 지은 까닭이 위로 하늘의 단서를 바로잡고 아래로 득실을 밝혀 후대의 성인을 기다림에 있음을 밝힌 편이다. 자하·세자·자지 등 여러 제자의 말을 인용하여 『춘추』가 사람을 중히 여기고[重人] 인(仁)을 근본으로 함을 논한다.
번역
중니(공자)가 『춘추』를 지음은 위로 하늘의 단서와 왕공의 자리, 만백성이 바라는 바를 살피고, 아래로 득실을 밝혀 어진 재능을 일으켜 후대의 성인을 기다림이다. 그러므로 사기(史記)를 끌어와 지난 일을 다스리고 옳고 그름을 바로잡아 왕공을 드러냈다. 사기에 적힌 십이 공(公)의 사이는 모두 쇠한 세상의 일이므로 문인이 의혹했다. 공자가 말하기를 "내가 그 행한 일을 인하여 왕의 마음을 더했으니, 빈말로 보이는 것이 행한 일의 넓고 깊고 절실하고 밝음만 못하기 때문이다" 했다. 자공·민자·공견자가 그 절실하여 국가의 자산이 됨을 말했다.
그 절실함이 임금을 죽이고 나라를 망쳐 분주히 달아나 사직을 보존하지 못함에 이른 것은, 그 까닭이 모두 도에 밝지 못하고 『춘추』를 살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위(衛)의 자하가 말하기를 "국가를 가진 자는 『춘추』를 배우지 않을 수 없으니, 『춘추』를 배우지 않으면 앞뒤와 곁의 위태로움을 볼 수 없고, 나라의 큰 권병과 임금의 무거운 임무를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혹 위협받고 궁하여 나라를 잃고 자리에서 죽임당함이 하루아침에 이를 따름이다. 진실로 능히 『춘추』의 법을 펴 그 도를 행하면 어찌 다만 화를 없앨 뿐이겠는가, 곧 요순의 덕이다" 했다. 그러므로 세자(世子)가 말하기를 "공이 자손에 미쳐 백 대에 빛나니, 성인의 덕은 서(恕)보다 아름다운 것이 없다" 했다.
그러므로 내가 먼저 말하기를 "『춘추』는 자기에게 자세하고 남에게 소략하니, 그 나라를 인하여 천하를 품는다" 했다. 『춘추』의 도는 크게 얻으면 왕 노릇 하고 작게 얻으면 패자가 된다. 그러므로 증자·자석이 제후(齊侯)를 성히 아름답게 여겨 제후를 편안케 하고 천자를 높였으니, 패왕의 도가 모두 인(仁)에 근본하며, 인은 하늘의 마음이므로 이를 하늘의 마음으로 이었다. 사람을 사랑하는 큰 것은 환란을 생각하여 미리 막음보다 큰 것이 없다. (이하 자하·자지의 말을 인용하여 『춘추』가 사람을 중히 여겨[重人] 작은 허물을 용서함을 밝히고, 큰 악을 말함에서 시작하여 작은 허물을 용서함으로 마쳐 거친 데서 시작해 정미함으로 끝남을 논한다.) 가르침과 교화가 흐르고 덕택이 크게 무젖어 천하 사람마다 사군자(士君子)의 행함이 있어 허물이 적어지니, 또한 두 이름을 풍자한 뜻이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仲尼之作春秋也,上探正天端,王公之位,萬民之所欲,下明得失,起賢才,以待後聖,故引史記,理往事,正是非,見王公,史記十二公之間,皆衰世之事,故門人惑,孔子曰:「吾因其行事,而加乎王心焉,以為見之空言,不如行事博深切明。」子貢、閔子、公肩子言其切而為國家資也。其為切,而至於殺君亡國,奔走不得保社稷,其所以然,是皆不明於道,不覽於春秋也。故衛子夏言:「有國家者,不可不學春秋,不學春秋,則無以見前後旁側之危,則不知國之大柄,君之重任也。故或脅窮失國,揜殺於位,一朝至爾,苟能述春秋之法,致行其道,豈徒除禍哉!乃堯舜之德也。」故世子曰:「功及子孫,光輝百世,聖人之德,莫美於恕。」故予先言:「春秋詳己而略人,因其國而容天下。」春秋之道,大得之則以王,小得之則以霸。故曾子、子石盛美齊侯,安諸侯,尊天子,霸王之道,皆本於仁,仁,天心,故次之以天心。愛人之大者,莫大於思患而豫防之,故蔡得意於吳,魯得意於齊,而春秋皆不告。故次以言:怨人不可邇,敵國不可狎,攘竊之國不可使久親,皆防患、為民除患之意也。不愛民之漸,乃至於死亡,故言楚靈王、晉厲公生弒於位,不仁之所致也。故善宋襄公不厄人,不由其道而勝,不如由其道而敗,春秋貴之,將以變習俗,而成王化也。故子夏言:「春秋重人,諸譏皆本此,或奢侈使人憤怨,或暴虐賊害人,終皆禍及身。」故子池言:「魯莊築臺,丹楹刻桷;晉厲之刑刻意者;皆不得以壽終。」上奢侈,刑又急,皆不內恕,求備於人。故次以春秋,緣人情,赦小過,而傳明之曰:君子辭也。孔子明得失,見成敗,疾時世之不仁,失王道之體,故緣人情,赦小過,傳又明之曰:君子辭也。孔子曰:「吾因行事,加吾王心焉,假其位號,以正人倫,因其成敗,以明順逆。」故其所善,則桓文行之而遂,其所惡,則亂國行之終以敗。故始言大惡,殺君亡國,終言赦小過,是亦始於麤粗,終於精微,教化流行,德澤大洽,天下之人,人有士君子之行,而少過矣,亦譏二名之意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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