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번로 19 입원신(立元神)

춘추번로(春秋繁露) · 전한 동중서 · 번역·감수 허유

임금은 나라의 으뜸[元]이라 그 말과 동작이 만물의 추기(樞機)이니, 근본을 삼가고 미세함을 신중히 하여 정신을 기르고 무위로 다스려야 함을 논한 편이다. 천(天)·지(地)·인(人)을 만물의 세 근본[三本]으로 삼아 효제·의식·예악으로 이를 받드는 숭본(崇本)의 이치를 밝힌다.

원문 · 번역

君人者,國之元,發言動作,萬物之樞機,樞機之發,榮辱之端也,失之豪釐,駟不及追。故為人君者,謹本詳始,敬小慎微,志如死灰,形如委衣,安精養神,寂寞無為,休形無見影,揜聲無出響,虛心下士,觀來察往,謀於眾賢,考求眾人,得其心,遍見其情,察其好惡,以參忠佞,考其往行,驗之於今,計其蓄積,受於先賢,釋其讎怨,視其所爭,差其黨族,所依為臬,據位治人,用何為名,累日積久,何功不成?可以內參外,可以小占大,必知其實,是謂開闔。君人者,國之本也,夫為國,其化莫大於崇本,崇本則君化若神,不崇本則君無以兼人,無以兼人,雖峻刑重誅,而民不從,是所謂驅國而棄之者也,患庸甚焉!何謂本?曰:天地人,萬物之本也,天生之,地養之,人成之;天生之以孝悌,地養之以衣食,人成之以禮樂,三者相為手足,合以成體,不可一無也;無孝悌,則亡其所以生,無衣食,則亡其所以養,無禮樂,則亡其所以成也;三者皆亡,則民如麋鹿,各從其欲,家自為俗,父不能使子,君不能使臣,雖有城郭,名曰虛邑,如此,其君河塊而僵,莫之危而自危,莫之喪而自亡,是謂自然之罰,自然之罰至,裹襲石室,分障險阻,猶不能逃之也。明主賢君,必於其信,是故肅慎三本,郊祀致敬,共事祖禰,舉顯孝悌,表異孝行,所以奉天本也;秉耒躬耕,採桑親蠶,墾草殖穀,開闢以足衣食,所以奉地本也;立辟廱庠序,修孝悌敬讓,明以教化,感以禮樂,所以奉人本也;三者皆奉,則民如子弟,不敢自專,邦如父母,不待恩而愛,不須嚴而使,雖野居露宿,厚於宮室,如是者,其君安河而臥,莫之助而自強,莫之綏而自安,是謂自然之賞,自然之賞至,雖退讓委國而去,百姓襁負其子,隨而君之,君亦不得離也,故以德為國者,甘於飴蜜,固於膠漆,是以聖賢勉而崇本,而不敢失也,君人者,國之證也,不可先倡,感而後應,故居倡之位,而不行倡之勢,不居和之職,而以和為德,常盡其下,故能為之上也。

임금이란 나라의 으뜸[元]이니, 말과 동작은 만물의 추기(樞機)요, 추기의 발함은 영욕의 실마리라, 털끝만큼 잃어도 네 마리 말이 미처 따르지 못한다. 그러므로 임금 된 자는 근본을 삼가고 시작을 자세히 하며 작은 것을 공경하고 미세한 것을 신중히 하여, 뜻은 식은 재 같고 형체는 늘어진 옷 같이 하여, 정기를 편안히 하고 정신을 길러 적막히 무위(無為)하며, 형체를 쉬어 그림자를 드러내지 않고 소리를 가려 울림을 내지 않으며, 마음을 비워 선비에게 낮추고 오는 것을 보고 가는 것을 살피며, 뭇 어진 이에게 도모하고 뭇 사람에게 구하여 그 마음을 얻고 그 정을 두루 보아 그 좋아함과 미워함을 살펴 충성과 아첨을 헤아린다.

體國之道,在於尊神。尊者,所以奉其政也,神者,所以就其化也,故不尊不畏,不神不化。夫欲為尊者,在於任賢;欲為神者,在於同心;賢者備股肱,則君尊嚴而國安;同心相承,則變化若神;莫見其所為,而功德成,是謂尊神也。

무엇을 근본[本]이라 하는가? 이르기를, 천(天)·지(地)·인(人)이 만물의 근본이다. 하늘이 낳고, 땅이 기르며, 사람이 이룬다. 하늘은 효제(孝悌)로 낳고, 땅은 의식(衣食)으로 기르며, 사람은 예악(禮樂)으로 이룬다. 셋이 서로 손발이 되어 합하여 몸을 이루니 하나도 없어서는 안 된다. 효제가 없으면 그 낳는 까닭을 잃고, 의식이 없으면 그 기르는 까닭을 잃으며, 예악이 없으면 그 이루는 까닭을 잃는다. 셋이 모두 없으면 백성이 사슴과 같아 각각 그 욕심을 좇고 집집이 스스로 풍속을 이루어, 아비가 자식을 부리지 못하고 임금이 신하를 부리지 못하니, 비록 성곽이 있어도 빈 고을이라 이른다. (중략) 명철한 임금과 어진 군주는 반드시 그 신의에 (힘쓴다). 이런 까닭에 삼가 세 근본을 삼가니, 교사(郊祀)로 공경을 다하고 조상을 함께 섬기며 효제를 드러냄은 하늘의 근본을 받드는 까닭이요, 쟁기를 잡아 몸소 밭 갈고 뽕을 따 친히 누에 치며 풀을 개간하고 곡식을 심어 의식을 족하게 함은 땅의 근본을 받드는 까닭이며, 학교[辟廱·庠序]를 세우고 효제와 공경·겸양을 닦아 가르침으로 밝히고 예악으로 느끼게 함은 사람의 근본을 받드는 까닭이다. 셋을 모두 받들면 백성이 자제와 같아 감히 멋대로 하지 못하고, 나라를 부모와 같이하여 은혜를 기다리지 않아도 사랑하고 엄함을 기다리지 않아도 부려진다.

天積眾精以自剛,聖人積眾賢以自強;天序日月星辰以自光,聖人序爵祿以自明;天所以剛者,非一精之力,聖人所以強者,非一賢之德也。故天道務盛其精,聖人務眾其賢;盛其精而壹其陽,眾其賢而同其心;壹其陽,然後可以致其神,同其心,然後可以致其功;是以建治之術,貴得賢而同心。為人君者,其要貴神,神者,不可得而視也,不可得而聽也,是故視而不見其形,聽而不聞其聲;聲之不聞,故莫得其響,不見其形,故莫得其影;莫得其影,則無以曲直也,莫得其響,則無以清瘺也;無以曲直,則其功不可得而敗,無以清瘺,則其名不可得而度也。所謂不見其形者,非不見其進止之形也,言其所以進止不可得而見也;所謂不聞其聲者,非不聞其號令之聲也,言其所以號令不可得而聞也;不見不聞,是謂冥昏,能冥則明,能昏則彰,能冥能昏,是謂神。人君貴居冥而明其位,處陰而向陽,惡人見其情,而欲知人之心。是故為人君者,執無源之慮,行無端之事,以不求奪,以不問問;吾以不求奪,則我利矣,彼以不出出,則彼費矣;吾以不問問,則我神矣,彼以不對對,則彼情矣。故終日問之,彼不知其所對,終日奪之,彼不知其所出,吾則以明,而彼不知其所亡。故人臣居陽而為陰,人君居陰而為陽,陰道尚形而露情,陽道無端而貴神。

(이하 나라의 도가 신(神)을 높임에 있음, 하늘이 뭇 정기를 쌓아 스스로 강하듯 성인이 뭇 어진 이를 쌓아 스스로 강함, 임금의 요체는 신을 귀히 여김에 있어 보아도 그 형체를 보지 못하고 들어도 그 소리를 듣지 못하게 함, 임금은 음에 거하되 양을 향한다는 군도론으로 이어진다.) 사람의 신하는 양에 거하되 음이 되고, 사람의 임금은 음에 거하되 양이 되니, 음의 도는 형체를 숭상하여 정을 드러내고, 양의 도는 단서가 없어 신(神)을 귀히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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