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번로 33 관덕(觀德)

춘추번로(春秋繁露) · 전한 동중서 · 번역·감수 허유

천지는 만물의 근본이요 선조가 나온 바이니, 그 덕이 밝아 헤아릴 수 없음을 논한 편이다. 백 가지 예가 달[月]에, 달이 철[時]에, 철이 임금에, 임금이 하늘에 엮인다는 차례로, 덕(德)을 친히 하고 가까운 데서 시작하는[惟德是親·先親親] 『춘추』의 차례를 밝힌다.

번역

천지(天地)란 만물의 근본이요 선조가 나온 바이니, 광대하여 다함이 없고 그 덕이 밝게 빛나며 해를 지냄이 많아 길이길이 끝이 없다. 하늘은 지극히 밝음을 내어 뭇 앎이 부류 짓고 그 엎드림에 비추지 않음이 없으며, 땅은 지극히 어두움을 내되 별과 해가 밝아 감히 어둡지 않으니, 군신·부자·부부의 도가 이를 취한다. 큰 예(禮)의 마침에 신하와 자식이 삼 년 동안 감히 (임금·아비의 자리에) 당하지 못하고, 비록 당하더라도 반드시 선군(先君)을 칭하고 반드시 선인(先人)을 칭하여 감히 지존을 탐하지 않는다. 백 가지 예의 귀함이 모두 달[月]에 엮이고, 달이 철[時]에 엮이며, 철이 임금에 엮이고, 임금이 하늘에 엮인다. 하늘이 버린 바는 천하가 돕지 않으니 걸주가 이것이요, 천자가 베어 끊은 바는 신하와 자식이 세우지 못하니 채세자·봉축보가 이것이며, 할아버지·아버지가 끊은 바는 자손이 잇지 못하니 노 장공이 어미를 생각하지 못함과 위첩(衛輒)이 아비의 명을 사양함이 이것이다.

그러므로 명을 받아 해내(海內)가 그를 따름은 뭇 별이 북극성을 향함, 흐르는 물이 창해(滄海)로 모임과 같다. (중략) 태백(泰伯)의 지극한 덕이 천지와 짝하매, 상제가 그를 위해 적자를 폐하고 성을 바꾸어 자식 삼아 양보하니, 그 지극한 덕에 해내가 마음으로 돌아갔다. 태백이 세 번 양보하여 감히 자리에 나아가지 않고, 백읍고(伯邑考)가 뭇 마음이 둘로 갈림을 알아 스스로 물러나 신명을 따랐다. 지극한 덕으로 명을 받으매 호걸과 고명한 사람들이 모여들어 그에게 돌아가, 높은 자는 공후로 벌여지고 아래로 경대부에 이르기까지 모두 덕으로 차례지었다.

(이하 오·노가 같은 성이라 종리(鍾離)의 회합에서 차례를 얻지 못한 일, 형·위·노가 같은 성이라 적인이 멸하매 『춘추』가 휘한 일 등으로, "오직 덕을 친히 하되 모두 그 친한 이를 먼저 한다[惟德是親,其皆先其親]"는 차례를 밝힌다.) 그러므로 주(周)의 자손이 그 친함이 같으되 문왕이 가장 먼저요, 사시(四時)가 같으되 봄이 가장 먼저요, 열두 달이 같으되 정월이 가장 먼저요, 덕이 같으면 친한 이를 친히 함을 먼저 하고, 노 십이 공이 같으되 정공·애공이 가장 높다. (이하 같은 성을 먼저 안으로 함, 친한 이를 가까운 데서 시작함, 적자를 세우되 어미는 자식으로 귀해짐 등의 차례가 이어진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天地者,萬物之本、先祖之所出也,廣大無極,其德昭明,歷年眾多,永永無疆。天出至明,眾知類也,其伏無不炤也;地出至晦,星日為明不敢闇,君臣、父子、夫婦之道取之此。大禮之終也,臣子三年不敢當,雖當之,必稱先君,必稱先人,不敢貪至尊也。百禮之貴,皆編於月,月編於時,時編於君,君編於天,天之所棄,天下弗祐,桀紂是也;天子之所誅絕,臣子弗得立,蔡世子、逢丑父是也;王父父所絕,子孫不得屬,魯莊公之不得念母、衛輒之辭父命是也;故受命而海內順之,猶眾星之共北辰,流水之宗滄海也,況生天地之間,法太祖先人之容貌,則其至德,取象眾名尊貴,是以聖人為貴也。泰伯至德之侔天地也,上帝為之廢適易姓而子之讓,其至德海內懷歸之,泰伯三讓而不敢就位,伯邑考知群心貳,自引而瞠,順神明也。至德以受命,豪英高明之人輻輳歸之,高者列為公侯,下至卿大夫,濟濟乎哉!皆以德序。是故吳魯同姓也,鍾離之會,不得序而稱君,殊魯而會之,為其夷狄之行也;雞父之戰,吳不得與中國為禮;至於伯莒黃池之行,變而反道,乃爵而不殊;召陵之會,魯君在是,而不得為主,避齊桓也;魯桓即位十三年,齊、宋、衛、燕舉師而東,紀、鄭與魯戮力而報之,後其日,以魯不得遍,避紀侯與鄭厲公也。春秋常辭,夷狄不得與中國為禮,至邲之戰,夷狄反道,中國不得與夷狄為禮,避楚莊也;邢、衛、魯之同姓也,狄人滅之,春秋為諱,避齊桓也,當其如此也,惟德是親,其皆先其親。是故周之子孫,其親等也,而文王最先;四時等也,而春最先;十二月等也,而正月最先;德等也,則先親親;魯十二公等也,而定、哀最尊。衛俱諸夏也,善稻之會,獨先內之,為其與我同姓也;吳俱夷狄也,柤之會,獨先外之,為其與我同姓也;滅國十五有餘,獨先諸夏;魯、晉俱諸夏也,譏二名獨先及之;盛伯、郜子俱當絕,而獨不名,為其與我同姓兄弟也;外出者眾,以母弟出,獨大惡之,為其亡母背骨肉也;滅人者莫絕,衛侯燬滅同姓獨絕,賤其本祖而忘先也。親等,從近者始;立適以長,母以子貴先。甲戌己丑陳侯鮑卒,書所見也,而不言其闇者;隕石於宋五,六鷁退飛,耳聞而記,目見而書,或徐或察,皆以其先接於我者序之,其於會朝聘之禮亦猶是。諸侯與盟者眾矣,而儀父獨漸進,鄭僖公方來會我,而道殺,春秋致其意,謂之如會;潞子離狄而歸黨,以得亡,春秋謂之子,以領其意;包來、首戴、洮、踐土與操之會:陳、鄭去我,謂之逃歸;鄭處而不來,謂之乞盟:陳侯後至,謂之如會;莒人疑我,貶而稱人;諸侯朝魯者眾矣,而滕、薛獨稱侯;州公化我,奪爵而無號;吳楚國先聘我者見賢,曲棘與鞍之戰,先憂我者見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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