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번로 52 난욱상다(暖燠常多)
하늘의 도가 양으로 따뜻하게 하여 낳고(出陽為暖以生之) 음으로 서늘하게 하여 이루되(出陰為清以成之), 따뜻함이 항상 많고(暖燠常多) 서늘함이 적음을 논한다. 정월부터 시월까지 한 해 동안 양과 음, 따뜻함과 서늘함의 양을 견주어, 덕교(德教)가 형벌(刑罰)보다 많아야 함을 자연에서 끌어낸다. 우(禹)의 홍수와 탕(湯)의 가뭄도 음양의 변고로 풀이한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天之道,出陽為暖以生之,出陰為清以成之。
하늘의 도는 양을 내어 따뜻함으로 만물을 낳고, 음을 내어 서늘함으로 만물을 이룬다.
暖暑居百而清寒居一 … 故聖人多其愛而少其嚴。
(한 해에) 따뜻하고 더움이 백(百)을 차지하고 맑고 참이 하나(一)를 차지하니 … 그러므로 성인은 사랑을 많이 하고 엄함을 적게 한다.
번역
하늘의 도는 양을 내어 따뜻함으로 만물을 낳고, 음을 내어 서늘함으로 만물을 이룬다. 그러므로 따뜻함(薰)이 아니면 길러 낼 수 없고 서늘함(溧)이 아니면 익게 할 수 없으니, 한 해의 정수이다. 마음만 알고 따뜻함과 서늘함의 어느 것이 많은지 살피지 못하는 자는 쓰면 반드시 하늘과 어긋나니, 하늘과 어긋나면 비록 수고로워도 이루지 못한다. 정월부터 시월까지 하늘의 공이 마치는데, 그 사이를 헤아리면 음과 양이 각기 얼마를 차지하며 따뜻함과 서늘함이 며칠이나 많은가. 만물이 처음 나서 다 이루어지기까지 이슬과 서리가 그 내림이 몇 배인가. 그러므로 한봄(中春)부터 가을까지 기운이 온화하게 조화되고, 늦가을 구월(季秋九月)에 이르러서야 음이 비로소 양보다 많아지니, 하늘이 이때에 서늘함을 내어 서리를 내리고, 서늘함을 내어 서리를 내려 하늘이 만물을 내리되 진실로 이미 다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구월은 하늘의 공이 이 달에 크게 궁구되고 시월에 다 마치니, 그 자취를 살피고 그 실상을 헤아리면 맑고 서늘한 날은 조금 적을 뿐이요, 공이 이미 다 이루어진 뒤에 음이 크게 나온다. 하늘이 공을 이룸에 소음(少陰)은 함께하고 태음(太陰)은 함께하지 않으니, 소음은 안에 있고 태음은 밖에 있다. 그러므로 서리는 만물에 더해지고 눈은 빈 곳에 더해지니, 빈 곳이란 다만 땅일 뿐 만물에 미치지 못한다. 공이 이미 다 이루어진 뒤, 만물이 다시 나기 전이 태음이 마땅히 나올 때이니, 비록 음이라 하나 또한 태양이 그 자리를 화하는 데 도와 받은 바를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성왕이 위에 있으면 하늘이 덮고 땅이 실으며 바람이 명하고 비가 베푼다. 비를 베풂은 덕을 고르게 폄이요, 바람이 명함은 명령을 곧게 함이다. 『시경』에 「알지도 깨닫지도 못하면서 상제의 법을 따른다」 하였으니, 능히 알지 못하면서 하늘이 하는 바를 본받음을 이름이다.
우(禹)의 홍수와 탕(湯)의 가뭄은 떳떳한 도가 아니라, 마침 세상 기운의 변고를 만나 음양이 평형을 잃은 것이다. 요(堯)는 백성 보기를 자식같이 하고 백성은 요 보기를 부모같이 하였으니, 『상서』에 「스물여덟 해에 방훈(放勳, 요)이 죽으니 백성이 부모를 잃은 듯 사해 안이 삼 년 동안 음악(八音)을 그쳤다」 하였다. 삼 년 동안 양기가 음에 눌리고 음기가 크게 일어났으니, 이것이 우에게 홍수의 이름이 있는 까닭이다. 걸(桀)은 천하의 잔적(殘賊)이요 탕(湯)은 천하의 성덕(盛德)이니, 천하가 잔적을 제거하고 성덕·대선을 얻음이 거듭됨은 거듭된 양(重陽)이다. 그러므로 탕에게 가뭄의 이름이 있으니, 모두 마침 만난 변고요 우·탕의 허물이 아니다. 마침 만난 변고로 평소의 떳떳함을 의심하지 말 것이니, 그러면 지키는 바를 잃지 않아 바른 도가 더욱 밝아진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天之道,出陽為暖以生之,出陰為清以成之。是故非薰也,不能有育,非溧也,不能有熟,歲之精也。知心而不省薰與溧庸多者,用之必與天戾,與天戾,雖勞不成。是自正月至於十月,而天之功畢,計其間,陰與陽各居幾何?薰與溧其日庸多?距物之初生,至其畢成,露與霜其下庸倍?故從中春至於秋,氣溫柔和調,及季秋九月,陰乃始多於陽,天於是時出溧下霜,出溧下霜,而天降物,固已皆成矣。故九月者,天之功大究於是月也,十月而悉畢,故案其跡,數其實,清溧之日少少耳,功已畢成之後,陰乃大出,天之成功也,少陰與而太陰不與,少陰在內,而太陰在外,故霜加於物,而雪加於空,空者,亶地而已,不逮物也,功已畢成之後,物未復生之前,太陰之所當出也,雖曰陰,亦以太陽資化其位,而不知所受之。故聖王在上位,天覆地載,風令雨施,雨施者,布德均也,風令者,言令直也。詩云:「不識不知,順帝之則。」言弗能知識,而效天之所為云爾。禹水湯旱,非常經也,適遭世氣之變而陰陽失平,堯視民如子,民視堯如父母,尚書曰:「二十有八載,放勳乃殂落,百姓如喪考妣,四海之內,閼密八音三年。」三年陽氣厭於陰,陰氣大興,此禹所以有水名也。桀,天下之殘賊也,湯,天下之盛德也,天下除殘賊而得盛德大善者,再是重陽也,故湯有旱之名,皆適遭之變,非禹湯之過,毋以適遭之變,疑平生之常,則所守不失,則正道益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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