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번로 70 순명(順命)

춘추번로(春秋繁露) · 전한 동중서 · 번역·감수 허유

명(命)을 따름(順命)을 논한다. 하늘은 만물의 조상이니(天者,萬物之祖) 만물이 하늘 없이 나지 못하며, 홀로 음이거나 홀로 양이면 낳지 못하고 음양이 천지와 더불어 셋이 된 뒤에 낳는다(獨陰不生·獨陽不生)고 본다. 천자→제후→자식→신첩→아내로 이어지는 수명(受命)의 차례와, 명을 받들지 않을 때의 죄를 논한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天者,萬物之祖,萬物非天不生,獨陰不生,獨陽不生,陰陽與天地參然後生。

하늘이란 만물의 조상이니, 만물은 하늘 아니면 나지 못한다. 홀로 음이면 낳지 못하고 홀로 양이면 낳지 못하니, 음양이 천지와 더불어 셋이 된 뒤에 낳는다.

天子受命於天,諸侯受命於天子,子受命於父,臣妾受命於君,妻受命於夫。

천자는 하늘에서 명을 받고, 제후는 천자에게서 명을 받고, 자식은 아비에게서 명을 받고, 신첩은 임금에게서 명을 받고, 아내는 남편에게서 명을 받는다.

번역

아비는 자식의 하늘(子之天)이요, 하늘은 아비의 하늘(父之天)이니, 하늘 없이 나는 것은 있은 적이 없다. 하늘이란 만물의 조상이니, 만물은 하늘 아니면 나지 못한다. 홀로 음이면 낳지 못하고 홀로 양이면 낳지 못하니(獨陰不生, 獨陽不生), 음양이 천지와 더불어 셋이 된 뒤에 낳는다. 그러므로 「아비의 자식이라 높일 만하고, 어미의 자식이라 낮출 만하다」 하니, 높은 자는 높은 호칭을 취하고 낮은 자는 낮은 호칭을 취한다. 그러므로 덕이 천지와 같은 자는 황천(皇天)이 도와 자식 삼아 천자(天子)라 부르고, 그 다음은 다섯 등급의 작위로 높여 모두 나라와 고을로 호칭하며, 천지 사이에 덕 없는 자는 주(州)·국(國)·인(人)·민(民)이라 하고, 심한 자는 나라와 고을에 매이지 못하고 골육의 무리를 끊으며 인륜을 떠나 혼도(閽盜, 문지기 도적)라 할 뿐이니, 천지 사이에 성씨와 호칭이 없어 천한 자 중에 지극히 천한 자이다.

사람이 하늘에 대하여는 도(道)로 명을 받고, 사람에 대하여는 말(言)로 명을 받으니, 도에 따르지 않는 자는 하늘이 끊고, 말에 따르지 않는 자는 사람이 끊는다. … 천자는 하늘에서 명을 받고, 제후는 천자에게서 명을 받고, 자식은 아비에게서 명을 받고, 신첩은 임금에게서 명을 받고, 아내는 남편에게서 명을 받으니, 무릇 명을 받는 바는 그 높음이 다 하늘이라, 비록 하늘에서 명을 받는다 하여도 또한 옳다. 천자가 하늘의 명을 받들지 못하면 폐하여 공(公)이라 칭하니 왕자의 후예가 이것이요, 공후가 천자의 명을 받들지 못하면 이름이 끊겨 자리에 나아가지 못하니 위후 삭(衛侯朔)이 이것이요, 자식이 아비의 명을 받들지 못하면 백토(伯討)의 죄가 있으니 위 세자 괴외(蒯聵)가 이것이요, 신하가 임금의 명을 받들지 못하면 비록 착해도 배반으로 말하니 진 조앙(晉趙鞅)이 진양에 들어가 배반함이 이것이요, … 아내가 남편의 명을 받들지 못하면 남편과 끊어 더불음(及)을 말하지 않는다. 하늘에 순응하지 않는 자의 죄가 이와 같음을 말함이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父者,子之天也,天者,父之天也,無天而生,未之有也。天者,萬物之祖,萬物非天不生,獨陰不生,獨陽不生,陰陽與天地參然後生,故曰:父之子也可尊,母之子也可卑,尊者取尊號,卑者取卑號,故德侔天地者,皇天右而子之,號稱天子;其次有五等之爵以尊之,皆以國邑為號;其無德於天地之間者,州、國、人、民;甚者不得繫國邑,皆絕骨肉之屬,離人倫,謂之閽盜而已,無名姓號氏於天地之間,至賤乎賤者也;其尊至德,巍巍乎不可以加矣,其卑至賤,冥冥其無下矣。春秋列序位,尊卑之陳,累累乎可得而觀也,雖闇至愚,莫不昭然,公子慶父罪亦不當繫於國,以親之故,為之諱,而謂之齊仲孫,去其公子之親也,故有大罪不奉其天命者,皆棄其天倫。人於天也,以道受命,其於人,以言受命;不若於道者,天絕之,不若於言者,人絕之;臣子大受命於君,辭而出疆,唯有社稷國家之危,猶得發辭而專安之盟是也。天子受命於天,諸侯受命於天子,子受命於父,臣妾受命於君,妻受命於夫,諸所受命者,其尊皆天也,雖謂受命於天亦可。天子不能奉天之命,則廢而稱公,王者之後是也;公侯不能奉天子之命,則名絕而不得就位,衛侯朔是也;子不奉父命,則有伯討之罪,衛世子蒯聵是也;臣不奉君命,雖善,以叛言,晉趙鞅入於晉陽以叛是也;妾不奉君之命,則媵女先至者是也;妻不奉夫之命,則絕夫不言及是也;曰不奉順於天者,其罪如此。

  孔子曰:「畏天命,畏大人,畏聖人之言。」其祭社稷、宗廟、山川、鬼神,不以其道,無災無害;至於祭天不享,其卜不從,使其牛口傷,鼷鼠食其角,或言食牛,或言食而死,或食而生,或不食而自死,或改卜而牛死,或卜而食其角,過有深淺薄厚,而災有簡甚,不可不察也;猶郊之變因其災,而之變應而無為也,見百事之變之所不知而自然者,勝言與!以此見其可畏,專誅絕者,其唯天乎!臣殺君,子殺父,三十有餘,諸其賤者則損,以此觀之,可畏者,其唯天命、大人乎!亡國五十有餘,皆不事畏者也,況不畏大人,大人專誅之,君之滅者,何日之有哉!魯宣違聖人之言,變古易常,而災立至,聖人之言可不慎!此三畏者,異恉而同致,故聖人同之,俱言其可畏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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