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번로 80 여천지위(如天之爲)

춘추번로(春秋繁露) · 전한 동중서 · 번역·감수 허유

하늘이 하는 것처럼(如天之爲) 행해야 함을 논한다. 음양의 기운이 하늘에서는 따뜻함·서늘함·추위·더위가 되고 사람에게서는 호오·희로가 되니, 사람의 희로애락도 사계절처럼 때에 맞춰 막힘없이 발해야 한다. 봄에 인(仁), 가을에 의(義), 겨울에 형(刑), 여름에 덕(德)을 닦아 천지에 순응하고 음양을 체득함이 '집기중(執其中)'이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陰陽之氣在上天亦在人,在人者為好惡喜怒,在天者為暖清寒暑。

음양의 기운이 위로 하늘에 있고 또한 사람에게 있으니, 사람에게 있는 것은 호오·희로가 되고 하늘에 있는 것은 따뜻함·서늘함·추위·더위가 된다.

春修仁而求善,秋修義而求惡,冬修刑而致清,夏修德而致寬,此所以順天地,體陰陽。

봄에 인을 닦아 선을 구하고 가을에 의를 닦아 악을 구하며 겨울에 형을 닦아 맑음에 이르고 여름에 덕을 닦아 너그러움에 이르니, 이로써 천지에 순응하고 음양을 체득한다.

번역

음양의 기운이 위로 하늘에 있고 또한 사람에게 있으니, 사람에게 있는 것은 호오·희로가 되고 하늘에 있는 것은 따뜻함·서늘함·추위·더위가 된다. 나고 들며 오르내리고 좌우전후로 평평히 행하여 그치지 않아 일찍이 머물러 막힘이 없으니, 사람에게 있는 것도 마땅히 행하여 머묾이 없어 사계절처럼 또렷해야 한다. 무릇 희로애락의 그치고 움직임은 하늘이 사람에게 성명(性命)으로 만든 바이니, 그 때에 임하여 발하려 함은 그 응함이 또한 하늘의 응함이라, 따뜻함·서늘함·추위·더위가 그 때에 이르러 발하려 함과 다름이 없다. 만약 덕을 머물러 봄여름을 기다리고 형을 머물러 가을겨울을 기다린다면, 이는 사계절을 따르는 이름은 있으나 실은 천지의 떳떳함을 거스름이다. 사람에게 있는 것도 하늘이니, 어찌 오래 하늘 기운을 머물게 하여 막히게 하고 그 바른 운행을 두루 하지 못하게 하겠는가.

그러므로 하늘은 인(寅)에서 운행하여 곡식을 썩히고 가을에 보리를 낳으니, 더러움을 없애고 모자람을 잇게 함을 알린다. … 성인은 이를 받들어 다스리니, 그러므로 봄에 인(仁)을 닦아 선을 구하고, 가을에 의(義)를 닦아 악을 구하며, 겨울에 형(刑)을 닦아 맑음에 이르고, 여름에 덕(德)을 닦아 너그러움에 이르니, 이로써 천지에 순응하고 음양을 체득한다. 그러나 선을 구할 때 악을 보면 놓아두지 않고, 악을 구할 때 선을 보면 또한 곧 행하며, 맑음에 이를 때 큰 선을 보면 곧 들어 쓰고, 너그러움에 이를 때 큰 악을 보면 곧 없애니, 천지가 바야흐로 낳을 때 죽임이 있고 바야흐로 죽일 때 낳음이 있음을 본받는다. 그러므로 뜻이 천지를 따르고 완급이 음양을 본받되, 사람의 일에 마땅히 행할 것은 막힘이 없으며, 또 사람에게 너그럽고 하늘에 순하여 천인의 도를 아울러 드니, 이를 일러 그 중(中)을 잡음(執其中)이라 한다.

하늘이 봄으로 사람을 낳고 가을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마땅히 살 자를 살린다 하고 마땅히 죽을 자를 죽인다 하니, 사물을 죽이는 마땅함이 사계절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다스리는 바가 어찌 오래 마땅히 행할 이치를 머물러 반드시 사계절을 기다리겠는가. 이를 일러 그 중을 막음(壅非其中)이라 한다. 사람에게 희로애락이 있음은 하늘에 춘하추동이 있음과 같으니, 희로애락이 그 때에 이르러 발하려 함은 춘하추동이 그 때에 이르러 나오려 함과 같아, 다 하늘 기운이 그러함이다.

원문 전문 보기 (한문)

陰陽之氣在上天亦在人,在人者為好惡喜怒,在天者為暖清寒暑,出入上下,左右前後,平行而不止,未嘗有所稽留滯鬱也,其在人者,亦宜行而無留,若四時之條條然也。夫喜怒哀樂之止動也,此天之所為人性命者,臨其時而欲發,其應亦天應也,與暖清寒暑之至其時而欲發無異,若留德而待春夏,留刑而待秋冬也,此有順四時之名,實逆於天地之經,在人者亦天也,奈何其久留天氣,使之鬱滯,不得以其正周行也,是故天行穀朽寅而秋生麥,告除穢而繼乏也,所以成功繼乏以贍人也。天之生有大經也,而所周行者又,有害功也,除而殺殛者,行急皆不待時也,天之志也。而聖人承之以治,是故春修仁而求善,秋修義而求惡,冬修刑而致清,夏修德而致寬,此所以順天地,體陰陽;然而方求善之時,見惡而不釋,方求惡之時,見善亦立行,方致清之時,見大善亦立舉之,方致寬之時,見大惡亦立去之,以效天地之方生之時有殺也,方殺之時有生也,是故志意隨天地,緩急倣陰陽,然而人事之宜行者,無所鬱滯,且恕於人,順於天,天人之道兼舉,此謂執其中。天非以春生人,以秋殺人也,當生者曰生,當死者曰死,非殺物之義待四時也,而人之所治也,安取久留當行之理而必待四時也,此之謂壅非其中也。人有喜怒哀樂,猶天之有春夏秋冬也,喜怒哀樂之至其時而欲發也,若春夏秋冬之至其時而欲出也,皆天氣之然也,其宜直行而無鬱滯一也,天終歲乃一遍此四者,而人主終日不知過此四之數,其理故不可以相待,且天之欲利人,非直其欲利穀也,除穢不待時,況穢人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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