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 율력지 상(漢書·律曆志 上)

한서 율력지(漢書 律曆志) · 후한 반고 · 번역·감수 허유

후한 반고(班固)가 편찬한 《한서(漢書)》의 「율력지(律曆志)」 상편이다. 율(律)·도량형(度量衡)·역법(曆法)의 근본을 황종(黃鐘)에 두고, 비수(備數)·화성(和聲)·심도(審度)·가량(嘉量)·권형(權衡) 다섯 강목으로 도량형을 논한다. 십이율(十二律)을 십이지지·열두 달에 배속하고, 천지인(天地人) 삼통(三統)과 오행(五行)의 원리를 수리(數理)로 풀어, 한 무제 태초력(太初曆) 제정의 경위로 이어진다.

핵심 구절 — 원문과 번역

五聲之本,生於黃鐘之律。九寸為宮,或損或益,以定商、角、徵、羽。九六相生,陰陽之應也。

(오성의 근본은 황종의 율에서 생긴다. 9촌을 궁으로 삼고 혹 덜고 혹 더하여 상·각·치·우를 정한다. 구륙이 서로 낳음은 음양의 응함이다.)

協之五行,則角為木,五常為仁,五事為貌。商為金為義為言,徵為火為禮為視,羽為水為智為聽,宮為土為信為思。

(오행에 맞추면 각은 목·인·모, 상은 금·의·언, 치는 화·예·시, 우는 수·지·청, 궁은 토·신·사이다.)

三統者,天施,地化,人事之紀也。

(삼통이란 천시·지화·인사의 벼리이다.)

天以一生水,地以二生火,天以三生木,地以四生金,天以五生土。

(하늘은 1로 수를, 땅은 2로 화를, 하늘은 3으로 목을, 땅은 4로 금을, 하늘은 5로 토를 낳는다.)

번역

서(序) — 율·도량형을 함께 다스리다

《우서(虞書)》에 「이에 율(律)과 도량형(度量衡)을 통일하였다」고 하였으니, 멀고 가까움을 가지런히 하여 백성의 믿음을 세우려는 것이다. 복희(伏戲)가 팔괘(八卦)를 그은 뒤로 그 원리가 수(數)에서 일어났고, 황제(黃帝)·요(堯)·순(舜)에 이르러 크게 갖추어졌다. 삼대(三代)가 옛 법을 상고하니 법도가 밝게 드러났다. 주(周)나라가 쇠하자 관(官)이 그 직무를 잃었는데, 공자(孔子)가 후세 왕의 법을 진술하여 말하기를 「도량형을 삼가고, 법도를 살피며, 폐지된 관직을 다시 세우고, 숨은 인재를 등용하면 사방의 정사가 행해진다」고 하였다.

한(漢)이 일어나자 북평후(北平侯) 장창(張蒼)이 처음 율력(律曆)의 일을 맡았고, 효무제(孝武帝) 때 악관(樂官)이 이를 고증·정정하였다. 원시(元始) 연간에 왕망(王莽)이 정권을 잡아 명예를 떨치고자 천하에서 종률(鐘律)에 통달한 자 백여 명을 불러, 희화(羲和) 유흠(劉歆) 등으로 하여금 조목별로 아뢰게 하니 그 논함이 가장 상세하였다. 그러므로 그 거짓된 말을 깎아내고 바른 뜻을 취하여 이 편에 기록한다.

다섯 강목

첫째는 비수(備數, 수를 갖춤), 둘째는 화성(和聲, 소리를 조화시킴), 셋째는 심도(審度, 길이를 살핌), 넷째는 가량(嘉量, 부피를 바르게 함), 다섯째는 권형(權衡, 무게를 다는 저울)이다. 삼(三)과 오(五)로 변화시키고 그 수를 뒤섞어, 고금에 상고하고 기물(氣物)에 시험하며 마음과 귀로 조화시키고 경전에 고증하니, 모두 그 실상을 얻어 들어맞지 않음이 없다.

비수(備數) — 수의 근본

수(數)란 일(一)·십(十)·백(百)·천(千)·만(萬)이니, 사물을 헤아려 성명(性命)의 이치를 따르는 것이다. 《서(書)》에 「먼저 그 산명(算命)을 한다」고 하였다. 수는 본래 황종의 수에서 일어나, 일(一)에서 시작하여 셋으로 곱하고, 삼삼(三三)으로 쌓아 십이진(十二辰)의 수를 거치면 십칠만 칠천 백 사십 칠(177,147)에 이르러 다섯 자릿수(五數)가 갖추어진다.

그 산법(算法)은 대나무를 쓰는데, 지름 1푼(分), 길이 6촌(寸)으로, 271매(枚)가 모여 육각형(六觚)을 이루어 한 줌(握)이 된다. 지름은 건괘(乾)의 율(律)인 황종의 일(一)을 본뜨고, 길이는 곤괘(坤)의 여(呂)인 임종(林鐘)의 길이를 본뜬다. 그 수는 《역(易)》의 대연(大衍)의 수 오십(五十)에서 그 쓰임은 사십구(四十九)이니, 양(陽)의 여섯 효(六爻)를 이루어 육허(六虛)를 두루 흐르는 형상을 얻는다.

무릇 역(曆)을 추산하고 율을 만들며 기물을 제작하되, 둥근 것은 그림쇠(規)로 모난 것은 곱자(矩)로, 무거운 것은 저울추(權)로 평평한 것은 저울대(衡)로, 곧음은 먹줄(準繩)로, 부피는 가량(嘉量)으로 하니, 그윽한 것을 더듬고 숨은 것을 찾으며 깊은 것을 끌어내고 먼 것을 이루는 데 쓰이지 않음이 없다. 길이를 재는 자는 털끝(豪氂)만큼도 어긋나지 않고, 부피를 헤아리는 자는 규촬(圭撮)만큼도 어긋나지 않으며, 무게를 다는 자는 기장알(黍絫)만큼도 어긋나지 않는다. 일(一)에서 벼리고 십(十)에서 맞추며 백(百)에서 늘이고 천(千)에서 키우며 만(萬)에서 펼치니, 그 법이 산술(算術)에 있다. 천하에 펴서 소학(小學)의 본보기로 삼는다. 직무는 태사(太史)에 있고 희화(羲和)가 관장한다.

화성(和聲) — 오성과 십이율

소리(聲)란 궁(宮)·상(商)·각(角)·치(徵)·우(羽)이니, 음악을 지어 팔음(八音)을 조화시키고 사람의 삿된 뜻을 씻어 내려 그 바른 성품을 온전히 하며 풍속을 바꾸는 것이다. 팔음(八音)이란, 흙(土)은 훈(塤), 박(匏)은 생(笙), 가죽(皮)은 북(鼓), 대나무(竹)는 관(管), 실(絲)은 현(絃), 돌(石)은 경(磬), 쇠(金)는 종(鐘), 나무(木)는 축(柷)이다. 오성(五聲)이 조화롭고 팔음이 어우러져야 음악이 이루어진다.

상(商)은 밝음(章)을 말하니, 만물이 익어 밝게 헤아릴 수 있음이다. 각(角)은 닿음(觸)이니, 만물이 땅에 닿아 나오며 까끄라기(芒角)를 이고 있음이다. 궁(宮)은 가운데(中)이니, 중앙에 자리하여 사방으로 펼치고 처음을 노래하여 생명을 베푸니 사성(四聲)의 벼리가 된다. 치(徵)는 복(祉)이니, 만물이 성대하게 우거지고 번성함이다. 우(羽)는 집(宇)이니, 만물이 모여 갈무리되어 집이 덮음이다. 무릇 소리란 궁에서 가운데가 되고, 각에서 닿으며, 치에서 복되고, 상에서 밝으며, 우에서 덮이니, 그러므로 사성(四聲)은 궁(宮)을 벼리로 삼는다.

이를 오행(五行)에 맞추면, 각(角)은 목(木)이 되고 오상(五常)에서는 인(仁)이며 오사(五事)에서는 모(貌, 용모)이다. 상(商)은 금(金)이 되고 의(義)가 되며 언(言, 말)이 된다. 치(徵)는 화(火)가 되고 예(禮)가 되며 시(視, 봄)가 된다. 우(羽)는 수(水)가 되고 지(智)가 되며 청(聽, 들음)이 된다. 궁(宮)은 토(土)가 되고 신(信)이 되며 사(思, 생각)가 된다. 군신민사물(君臣民事物)로 말하면, 궁은 임금(君), 상은 신하(臣), 각은 백성(民), 치는 일(事), 우는 사물(物)이 된다. 노래하고 화답함에 형상이 있으니, 그러므로 군신과 자리, 일의 본체를 말한 것이다.

오성(五聲)의 근본은 황종의 율에서 생긴다. 9촌(寸)을 궁(宮)으로 삼고, 혹 덜고(損) 혹 더하여(益) 상·각·치·우를 정한다. 구(九)와 육(六)이 서로 낳음은 음양(陰陽)의 응함이다.

율(律)은 열둘이니, 양(陽)의 여섯이 율(律)이요 음(陰)의 여섯이 여(呂)이다. 율은 기(氣)를 통솔하고 만물을 분류하니, 첫째 황종(黃鐘), 둘째 태족(太族), 셋째 고선(姑洗), 넷째 유빈(蕤賓), 다섯째 이칙(夷則), 여섯째 무역(亡射, 無射)이다. 여(呂)는 양을 도와 기를 펴니, 첫째 임종(林鐘), 둘째 남려(南呂), 셋째 응종(應鐘), 넷째 대려(大呂), 다섯째 협종(夾鐘), 여섯째 중려(中呂)이다. 여기에 삼통(三統)의 뜻이 있다.

전(傳)하기를, 황제(黃帝)가 지은 것이라 한다. 황제가 영륜(泠綸)을 시켜 대하(大夏)의 서쪽, 곤륜(昆侖)의 북쪽에서 해곡(解谷)에 나는 대나무 중 구멍과 두께가 고른 것을 골라, 두 마디 사이를 잘라 불어 황종의 궁(宮)으로 삼게 하였다. 열두 개의 통(筩)을 만들어 봉황의 울음을 들으니, 수컷의 울음이 여섯, 암컷의 울음이 여섯으로 황종의 궁에 견주어 모두 그로부터 낳을 수 있으니 이것이 율의 근본(律本)이다. 지극히 다스려진 세상에는 천지의 기운이 합하여 바람을 낳고, 천지의 풍기(風氣)가 바르면 십이율이 정해진다.

십이율의 명의와 월·지지 배속

명의(名義)지지(辰)
황종(黃鐘)황(黃)은 중앙의 색, 임금의 복식. 종(鐘)은 씨앗(種). 양기가 황천(黃泉)에 씨를 베풀어 만물을 싹틔워 육기(六氣)의 으뜸이 됨. 궁(宮)이 9로써 6을 노래함자(子)11월
대려(大呂)여(呂)는 도움(旅). 음이 크게 황종의 궁기(宮氣)를 도와 만물을 싹틔움(牙)축(丑)12월
태족(太族)족(族)은 아룀(奏). 양기가 크게 땅을 뚫고 만물에 이름인(寅)정월
협종(夾鐘)음이 태족을 끼고 도와 사방의 기를 펴서 씨앗을 내보냄묘(卯)2월
고선(姑洗)세(洗)는 깨끗함(絜). 양기가 만물을 씻어 정결케 함진(辰)3월
중려(中呂)미약한 음이 처음 일어나 아직 이루어지지 않아, 그 가운데서 고선을 도와 기를 펴고 만물을 가지런히 함사(巳)4월
유빈(蕤賓)유(蕤)는 이음(繼), 빈(賓)은 인도함(導). 양이 처음으로 음기를 인도하여 만물을 기름오(午)5월
임종(林鐘)임(林)은 임금(君). 음기가 임무를 받아 유빈을 도와 씨앗을 주관하여 크게 무성케 함미(未)6월
이칙(夷則)칙(則)은 법(法). 양기가 법도를 바로 하여 음기로 하여금 상할 만물을 평정케 함신(申)7월
남려(南呂)남(南)은 맡음(任). 음기가 이칙을 도와 만물을 이루는 임무를 맡음유(酉)8월
무역(亡射)사(射)는 싫증(厭). 양기가 만물을 다하고 음기로 하여금 마저 떨구게 하니, 끝나면 다시 시작하여 싫증냄이 없음술(戌)9월
응종(應鐘)음기가 무역에 응하여 만물을 모두 갈무리하고 양을 섞어 씨앗을 닫음(閡)해(亥)10월

궁(宮)은 9로써 6을 노래하며, 변하여 한곳에 머물지 않고 육허(六虛)를 두루 흐른다. 자(子)에서 시작하여 11월에 있다.

삼통(三統) — 천·지·인의 벼리

삼통(三統)이란 하늘의 베풂(天施)·땅의 화함(地化)·사람의 일(人事)의 벼리이다.

  • 천통(天統): 11월은 건괘(乾)의 초구(初九)로, 양기가 땅 밑에 잠겨 처음으로 일(一)을 드러내니 만물이 싹터 움직이고 태음(太陰)에 모인다. 그러므로 황종이 천통이 되며 율의 길이는 9촌이다. 구(九)란 중화(中和)를 지극히 하여 만물의 으뜸이 되는 것이다. 《역》에 「하늘의 도(道)를 세우니 음(陰)과 양(陽)이라」 하였다.
  • 지통(地統): 6월은 곤괘(坤)의 초육(初六)으로, 음기가 태양(太陽)에서 임무를 받아 길러 부드럽게 하니 만물이 자라 미(未)에서 무성해지고 씨앗이 강대해진다. 그러므로 임종이 지통이 되며 율의 길이는 6촌이다. 육(六)이란 양의 베풂을 머금어 육합(六合) 안에서 무성케 하여 강유(剛柔)에 형체가 있게 하는 것이다. 「땅의 도를 세우니 유(柔)와 강(剛)이라」 하였고, 「건(乾)은 큰 시작을 알고 곤(坤)은 만물을 이룬다」 하였다.
  • 인통(人統): 정월은 건괘의 구삼(九三)으로, 만물이 두루 통하여 인(寅)에서 무리지어 나오니 사람이 받들어 이루고 인(仁)으로 기르며 의(義)로 행하여 사물이 각기 그 이치를 얻게 한다. 인(寅)은 목(木)이라 인(仁)이 되고, 그 소리는 상(商)이라 의(義)가 된다. 그러므로 태족이 인통이 되며 율의 길이는 8촌으로 팔괘(八卦)를 본뜬다. 복희씨(宓戲氏)가 천지를 따르고 신명에 통하여 만물의 정상을 분류한 까닭이다. 「사람의 도를 세우니 인(仁)과 의(義)라」 하였다.

이것이 세 율(三律)을 이름이니, 곧 삼통(三統)이다.

삼정(三正)과 황종의 지극함

삼정(三正)에 있어서는, 황종의 자(子)가 천정(天正), 임종 미(未)의 충(衝)인 축(丑)이 지정(地正), 태족의 인(寅)이 인정(人正)이다. 삼정이 시작을 바르게 하니, 지정(地正)이 그 시작을 양(陽)의 동북(東北) 축(丑) 자리에 맺는다. 《역》에 「동북에서 벗을 잃으나 마침내 경사가 있다」 하였으니, 응답하는 도리이다. 황종이 궁(宮)이 되면 태족·고선·임종·남려가 모두 바른 소리로 응하여 조금도 어긋남(忽微)이 없고 다른 율의 부림을 받지 않으니, 한마음으로 통일된 뜻(同心一統)이다. 황종이 아닌 다른 율은 비록 그 달에 스스로 궁이 되더라도 그 화응하는 율에 빈 자리와 어긋남(空積忽微)이 있어 바름을 얻지 못한다. 이것이 황종이 지극히 높아 견줄 것이 없음이다.

천·지·인의 수와 황종·임종·태족의 실(實)

《역》에 「하늘을 셋으로, 땅을 둘로 하여 수에 의지한다(參天兩地而倚數)」 하였다.

  • 황종지실(黃鐘之實): 하늘의 수는 일(一)에서 시작해 이십오(二十五)에서 마치니, 그 뜻을 셋(三)으로 벼린다. 이리하여 마침내 팔십일(81)을 얻고, 천지 오위(五位)의 합이 십(十)에서 마치는 것을 곱하면 팔백십(810)이 되니, 역법의 한 통(一統) 1539세(歲)의 장수(章數)에 응하는바, 이것이 황종의 실(實)이다. 이로 말미암아 십이율의 둘레와 지름이 일어난다.
  • 임종지실(林鐘之實): 땅의 수는 이(二)에서 시작해 삼십(三十)에서 마치니 그 뜻을 둘(兩)로 벼려, 육십(60)을 얻고 땅의 중수(中數) 육(六)을 곱하면 삼백육십(360)이 되니, 한 해(期)의 날수에 해당한다. 이것이 임종의 실이다.
  • 태족지실(太族之實): 사람은 하늘을 잇고 땅을 따라 기(氣)를 펴고 만물을 이루며, 팔괘를 통솔하고 팔풍(八風)을 고르며 팔정(八政)을 다스리고 팔절(八節)을 바로하며 팔음(八音)을 조화하고 팔일무(八佾)를 추며 팔방(八方)을 살피고 팔황(八荒)에 미쳐 천지의 공을 마치니, 그러므로 팔팔(八八)은 육십사(64)이다. 천지 오위의 합 십을 곱하면 육백사십(640)이 되어 육십사괘(64卦)에 응하니, 이것이 태족의 실이다. 《서》에 「하늘의 공을 사람이 대신한다」 하였다.

삼통이 서로 통하므로 황종·임종·태족의 율 길이가 모두 온전한 촌수(全寸)로 남는 푼(餘分)이 없다.

태극 원기와 십이진의 곱셈

하늘의 중수는 오(五), 땅의 중수는 육(六)이니 둘이 합한다. 육(六)은 허(虛)가 되고 오(五)는 성(聲)이 되어 육허(六虛)를 두루 흐른다. 허(虛)란 효(爻)와 율(律)이 음양을 오르내리며 운행하여 열둘로 벌여지니 율려(律呂)가 조화된다.

태극(太極)의 원기(元氣)는 셋을 머금어 하나가 된다(函三爲一). 극(極)은 가운데(中)요 원(元)은 시작(始)이다. 십이진을 운행하되 자(子)에서 처음 움직인다. 셋씩 곱해 나가면:

진(辰)누적값
자(子)1 (元氣)
축(丑)3
인(寅)9
묘(卯)27
진(辰)81
사(巳)243
오(午)729
미(未)2,187
신(申)6,561
유(酉)19,683
술(戌)59,049
해(亥)177,147

이것이 음양이 덕을 합하여 기운이 자(子)에 모여 만물을 화생(化生)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子)에서 싹트고(孳萌), 축(丑)에서 매듭지어 싹트며(紐牙), 인(寅)에서 끌어 통하고(引達), 묘(卯)에서 무성히 덮으며(冒茆), 진(辰)에서 떨쳐 아름답고(振美), 사(巳)에서 이미 성대하며(已盛), 오(午)에서 펼쳐 벌이고(咢布), 미(未)에서 어두워 우거지며(昧薆), 신(申)에서 단단해지고(堅), 유(酉)에서 머물러 익으며(留孰), 술(戌)에서 다 들어가고(畢入), 해(亥)에서 모두 닫힌다(該閡).

또 갑(甲)에서 껍질을 내고(出甲), 을(乙)에서 비틀려 떨치며(奮軋), 병(丙)에서 밝게 빛나고(明炳), 정(丁)에서 크게 성대하며(大盛), 무(戊)에서 풍성히 우거지고(豐楙), 기(己)에서 다스려 벼리며(理紀), 경(庚)에서 거두어 바꾸고(斂更), 신(辛)에서 모두 새로워지며(悉新), 임(壬)에서 품어 맡고(懷任), 계(癸)에서 헤아려 벌인다(陳揆). 그러므로 음양의 시화(施化)와 만물의 종시(終始)가 율려에 분류되고 일진(日辰)을 거치니, 변화의 정상을 볼 수 있다.

율의 상생(相生) — 삼분손익법(三分損益法)

옥형(玉衡)의 자루가 가리키는 것은 하늘의 벼리(綱)요, 일월(日月)이 처음 도는 것은 별의 벼리(紀)이다. 강기(綱紀)가 사귀는 데서 비롯하여 만물이 지어지고, 음악이 이에 쓰인다. 율려가 노래하고 화답하여 생성과 화육(化育)을 기르니 노래와 연주가 이에 쓰인다.

성수(成數)로 갖춤(該)의 쌓임을 헤아려 법대로 하여 1촌이 되면 곧 황종의 길이이다. (이하 삼분손익으로 십이율이 차례로 생긴다.)

순서모율(母律)생법(生法)생기는 율(生律)
1황종(黃鐘)3분의 1을 덜어 아래로 낳음(下生)임종(林鐘)
2임종3분의 1을 더해 위로 낳음(上生)태족(太族)
3태족하생남려(南呂)
4남려상생고선(姑洗)
5고선하생응종(應鐘)
6응종상생유빈(蕤賓)
7유빈하생대려(大呂)
8대려상생이칙(夷則)
9이칙하생협종(夾鐘)
10협종상생무역(亡射)
11무역하생중려(中呂)

음양이 서로 낳으니 황종에서 시작하여 왼쪽으로 돌고, 팔팔(八八)로 무리짓는다. 그 법은 모두 구리(銅)를 쓴다. 직무는 대악(大樂)에 있고 태상(太常)이 관장한다.

심도(審度) — 길이의 도량

길이(度)란 분(分)·촌(寸)·척(尺)·장(丈)·인(引)이니, 길고 짧음을 재는 것이다. 본래 황종의 길이에서 일어난다. 검은 기장(秬黍) 중 알맞은 것 한 알의 너비로 재어 90푼이 황종의 길이가 된다. 1을 1푼으로 하고, 10푼이 1촌, 10촌이 1척, 10척이 1장, 10장이 1인(引)이 되니 다섯 도량(五度)이 살펴진다.

그 법은 구리를 쓰되 높이 1촌, 너비 2촌, 길이 1장으로 하여 분·촌·척·장이 거기에 있게 한다. 인(引)은 대나무로 만들되 높이 1푼, 너비 6푼, 길이 10장으로 하니 그 모양은 곱자(矩)를 본떴고, 높이와 너비의 수는 음양의 형상이다. 분(分)은 미세한 데서 드러나 분별할 수 있음이요, 촌(寸)은 헤아림(忖), 척(尺)은 잡음(卺), 장(丈)은 펼침(張), 인(引)은 믿음(信)이다. 인이란 천하에 믿음을 주는 것이다. 직무는 내관(內官)에 있고 정위(廷尉)가 관장한다.

가량(嘉量) — 부피의 도량

부피(量)란 약(龠)·합(合)·승(升)·두(斗)·곡(斛)이니, 많고 적음을 재는 것이다. 본래 황종의 약(龠)에서 일어난다. 도수(度數)로 그 용량을 살펴, 검은 기장 알맞은 것 1,200알을 약에 채우고 우물물로 그 평면(概)을 고른다. 약을 합하여 합(合)이 되고, 10합이 1승, 10승이 1두, 10두가 1곡이 되니 다섯 부피(五量)가 아름답게 갖추어진다.

그 법은 구리를 쓰되 네모(方)는 1척이요 그 바깥은 둥글게 하며 곁에 틈(庣)이 있다. 위는 곡(斛), 아래는 두(斗)이며, 왼쪽 귀(耳)는 승(升), 오른쪽 귀는 합·약이다. 그 모양이 술잔(爵)과 비슷하여 작록(爵祿)을 매다는 형상이다. 위가 셋, 아래가 둘이니 하늘을 셋, 땅을 둘로 함(參天兩地)이요, 둥근 가운데 네모를 머금고 왼쪽이 하나 오른쪽이 둘이니 음양의 형상이다. 둥근 것은 그림쇠(規)를 본뜨고 그 무게는 2균(鈞)이며, 기물의 수를 갖추어 11,520에 합한다. 소리는 황종에 맞으니, 황종에서 시작하여 거듭 돌아온다. 임금이 기물을 만드는 형상이다.

약(龠)은 황종 율의 실(實)로, 미세한 기를 뛰게 하여 만물을 낳음이요, 합(合)은 약을 합한 양, 승(升)은 합을 올린(登) 양, 두(斗)는 승을 모은(聚) 양, 곡(斛)은 두를 헤아려 많고 적음을 고른(角斗平) 양이다. 직무는 태창(太倉)에 있고 대사농(大司農)이 관장한다.

권형(權衡) — 무게의 저울

형권(衡權)이란, 형(衡)은 평평함(平)이요 권(權)은 무게(重)이니, 형으로 권을 맡겨 만물을 고르게 하고 가볍고 무거움을 평정하는 것이다. 그 도(道)는 평평하여 먹줄의 곧음과 수준기의 바름을 드러내니, 왼쪽으로 돌면 그림쇠(規)를 보고 오른쪽으로 꺾으면 곱자(矩)를 본다. 하늘에 있어서는 선기(旋機)를 도와 가리키는 바를 짐작하여 칠정(七政)을 가지런히 하니, 그러므로 옥형(玉衡)이라 한다. 《논어(論語)》에 「서면 그것이 앞에 참여함을 보고, 수레에 타면 그것이 형(衡)에 기댐을 본다」 하였고, 또 「예(禮)로써 가지런히 한다」 하였으니, 이는 형(衡)이 앞에서 남방(南方)에 자리하는 뜻이다.

권(權)이란 수(銖)·양(兩)·근(斤)·균(鈞)·석(石)이니, 만물을 달아 베풂을 고르게 하여 가볍고 무거움을 아는 것이다. 본래 황종의 무게에서 일어난다.

단위환산형상
수(銖)1약(1,200黍의 무게) = 12수만물이 미세한 데서 드러남
양(兩)24수 = 1양24절기(二十四氣)의 형상
근(斤)16양 = 1근 (384수)《역》 상하 두 편의 효(384爻), 사시가 사방을 곱한 형상
균(鈞)30근 = 1균양이 기를 베풀고 음이 만물을 화하여 모두 고르게 이루는 한 달(一月)의 형상
석(石)4균 = 1석 (120근)사시(四時)의 형상, 십이진을 마치고 자(子)로 돌아오는 황종의 형상

권(權)과 만물이 고르니 무게 11,520수가 만물의 형상에 해당한다. 480양은 육순(六旬)이 팔절(八節)을 행하는 형상이요, 120근은 12월의 형상이며, 1,920양은 음양의 수, 384효는 오행의 형상, 46,080수는 11,520물(物)이 사시를 거치는 형상이다. 이리하여 한 해의 공이 이루어지고 다섯 권(五權)이 삼가 갖추어진다. 직무는 (뒤의 대행에 이어진다).

오칙(五則) — 다섯 표준과 오행 배속

권이 만물과 고르면 형(衡)이 생기고, 형이 운행하면 규(規)가 생기며, 규의 둥긂에서 구(矩, 곱자)가 생기고, 구의 모남에서 승(繩, 먹줄)이 생기며, 승의 곧음에서 준(準, 수준기)이 생기니, 준이 바르면 형이 평하고 권이 고르다. 이것이 오칙(五則)이다.

규(規)는 기계를 둥글게 하여 그 부류를 얻게 하고, 구(矩)는 기계를 모나게 하여 그 형체를 잃지 않게 한다. 규구(規矩)가 서로 의지하여 음양이 자리를 차례하면 원방(圜方)이 이루어진다. 준(準)은 평평함을 헤아려 바름을 취하고, 승(繩)은 위아래가 곧아 경위(經緯)가 사방으로 통한다. 준승(準繩)이 몸을 잇고 형권(衡權)이 덕을 합하니, 백공(百工)이 이를 말미암아 법식을 정한다. 《시(詩)》에 「윤씨(尹氏) 태사(大師)여, 나라의 저울(鈞)을 잡았으니, 사방을 이로 벼리고 천자를 이로 도와 백성을 미혹하지 않게 하라」 하였다.

다섯이 모두 형상을 지니되 그 뜻은 하나이다. 음양으로 말하면:

방위음양계절·오행오상표준(則)
북방(北)태음(大陰) — 엎드림(伏), 양기가 아래 잠김겨울(冬, 終·갈무리), 수윤하(水潤下)지(智)는 꾀(謀), 꾀는 무거움(重)권(權, 저울추)
남방(南)태양(大陽) — 맡음(任), 양기가 만물을 기름여름(夏, 假·커짐), 화염상(火炎上)예(禮)는 가지런함(齊), 가지런함은 평함(平)형(衡, 저울대)
서방(西)소음(少陰) — 옮김(遷), 음기가 만물을 떨굼가을(秋, 거둠), 금종혁(金從革)의(義)는 이룸(成), 이룸은 모남(方)구(矩, 곱자)
동방(東)소양(少陽) — 움직임(動), 양기가 만물을 움직임봄(春, 蠢·꿈틀), 목곡직(木曲直)인(仁)은 낳음(生), 낳음은 둥긂(圜)규(規, 그림쇠)
중앙(中)음양의 안, 사방의 가운데 — 경위가 통달하여 곧음사계(四季), 토가색번식(土稼嗇蕃息)신(信)은 정성(誠), 정성은 곧음(直)승(繩, 먹줄)

오칙이 만물을 헤아림에 경중(輕重)·원방(圜方)·평직(平直)·음양의 뜻과 사방·사시의 본체, 오상·오행의 형상이 있다. 그 법에 품(品)이 있어 각기 그 방위를 따르고 그 행(行)에 응한다. 직무는 대행(大行)에 있고 홍려(鴻臚)가 관장한다.

율과 도량형을 구리로 통일함

《서》에 「내가 육률(六律)·오성(五聲)·팔음(八音)·칠시(七始)의 노래를 들어 오언(五言)을 내고 들이고자 하니 너는 들으라」 하였다. 「나(予)」는 제순(帝舜)이다. 율려로 오성을 조화하여 팔음에 베풀어 합하여 음악을 이룸을 말한다. 칠(七)이란 천(天)·지(地)·사시(四時)·인(人)의 시작이다. 오상의 말을 노래로 따르고 들으면 천지에 순하고 사시에 차례하며 인륜에 응하고 음양에 근본하니, 덕으로 풍화하고 음악으로 감화하여 하나에 같지 않음이 없다.

이제 여러 유자(儒者)를 널리 불러 도를 강론하고 옛 전적을 밝혀, 율을 같이하고(同律) 길이를 살피며(審度) 부피를 바르게 하고(嘉量) 저울을 고르며(平衡) 무게를 고르고(鈞權) 수준기를 바로하며(正準) 먹줄을 곧게 하여(直繩) 오칙(五則)에 세우고, 비수와 화성을 갖추어 만백성을 이롭게 하고 천하를 하나로 바르게 한다. 무릇 율·도량형에 구리를 쓰는 것은, 구리가 만물 중 지극히 정밀하여 마르고 습하며 춥고 더움에 그 절도를 바꾸지 않고 비바람과 폭로(暴露)에 그 형체를 고치지 않아 한결같이 항상됨이 있으니, 사군자(士君子)의 행실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인(引)에 대나무를 쓰는 것은 일의 마땅함이다.

역수(曆數)의 기원과 삼대(三代)

역수(曆數)의 일어남은 오래되었다. 전(傳)하기를, 전욱(顓頊)이 남정(南正) 중(重)에게 하늘을, 화정(火正) 여(黎)에게 땅을 맡기게 하였는데, 그 뒤 삼묘(三苗)가 덕을 어지럽혀 두 관직이 모두 폐해지자 윤달의 남는 수(閏餘)가 차례를 어겨 맹추(孟陬)가 사라지고 섭제(攝提)가 방위를 잃었다. 요(堯)가 다시 중·여의 후손을 길러 그 업을 잇게 하니, 그러므로 《서》에 「이에 희(羲)·화(和)에게 명하여 호천(昊天)을 공경히 따라 일월성신을 역상(曆象)하여 삼가 백성에게 때를 주라」 하였고, 「한 해는 366일이니 윤달로 사시를 정해 해를 이루어 백관을 진실로 다스리면 모든 공이 다 아름답다」 하였다.

그 뒤 순(舜)에게 전하여 「아, 너 순아, 하늘의 역수가 네 몸에 있다」 하였고, 「순도 우(禹)에게 명하였다」. 주(周) 무왕(武王)이 기자(箕子)를 찾으니 기자가 대법(大法) 구장(九章, 홍범구주)을 말하였는데, 그 오기(五紀)가 역법을 밝혔다. 그러므로 은(殷)·주(周)부터 모두 창업하여 제도를 고칠 때 역기(曆紀)를 바로하고 복색(服色)을 거기에 따라 시기(時氣)에 순응하여 천도(天道)에 응하였다. 삼대가 사라진 뒤 오패(五伯)의 말엽에 사관(史官)이 벼리를 잃고 주인(疇人)의 자제가 흩어져 혹 이적(夷狄)에 있게 되니, 그 기록한 바에 황제·전욱·하·은·주 및 노(魯)의 역(曆)이 있다. 전국(戰國)이 어지러운 가운데 진(秦)이 천하를 겸병하였으나 겨를이 없었고, 또 자못 오승(五勝, 오행상승)을 미루어 스스로 수덕(水德)을 얻었다 여겨 10월을 정월로 삼고 색은 흑(黑)을 숭상하였다.

한의 역법 — 태초력(太初曆) 제정

한(漢)이 일어나 큰 기틀을 벼리고 모든 일을 초창(草創)할 때 진(秦)의 정삭(正朔)을 그대로 썼다. 북평후 장창의 말로 전욱력(顓頊曆)을 썼는데, 육력(六曆) 중 가장 정밀에 가까웠다. 그러나 정삭과 복색이 그 참됨을 보지 못하여, 초하루(朔)·그믐(晦)에 달이 보이고 상하현(弦)·보름(望)의 차고 빔이 많이 맞지 않았다.

무제 원봉(元封) 7년, 한이 일어난 지 102년에 대중대부 공손경(公孫卿)·호수(壺遂), 태사령 사마천(司馬遷) 등이 「역기가 무너졌으니 마땅히 정삭을 고쳐야 한다」고 아뢰었다. 이때 어사대부 예관(兒寬)이 경술(經術)에 밝아, 황제가 예관에게 조서를 내려 박사들과 의논케 하니 모두 「제왕은 반드시 정삭을 고치고 복색을 바꾸어 하늘에서 명을 받음을 밝힌다. ... 신 등은 삼통(三統)의 제도로 후성(後聖)이 전성(前聖)을 회복함이 마땅하다 여깁니다」 하였다.

이에 공손경·호수·사마천과 시랑(侍郎) 존(尊), 대전성(大典星) 사성(射姓) 등에게 한력(漢曆)을 만들게 하였다. 동서를 정하고 해시계(晷儀)를 세우며 물시계(漏刻)를 내려, 이십팔수(二十八宿)가 사방에서 서로 떨어진 거리를 좇아 삭회(朔晦)·분지(分至)·전리(躔離)·현망(弦望)을 정하였다. 이전 역의 상원(上元) 태초(泰初) 4,617세에서 원봉 7년에 이르러 다시 알봉섭제격(閼逢攝提格)의 해를 얻으니, 중동(中冬) 11월 갑자(甲子) 초하루 아침이 동지(冬至)였고 일월이 건성(建星)에 있었으며 태세(太歲)가 자(子)에 있어, 이미 태초(太初)의 본 별자리(本星度)와 새 정삭(新正)을 얻었다.

사성 등이 산법을 못한다 하여 역에 능한 자를 모집하기를 청하니, 등평(鄧平)·장락(長樂) 사마가(司馬可)·주천후(酒泉候) 의군(宜君)·시랑 존, 민간의 역가(曆家) 등 20여 인과 방사 당도(唐都), 파군(巴郡) 낙하굉(落下閎)이 참여하였다. 당도는 천부(天部)를 나누고 낙하굉은 산을 운용해 역을 굴렸다. 그 법은 율(律)로써 역을 일으켜 말하기를: 「율은 1약(龠)을 담아 81촌(寸)을 쌓으니 곧 하루의 분(分)이다. 율의 길이 9촌, 171분에 마쳐 다시 시작하고, 세 번 돌면 갑자(甲子)를 얻는다. 율의 음양 구륙(九六)은 효상(爻象)이 나오는 바이니, 그러므로 황종이 원기(元氣)를 벼림을 율이라 한다. 율은 법(法)이니 본받지 않음이 없다」 하니, 등평이 다스린 바와 같았다.

그 법은 한 달의 날이 29와 81분의 43일이다. 먼저 반나절을 빌리면(藉) 양력(陽曆), 빌리지 않으면 음력(陰曆)이라 한다. 양력은 초하루 전에 달이 생기고 음력은 초하루 뒤에 달이 생긴다. 등평이 「양력은 초하루 아침에 앞서 달이 생겨 제후왕과 군신을 조회하기에 편하다」 하였다. 이에 사마천에게 등평이 만든 81분 율력(八十一分律曆)을 쓰게 하고, 가장 소원한 17가(家)를 폐하였다. 환자(宦者) 순우릉거(淳于陵渠)가 태초력의 삭회현망을 다시 검토하니 모두 가장 정밀하여 일월이 합벽(合璧)하고 오성이 연주(連珠)하는 듯하였다. 이에 등평의 역을 써서 등평을 태사승(太史丞)으로 삼았다.

장수왕(張壽王)의 송사와 역법 검증

27년 뒤 원봉(元鳳) 3년, 태사령 장수왕(張壽王)이 글을 올려 「역은 천지의 큰 벼리로 상제(上帝)가 만든 것이다. 황제가 율력을 조율한 것이 한 원년 이래 쓰였는데, 지금 음양이 고르지 않으니 마땅히 역의 잘못을 고쳐야 한다」 하였다. 주력사자(主曆使者) 선우망인(鮮于妄人)에게 힐문케 하였으나 장수왕이 승복하지 않았다. 망인이 치력대사농중승(治曆大司農中丞) 마광(麻光) 등 20여 인과 함께 일월의 회삭현망·팔절(八節)·이십사기(二十四氣)를 후측(候測)하여 여러 역을 견주기를 청하였다.

승상·어사·대장군·우장군의 사관 각 1인과 함께 상림(上林) 청대(淸臺)에서 후측하여 여러 역의 소밀(疏密)을 시험하니 무릇 11가였다. 원봉 3년 11월 초하루 아침 동지부터 5년 12월까지 각기 차례가 있었는데, 장수왕의 것이 가장 소원하였다. 살피건대 한 원년에 황제조력(黃帝調曆)을 쓰지 않았는데도 장수왕이 한력을 비방하니 천도를 거스른 것이요 마땅히 할 말이 아니라 대불경(大不敬)이었으나, 조서로 탄핵하지 말라 하였다. 다시 후측하여 6년까지 마치니 태초력이 제일이었다. 즉묵(即墨)의 서만차(徐萬且), 장안(長安)의 서우(徐禹)가 태초력을 다스린 것도 제일이었다. 장수왕과 대조(待詔) 이신(李信)이 다스린 황제조력은 모두 소활(疏闊)하였다. 한력이 처음 일어난 때부터 원봉 6년까지 36년 만에 옳고 그름이 굳게 정해졌다.

유흠의 삼통력(三統曆)과 춘추 역법론

효성(孝成) 때에 이르러 유향(劉向)이 육력(六曆)을 총괄하고 시비를 벌여 《오기론(五紀論)》을 지었다. 그 아들 유흠(劉歆)이 그 미묘함을 궁구하여 《삼통력(三統曆)》과 보(譜)를 지어 《춘추(春秋)》를 설명하니, 추산법이 정밀하고 요긴하므로 여기에 기술한다.

무릇 《춘추》의 역(曆)은 천시(天時)이니, 인사(人事)를 벌여 천시로 항목을 삼는다. 전(傳)에 「백성이 천지의 중(中)을 받아 태어나니 이를 명(命)이라 한다. 그러므로 예의(禮誼)와 동작·위의(威儀)의 법으로 명을 정하니, 능한 자는 길러 복을 얻고 능하지 못한 자는 무너져 화를 얻는다」 하였다. 그러므로 십이공(十二公) 242년의 일을 벌여 음양의 중으로 그 예를 마름질하였다. 봄(春)은 양의 가운데(陽中)라 만물이 생기고, 가을(秋)은 음의 가운데(陰中)라 만물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일은 그 중(中)을 들고 예는 그 화(和)를 취하며, 역수는 윤달로 천지의 중을 바로하여 일을 일으키고 삶을 두텁게 하니, 모두 명을 정하는 까닭이다. 《역》의 금화상혁(金火相革) 괘에 「탕왕·무왕이 혁명함은 하늘에 순하고 사람에 응함이라」 하였고, 또 「역을 다스려 때를 밝힌다(治曆明時)」 하였으니, 인도(人道)를 조화하는 것이다.

주의 도가 쇠하고 유왕(幽王)이 죽자 천자가 정삭(班朔)을 반포하지 못하여 노력(魯曆)이 바르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춘추》가 「11월 을해(乙亥) 초하루에 일식이 있었다」고 풍자하였다. (당시 진(辰)이 신(申)에 있었는데 역관이 건술(建戌)이라 여기고 사서는 건해(建亥)라 적었다.) 애공(哀公) 12년에도 건신(建申)의 달을 건해라 하여 칩충(蟄蟲)이 엎드리지 않음을 괴이히 여겼다. 문공(文公)이 윤달에 곡삭(告朔)하지 않은 이래 100여 년간 아무도 역수를 바로하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자공(子貢)이 그 희양(餼羊)을 없애려 했으나 공자는 그 예를 아껴 그 법을 《춘추》에 드러냈다.

원(元)과 삼통의 수리

전적(典曆)의 시작을 원(元)이라 한다. 전에 「원은 선(善)의 으뜸이다」 하였고, 또 「원은 체(體)의 으뜸이다」 하였으니, 세 체(三體)를 합하여 근원으로 삼으므로 원이라 한다.

황종 초구(初九)는 율의 머리요 양의 변화이다. 인하여 여섯으로 곱해 9를 법으로 삼으면 임종 초육(初六)을 얻으니 여(呂)의 머리요 음의 변화이다. 모두 삼천양지(參天兩地)의 법이다. 위로 낳음(上生)은 여섯을 배(倍)하고 아래로 낳음(下生)은 여섯을 더는데, 모두 9를 법으로 한다. 구륙(九六)은 음양·부부·자모(子母)의 도이다. 율(律)이 아내를 얻고 여(呂)가 자식을 낳음은 천지의 정상이다. 육률·육려로 십이진이 서고, 오성의 청탁(淸濁)으로 열흘(十日, 십간)이 행한다. 전에 「하늘은 여섯, 땅은 다섯(天六地五)」이라 함은 수의 항상됨이다. 하늘에 육기(六氣)가 있어 내려 오미(五味)를 낳는다. 오륙(五六)이란 천지의 중합(中合)이니 백성이 받아 태어나는 바이다. 그러므로 날에 육갑(六甲)이 있고 진(辰)에 오자(五子)가 있어, 열하나(十一)에 천지의 도가 다하니 끝나면 다시 시작함을 말한다.

태극 중앙의 원기는 황종이 되며 그 실(實)은 1약이니, 그 길이를 스스로 곱하여 81을 일법(日法)으로 삼는다. 이로써 권형·도량을 낳으니 예악(禮樂)이 나오는 바이다. 《역》과 《춘추》는 천인(天人)의 도이다.

대연(大衍)의 수와 윤법·회수

원시(元始, 으뜸의 시작)에 상(象)이 하나(一)요, 춘추(春秋)가 둘(二)이요, 삼통(三統)이 셋(三)이요, 사시(四時)가 넷(四)이니, 합하여 열(十)이 되어 다섯 체(五體)를 이룬다. 오(五)로 십(十)을 곱하면 대연(大衍)의 수 오십(五十)이요, 도(道)가 그 하나를 차지하고 남은 49가 쓰임에 해당하므로 시초(蓍)로 수를 삼는다.

(시초점의 셈법: 둘로 본떠 둘씩, 셋으로 본떠 셋씩, 넷으로 본떠 넷씩 하고, 윤달의 나머지 19와 차지한 하나를 더하고 다시 두 번 끼워 둘로 하면 월법(月法)의 실이 된다. 일법으로 나누어 하나를 얻으면 한 달의 날수가 되어 삼진(三辰)의 회교(會交)가 된다.)

《역》에 「하늘은 하나 땅은 둘, 하늘은 셋 땅은 넷, 하늘은 다섯 땅은 여섯, 하늘은 일곱 땅은 여덟, 하늘은 아홉 땅은 열이라. 하늘의 수가 다섯, 땅의 수가 다섯이니 다섯 자리가 서로 얻어 각기 합이 있다. 하늘의 수는 25, 땅의 수는 30, 무릇 천지의 수는 55이니, 이로써 변화를 이루고 귀신을 행한다」 하였다.

  • 윤법(閏法): 마침의 수를 아울러 19이니, 역(易)이 다하면 변하므로 윤법으로 삼는다.
  • 회수(會數): 하늘 9를 셋, 땅 10을 둘로 함이 회수이다.
  • 삭망지회(朔望之會): 하늘 수 25를 셋, 땅 수 30을 둘로 함이 삭망의 회이다.
  • 회수로 곱하면 삭단동지(朔旦冬至)에 두루 미치니 회월(會月)이요, 아홉 번 모이면 원(元)으로 돌아오니 황종 초구의 수이다.

선왕(先王)이 때를 바로함은 「시작에서 단서를 밟고(履端於始), 가운데서 바름을 들며(舉正於中), 끝에서 남음을 돌린다(歸餘於終)」 하니, 시작에서 단서를 밟으면 차례가 어긋나지 않고, 가운데서 바름을 들면 백성이 미혹하지 않으며, 끝에서 남음을 돌리면 일이 어그러지지 않는다. 이것이 성왕이 윤달을 중히 여긴 까닭이다.

초하루가 중기(中氣)를 얻지 못함을 윤달(閏月)이라 한다. 음양이 비록 사귀어도 중을 얻지 못하면 낳지 못하므로, 일법(日法)에 윤법을 곱한 것이 통세(統歲)요, 삼통(三統)이 원세(元歲)이다. 《주역》의 구액(九厄)으로 재이(災異)의 해를 헤아리니, 처음 원(元)에 들어 106에 양구(陽九)... (이하 차례로) 무릇 4,617세가 한 원(一元)과 더불어 마친다. 경세(經歲)가 4,560, 재세(災歲)가 57이다.

성기(星紀)와 십이차(十二次), 삼통·오행의 상착(相錯)

북두의 자루(斗綱) 끝이 영실(營室)에 꿰이고 직녀(織女)의 벼리가 견우(牽牛)의 처음을 가리켜 일월을 벼리니, 그러므로 성기(星紀)라 한다. 오성(五星)은 그 처음(初)에서 일어나고 일월은 그 가운데(中)에서 일어나니 무릇 십이차(十二次)이다. 해가 그 처음에 이르면 절기(節), 그 가운데에 이르러 북두가 가리키는 아래가 십이진(十二辰)이 된다. 그 가리킴을 보아 그 차(次)를 안다. 그러므로 「예를 제정하고 만물을 헤아림에 열둘을 넘지 않으니 하늘의 큰 수이다」 하였다.

삼대(三代)가 각기 한 통(統)에 의거하니, 삼통이 항상 합하되 번갈아 머리가 됨을 밝힌다. 삼통의 머리를 오르내림은 오행의 도를 두루 도는 것이다. 그러므로 삼(三)과 오(五)가 서로 싸여 생긴다.

  • 천통(天統): 자(子)의 반(半)에서 베풀어져 해가 싹틈에 색이 붉다(赤).
  • 지통(地統): 축(丑)의 처음에서 받아 해가 처음 화하여 누렇고(黃), 축의 반에 이르러 싹터 희다(白).
  • 인통(人統): 인(寅)의 처음에서 받아 해가 새끼 쳐 이루어져 검고(黑), 인의 반에 이르러 나서 이루어져 푸르다(青).

하늘의 베풂은 자(子)에서 회복하고, 땅의 화함은 축(丑)에서 시작해 진(辰)에서 마치며, 사람의 생함은 인(寅)에서 시작해 신(申)에서 이룬다. 그러므로 역수의 삼통은 하늘은 갑자(甲子), 땅은 갑진(甲辰), 사람은 갑신(甲申)으로 한다. 맹(孟)·중(仲)·계(季)가 번갈아 일을 맡아 통(統)의 머리가 된다.

전에 「하늘에 삼진(三辰)이 있고 땅에 오행(五行)이 있다」 하였으니, 삼통과 오성(五星)을 알 수 있다. 태극이 위에서 삼진·오성을 운행하고 원기가 아래에서 삼통·오행을 굴리며, 사람에게는 황극(皇極)이 삼덕(三德)·오사(五事)를 통솔한다.

  • 삼진과 삼통: 해(日)는 천통, 달(月)은 지통, 북두(斗)는 인통에 합한다.
  • 오성과 오행: 수(水)는 진성(辰星), 화(火)는 형혹(熒惑), 금(金)은 태백(太白), 목(木)은 세성(歲星), 토(土)는 진성(填星)에 합한다.

하늘은 일(一)로 수(水)를 낳고, 땅은 이(二)로 화(火)를 낳으며, 하늘은 삼(三)으로 목(木)을 낳고, 땅은 사(四)로 금(金)을 낳으며, 하늘은 오(五)로 토(土)를 낳는다. 오승(五勝)이 서로 곱하여 소주(小周)를 낳고, 건곤(乾坤)의 책수(策)를 곱하여 대주(大周)를 이룬다. 음양이 부류로 견주어 뒤섞여 서로 이루므로 구륙(九六)의 변화가 여섯 체(六體)에 오르내린다.

오성의 회종(會終)을 미루어 장세(章歲)에 곱하면 2,626,560이 되어 일월과 만나고, 세 번 모이면 7,879,680으로 삼통과 만나며, 삼통은 23,639,040으로 태극 상원(上元)으로 돌아온다. 음양이 각기 11,520이니 만물의 기체(氣體)의 수에 해당하여, 천하의 능사(能事)가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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